낚시와 환경

제임스 카메론의 도전과 우리가 해야 할 도전

출처: DEEPSEA CHALLENGE 3D Trailer-National Geographic 캡처

지구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에는 깊이가 10,920m에 달하는 챌린저 해연이 있다. 1951년 영국의 해양관측선 챌린저 8호에 의해서 발견되어 ‘챌린저 해연’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1957년 소련의 관측선 비티아즈 호가 챌린저 해연에서 11,034m의 깊이를 관측했다고 발표했으나 공식적으로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챌린저 해연’이 일반에게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된 동기는 영화 ‘아바타’의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이 2012년 3월 26일 심해잠수정(딥씨 챌린저)을 이용하여 단독으로 다이빙하는 기록을 수립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딥씨 챌린지(Deepsea Challenge)’가 2014년에 공개됨으로서 인해서다.

 

‘챌린저 해연’은 그 명칭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챌린저 해연’과 ‘비티아즈 해연’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으나 여기서는 ‘챌린저 해연’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오래 전의 포스팅 “죽음을 부르는 고스트 네트(Ghost Net)”에서 미국해양대기관리처(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가 마리아나 해구에서 발견한 쓰레기를 촬영한 영상을 본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전 세계의 깊은 곳 어디에도 플라스틱 쓰레기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Deepwater Exploration of the Marianas: Earth Day-Encounters with Trash

 

올해 2019년 2월 27일 영국 뉴캐슬 대학의 연구진이 ‘왕립 오픈 사이언스: 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10년 동안 수심 7,000m~10,890m에 서식하는 단각류를 수집하고 해부하여 90마리 중 72%에 달하는 65마리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 조각이 122개나 발견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연구진이 단각류를 채집한 장소는 마리아나 해구를 비롯하여 일본 해구, 이즈·보닌 해구, 케르마데크 해구, 뉴헤브리디스 해구, 페루·칠레 해구였고 특히 페루·칠레 해구에서는 4곳에서 채집을 하여 모두 9곳에서 샘플을 채집하였다.

사진 출처: Phys.org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을 보면 일본 해구가 가장 먼저 나오는데 이것은 아마도 일본에서 자금을 지원 받아서 진행하였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생각되어 조금 부럽기도 하다.

단각류를 채집한 6곳의 해구 중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가장 적게 발견된 곳은 50%를 보인 뉴헤브리디스 해구였고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은 100%를 보인 마리아나 해구였다고 한다.(정확하게는 챌린저 해연에서 샘플을 채집)

단각류들의 체내에서 검출된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84%가 합성섬유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아래의 사진은 논문에 게재된 것으로 마리아나 해구에서 발견된 단각류와 그 체내에서 검출된 마이크로 플라스틱의 사진이다.

출처: The Royal Society

 

플라스틱 쓰레기는 가볍지만 미생물이 표면에 흡착되면 무게가 증가하여 결국 해저로 가라앉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함부로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닷속 어디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슬픈 현실을 이 논문은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논문의 수석 저자인 알란 자미슨(Alan Jamieson) 교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따라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찾는 것보다는 그것이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얼마 전 우리는 경북 의성의 ‘쓰레기산’을 CNN이 보도하면서 우리나라가 세계최대의 플라스틱 소비국이라고 한 것을 기억하고 있는데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은 ‘일회용 플라스틱’의 규제를 시행한지 반년이나 지났음에도 일선에서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정부의 정책을 보면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부 몰지각한 낚시인들을 볼 때면 정말 라이센스제의 도입이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뜻을 같이 하는 주변의 지인들과 자주 출조하는 곳에서의 청소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낚시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동참이 있으면 정말 감사하고 기쁠 것이다.

낚만 지월

Recent Posts

합사의 데니어(Denier)만 알면 업체가 홍보하는 제원이 정확한지 알 수 있다.

어제 올린 낚싯줄 판매업체들이 절대 밝히지 않는 한 가지란 제목의 포스팅에서 낚싯줄 판매업체에서 데니어를 공개하면 홍보하는…

3일 ago

주꾸미 내장을 먹지 않는 이유

제철을 맞은 주꾸미는 도다리와 함께 해수부가 선정한 3월의 수산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주꾸미의 손질방법’​이란 글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5일 ago

갑각류는 삶거나 찔 때 고통을 느낀답니다.

동물보호에 관한 법률의 제정으로는 가장 앞선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 스위스에서는 기니피그와 앵무새와 같이…

5일 ago

한 권의 책, 그리고 위스키와 생굴

이제 가을도 지나고 겨울의 문턱에 서 있다. 이것은 술을 즐기는 내가 좋아하는 안주인 생굴을 맘껏…

7일 ago

수질이 다른 저수지에서 배스를 잡는 방법

이전에 “물의 맑기를 나타내는 영어표현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오늘은 물의 맑기, 즉 수질(水質)에 따라 배스를 잡기 위해서는…

7일 ago

가을철 무늬오징어 낚시

본격적으로로 시작된 주꾸미 시즌을 맞아 근자에 사회적으로 약간의 논란이 되고 있는 기사에 대해서 편한 마음은…

2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