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용 릴

작은 부품만 봐도 스피닝 릴의 품질을 알 수 있다.

아무리 해도 스피닝 릴의 라인이 고르게 감기지 않는다는 지인의 문의를 받고 해당 스피닝 릴을 살펴본 적이 있는데, 그 릴은 와셔와는 관계없이 태생적으로 라인이 한쪽으로 쏠려서 감길 수밖에 없는 문제를 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던 일이 있었다.

최근 들어 스피닝 릴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지나치게 과장된 홍보를 하는 제품들도 있음을 보게 된다.

가장 단적인 예가 판매하는 제품의 기능에 대해서 판매자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점과 자체 개발했다고 자랑하면서도 사용된 부품의 소재가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스피닝 릴은, 제작에 사용된 작은 부품의 소재만 보더라도 개발자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인 것인지를 알 수 있는데, 오늘 얘기하는 루론(Rulon)도 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스피닝 릴을 사용하면서 문제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코 라인 롤러라고 할 수 있는데 라인 롤러의 슬리브에 사용한 재질에 따라서 사용하는 낚싯줄의 열화(劣化)가 심해지기도 한다.

루론(Rulon)은 우리에게 익숙한 테프론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는데, Saint-Gobain Performance Plastics에서 생산하는 PTFE의 상표명인 루론(Rulon)은 내마모성이 뛰어나면서도 마찰계수는 낮고 고열에도 안정적이다.

PTFE의 일종인 루론(Rulon)이 라인 롤러의 부품으로 사용된 이유는 금속으로만 된 라인 롤러에서는 물고기가 차고 나갈 때 라인이 끊어지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났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방지하고자 함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기업이지만 1970년대 세계 유수의 스피닝 릴 제조업체들보다 앞서서 PTFE의 일종인 루론(Rulon) 슬리브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인 것은 일본의 작은 기업이었다.

물론 한때는 세계적인 반열에 오르기도 했던 그 기업의 제품개발에 대한 노력은 지금까지도 스피닝 릴의 제조에 있어서 표준이 되는 것들이 있을 정도 뛰어났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피닝 릴의 라인롤러를 분해하면 대부분은 아래의 구조로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수지(樹脂) 성분의 슬리브 안에 베어링이 들어있는 형태가 일반적으로 슬리브의 재질이 마모에 약하거나 열에 약하면 라인 롤러의 고착을 앞당길 뿐만 아니라 라인의 열화(劣化)를 촉진시키게 된다.

이처럼 작은 부품의 재질도 스피닝 릴의 기능과 품질을 좌우할 수 있으므로 결코 소홀히 할 수는 없는 것이며, 이런 기술들이 모여서 우수한 제품이 나오는 것이지, 일본제품보다 뛰어나다는 입으로만 떠드는 공허한 홍보만으로는 절대 좋은 제품이 나올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카페를 기반으로 출시되는 제품들 중에는 그런 것들이 많다는 것이 안씁일 따름이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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