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전시에는 일기예보도 함부로 방송해선 안 된다.

1941년 12월 7일 일본의 진주만습격이 있고난 다음날인 12월 8일에서야 미국은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12월 19일에는 전시정보를 통제하는 기관인 검열국(Office of Censorship)을 만들어 미국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통신을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열국 직원들의 배지(badge)

 

12페이지 분량의 실무규범에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동선이 공개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은 당연히 최우선으로 적시되었고 일반인들을 상대로 거리에서 인터뷰를 하는 것도 금지되었습니다.

이것은 적의 스파이가 방송을 통해 암호화된 메시지를 전송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취해진 조치인데 이뿐만 아니라 방송에서의 음악요청도 받지 못하도록 규제가 되었습니다.

한편 대서양에서 독일 U-보트의 목격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신문과 방송에서는 특히 기상이 좋을 때에는 일기예보를 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규제가 되었는데 이는 독일과 일본의 잠수함들이 일기예보에 근거하여 바다를 거쳐 오대호를 통해 미국의 내륙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데 가장 큰 목적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엄격하게 일기예보가 통제되는 바람에 1942년 3월에 발생했던 가장 큰 등급(F4~F5)의 허리케인이 발생하여 153명이 사망하고 1,284명이 부상을 당하는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고 모두 18개의 허리케인으로부터 미국민들은 큰 피해를 입었던 것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코미디 같은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는데 1942년 8월 시카고에서 있었던 풋볼경기 도중에 안개가 아주 심하게 끼어 중계방송을 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방송에서 안개란 표현을 사용할 수 없어서 생방송은 엉망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고 나서 중계방송을 담당했던 사람들은 실무강령을 따라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기상국(The Weather Bureau Forecast)로부터 받았다고 합니다.

기상국 사무실의 모습

 

그 후 1943년에 기존의 엄격했던 규범이 다소 완화되었고 1945년 5월 8일 유럽전승기념일(V-E Day: Victory in Europe Day) 이후에는 최종적으로 12페이지의 규범이 4페이지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우리 기상청의 오보는 낚시인들 사이에는 벌써부터 악명이 높아 흔히들 “구라청”이라는 표현으로 부르곤 했는데 우리나라 기상청은 혹시 전시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물론 앞으로는 기상청예보의 정확도가 높아질 것이라 믿지만 말입니다.

낚만 지월

Recent Posts

카본 99% 낚싯대는 99%의 카본을 사용하여 만든 것이 아니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카본로드의 제원을 보면 카본 99%라고 표기된 것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의 낚시인들은 99%의 탄소섬유로 만든…

2일 ago

광복절에 생각해보는 주꾸미 낚시채비 애자란 이름

8월말이면 금어기간이 끝나는 주꾸미를 잡기 위해 벌써부터 많은 낚시인들은 배편을 예약하거나 낚시에 사용할 채비를 준비하는…

2주 ago

백제(百濟)의 낚시왕 경중(慶仲)

사진은 백제왕씨(百済王氏)의 선조를 모시는 백제왕신사 ​ 언젠가 낚시용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대표와 술을 한 잔 마시며…

2주 ago

소라의 쓴맛을 없애는 방법과 암수 구별법

소라를 먹을 때 쓴맛이 나서 먹을 수 없다고 하는 글을 보았는데 오늘은 소라의 쓴맛은 어떤…

3주 ago

갑오징어의 신경절단과 손질방법

지자체들의 노력으로 수년 전부터는 시화방조제에서도 갑오징어가 제법 잡히고 있어서 많은 낚시인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4주 ago

암스테르담의 플라스틱 피싱 투어

함부로 버려지는 플라스틱으로 인해 자연과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줄이고자 각국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플라스틱…

4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