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열리는 제18회 아시안게임이 오는 8월 18일에 개막되고 그보다 먼저 광복절인 오늘 바레인과의 축구 예선전이 열리게 됩니다.

스포츠경기에 언제나 따라붙는 단어 중에는 “정정당당(正正堂堂)”이란 것이 있는데 이 말이 작금의 한국사회와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종종 우리는 방송매체의 탐사보도를 통해 대기업에 의해서 자행되는 중소기업의 기술탈취에 관한 얘기를 접하곤 하는데 그럴 때면 저는 우리나라의 대기업들도 펩시콜라의 일화를 보고 무엇인가 배우기를 바라곤 합니다.

2006년 코카콜라의 직원이었던 조야 윌리엄스(Joya Williams)가 펩시콜라에 금전을 제공하면 코카콜라의 제조법을 알려주겠다는 제안을 했는데,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펩시콜라는 코카콜라의 경영진에게 이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FBI에 신고를 함으로써 회사의 기밀을 팔아넘기려던 조야 윌리엄스(Joya Williams)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가고 10년의 징역형을 받게 된 유명한 사건이 있습니다.

 

Dirk이란 이름으로 펩시콜라에 보낸 편지

 

코카콜라의 제조법이 보관된 금고 앞의 CEO 무타르 켄트(Muhtar Kent)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이런 제안을 받게 된다면 그들도 펩시콜라와 같은 행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저의 생각도 여러분들의 생각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튼 공정(公正)과 정의(正義)를 발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세상이지만 제18회 아시안게임의 개막을 앞두고 정정당당(正正堂堂)이란 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봅니다.

태도나 수단이 공정하고 떳떳하다는 뜻을 가진 정정당당(正正堂堂)이란 단어는 손자병법 제7편 군쟁편에서부터 유래된 말입니다.

 

손자병법의 제7편 군쟁편에는 “無邀正正之旗(무요정정지기), 勿擊堂堂之陣(물격당당지진), 此治變者也(차지변자야).”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것을 해석하면 “깃발이 잘 정렬된 군대를 맞아서는 싸우지 말 것이며(無邀正正之旗), 기세가 당당하게 전열을 갖춘 군대를 공격하지 말 것이니(勿擊堂堂之陣), 이렇게 함으로써 상황을 장악할 수 있는 것이다(此治變者也).”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유래되어 정정당당(正正堂堂)은 정정지기당당지진(正正之氣堂堂之陣)의 준말이라고도 사전에서는 설명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정정당당(正正堂堂)은 다시 말하면 전쟁에 이기는 방법을 말하고 있는 것이기에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사전적인 의미와는 조금 다른 뜻을 가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의미를 살펴보면 “깃발이 잘 정렬되고 기세당당하게 전열을 갖춘 군대”는 바로 정의를 기치로 내걸고 싸우는 군대로써 “우리에게 정의가 있다.”라는 명분 아래 싸우는 것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길이라고 손자병법에서 말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즉, 이 말은 정의로운 방법으로 전쟁에서 승리하여야 한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것이기에 정정당당(正正堂堂)은 비겁하거나 부끄러운 온갖 수법을 동원하여 이기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란 것이며 이 말을 한국의 재벌들과 파렴치한 정치인들과 법조인들이 다시 한 번 새겨들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