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적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일군 장교

2000년에 개봉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는 비무장지대를 수색 중이던 이병헌이 지뢰를 밟고 이것을 북한군 역을 맡은 송강호가 구해주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오늘은 2차 대전 중에 있었던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독일군 장교의 이름은 “프레드리히 렝펠드(Friedrich Lengfeld)”이고 그의 기념비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적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사람보다 더 큰 사랑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No man hath greater love than he who layeth down his life for his enemy.)”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독일군 장교 “프레드리히 렝펠드(Friedrich Lengfeld)” 중위는 1944년 9월 19일부터 시작되었던 “휘르트겐 숲 전투(The Battle of Hürtgen Forest)”에 참가하여 미군과 교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프레드리히 렝펠드(Friedrich Lengfeld) 중위

 

이 “휘르트겐 숲 전투(The Battle of Hürtgen Forest)”는 미군이 독일의 본토에서 벌인 단일작전으로는 가장 기간이 긴 전투였으며 3만3천에 달하는 병력의 손실을 가져온 실패한 전투였습니다. 그러나 독일군이 방어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독일군 병력도 2만8천 정도가 손실을 당하는 쌍방이 큰 피해를 입었던 전투였습니다.

이 전투를 두고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휘르트겐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깨에 그들의 수호천사가 있어야만 했다.”라고 표현할 정도였습니다.

 

1944년 11월 12일 독일군 프레드리히 중위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병력을 지휘하여 이른 아침부터 전투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때 독일군의 지뢰지대에서 살려달라는 미군의 외침이 들려왔습니다.

이 소리를 들은 프레드리히 중위는 휘하의 장병들에게 부상을 입고 지뢰지대에 있는 미군을 구하러 오는 병력을 향해 사격을 하지 말 것을 명령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미군은 철수를 하고 아무도 없었고 몇 시간이 지난 뒤에는 미군 병사의 외치는 소리도 점차 약해져갔습니다. 이에 프레드리히 중위는 적십자 마크가 새겨진 조끼와 깃발을 들고 직접 미군병사를 구조하기 위해 지뢰밭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하는데 그때가 10시 30분경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군을 구하러 가던 도중 지뢰를 밟은 프레드리히 중위는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되었고, 8시간 후에 안타깝게도 사망하였으며 구조하려던 미군의 생사도 알려진 바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지뢰밭에서 홀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아야 했겠지요.

이렇게 지뢰밭에서 부상을 당하고 구조를 바라던 이름 모를 미군병사와 그를 구하려던 독일군 장교 프레드리히 중위는 목숨을 잃게 되고 이 사실은 묻혀버릴 수도 있었으나 프레드리히 중위와 함께 구조작전에 투입되었던 통신병 “휴버트 기스(Hubert Gees)”에 의하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휴버트 기스(Hubert Gees)”는 프레드리히 중위가 “가라는 명령을 하지 않고 나와 함께 가자!”라고 명령한 것이 무척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하면서 지뢰로 부상당한 프리데르히 중위는 그날 저녁 프로이츠하임에 있던 응급야전병원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한편 이런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게 된 숨진 미군이 소속되었던 미군 제22연대에서는 당시의 지휘관이었던 “존 루글즈(John Ruggles)”대령의 주도로 “휘르트겐 숲 전투(The Battle of Hürtgen Forest)” 50주년이던 1994년 10월 7일에 “프레드리히 렝펠드(Friedrich Lengfeld)” 중위를 기리는 기념비를 건립하였습니다.

 

그러나 “프레드리히 렝펠드(Friedrich Lengfeld)” 중위는 기념비가 세워진 곳이 아닌 뒤렌-롤스도로프(Düren-Rölsdorf)의 38번 묘지에 잠들어있다고 합니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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