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대

저탄성 로드 제대로 활용하기

“뭐 좀 나옵니까?

“수심은 얼마나 됩니까?”

“미끼는 뭘 쓰십니까?

아마도 이 질문들이 낚시터에서 가장 흔하게 하는 질문일 것입니다.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보다 좋은 조과를 올리기 위함인데, 가장 기본적으로 질문을 해야 하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낚시인들이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은 실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낚시터에서 저런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아래와 같은 질문을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것일 텐데 말입니다.

“저탄성 로드는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까?”

“저탄성 로드에 적합한 루어가 있나요” 등등…

현재 루어낚시에서 사용하는 로드는 크게 저탄성의 슬로우 테이퍼와 고탄성의 패스트 테이퍼 유형으로 나눌 수가 있다는 것은 ​“내게 맞는 루어 낚싯대(로드)는 어떤 것일까?”란 제목의 포스팅에서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저탄성=저렴한 낚싯대”라는 생각이 일반화 된 것처럼 보입니다.

 

낚시에 대한 경험이 제법 오래 되었다고 생각하는 제가 가진 생각으로는 가장 변화무쌍 하여 어떤 정형화 된 기준을 제시하기가 어려운 장르가 바로 루어낚시가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원래 매사냥을 위한 훈련에 사용하는 새의 깃털이나 동물의 모피로 만든 도구를 가리키던 루어(lure)를 낚시에서 사용하게 되면서 다양한 종류가 출시되었지만 일반적으로 루어를 구분하는 기준은 소재와 모양, 그리고 운용하는 수심에 따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루어낚시의 경험이 축적될수록 루어를 구분하는 기준은 운용하는 방법에 따라 리트리브에 적합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대상어종을 유혹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어필계와 낚시인의 기교를 발휘하기에 적합하도록 만든 기교계의 루어 등으로 세분화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분화 시켜 전문적인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느끼게 되는 것이 웜의 사용은 생각보다는 어렵다는 것이고 웜을 사용하는 데는 어떤 로드가 적당한가를 연구라고까지는 할 수 없어도 깊은 생각을 하게 되는 일이 초보를 벗어나는 단계에서는 한번쯤은 하게 되는 경험입니다.

저탄성 로드는 굽혔다가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복원력이 적은 성질의 낚싯대이며 무게가 무겁고 감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저탄성 로드가 가진 단점이지만 루어의 운용을 깊이 생각해보면 저탄성 로드에 맞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일부러 저탄성의 로드를 사용하거나 심지어는 글래스 로드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전문가들인 경우가 많구요~

위에서 언급한 루어의 종류 중에서 리트리브에 적합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그리고 또 다시 나누면 피네스계의 루어가 있는데 요즘 들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베이트 피네스”란 말은 들어본 적이 있을 줄로 압니다.

“베이트 피네스”란 단어의 의미는 프랑스어 피네스(finesse)가 뜻하는 “섬세하다”는 말 그대로 “노싱커 웜” 등의 가벼운 채비를 이용하여 핀 포인트에 정교하고 섬세하게 캐스팅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피네스를 루어낚시에서 사용할 때는 통상적으로 낚시하는 사람의 기교와 루어를 결합하여 “섬세한 낚시”를 한다는 뜻으로 쓰고 있으며 이런 섬세한 낚시에 맞는 루어를 “피네스계 루어”라고 구분하고 있는 것입니다.

리트리브에 적합한 루어는 크랭크, 미노우, 바이브레이션, 스피너 베이트 등과 같이 루어의 자체적인 액션이 있으며 루어가 움직이는 속도가 비교적 빨라 라인의 텐션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가 있고, 그럼으로 인해서 물고기들의 챔질이 자연적으로 이뤄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서 피네스계의 루어는 움직임이 비교적 느리고 그에 따라서 라인의 텐션이 유지되기가 어렵지만 물고기들이 흡입하기가 쉽다는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피네스계의 루어를 사용할 때에는 챔질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 것입니다.

이제 저탄성의 로드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함이라는 주제로 다시 넘어가면 저탄성의 로드는 로드의 굴곡이 전체적으로 휘어지는 특성을 가진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루어는 피네스계의 루어보다는 리트리브에 적합한 루어가 좋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면 물고기들이 입질을 할 때 라인의 텐션을 자연스럽게 유지하기가 어려운 피네스계의 루어를 사용한 경우에는 입질을 하다가도 뱉어내기가 쉽지만 리트리브에 적합한 루어를 사용하면 미끼를 흡입한 물고기들이 도망가려는 움직임만으로도 챔질이 될 확률이 높다는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저탄성의 로드는 무조건 싸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리트리브에 적합한 루어의 사용에는 오히려 고탄성의 로드보다는 낫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셨습니까?

그러면 이제 많은 초보 루어낚시인들에게 남는 한 가지 질문은 “그러면 웜은 피네스계인지? 아닌지?”라는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가장 저렴하면서, 가장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웜이라고 하는 루어는 기교계와 어필계에 속하는 루어지만 리트리브에 있어서는 피네스계의 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웜을 사용하려면 고탄성 로드가 좋겠군요?”라고 질문을 할 수가 있을 것인데 이에 대한 대답은 제일 마지막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웜은 부드러운 재질로 되어 있어서 표면의 움직임이 나타나더라도 가볍게 나타나며 실제의 베이트 피시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서 물고기들의 식성을 자극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히려 물고기들의 활성도가 높아지면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일이 많습니다. 단순하게 웜은 사용하기 쉽다고 생각하는 것에 비해서 웜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는 점은 사실입니다.

웜을 올바로 끼우지 못하고 있다면 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보더라도 웜의 사용이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 결론을 얘기하면, 물고기들은 입질을 하고 나면 본능적으로 방향을 바꾸어 달아나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라인의 텐션을 유지하기가 쉬운 리트리브에 적합한 루어를 사용할 때에는 자연적으로 챔질을 할 수 있는 저탄성 로드가 초보자들로서는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년내내 일정한 조과를 올릴 수 있는 웜을 사용할 때는 물고기가 달아나려는 움직임만으로는 쉽게 챔질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확실한 챔질의 동작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과 가급적이면 가장 기본적인 액션인 리트리브의 습득이 필수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아직 바닥의 지형 등을 완벽하게 읽지 못하는 초보자들에게는 저탄성 로드의 사용이 오히려 현명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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