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입으로 씹어서 만드는 일본술, 쿠치카미자케(口噛み酒)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하여 370만의 관객을 동원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君の名は)”에는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소재가 되는 일본 전통의 술이 나오는데 이 술의 이름이 바로 쿠치카미자케(口噛み酒)다.

쿠치카미자케(口噛み酒)가 일본의 문헌에 최초로 등장하는 것은 오오스미노쿠니후도키(大隅国風土記)인데, 문헌에 따르면 쌀이나 곡물 등을 입에 넣어 씹고 뱉는 동작을 반복한 다음 하룻밤 이상을 발효시켜 만든다고 한다.

이렇게 만드는 쿠치카미자케(口噛み酒)는 미인주(美人酒)라고도 하는데 허영만 화백의 식객을 보면 “’미인주라고 들어봤어? 어여쁜 색시들이 쌀을 조근조근 씹어 당화시켜 만든 술인데 그 단맛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설탕 단맛이 수학공식이라면 미인주 단맛은 시의 운율처럼 변화무쌍하고 아름답다고 할 수 있지.”라고 소개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 ‘너의 이름은’에서도 쌀을 씹어서 술을 만드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여기서도 여성들이 술을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미인주(美人酒)라고도 불리는 이유는 아름다운 여성들이 만들었기 때문은 아니지만 예로부터 쿠치카미자케(口噛み酒)는 주로 여성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병을 앓지 않고 자란 젊은 여성의 입안에는 건강한 세균이 있다고 믿었으며 처녀라면 더 좋다는 믿음 때문에 여성들이 만들었다고 하는데 제사에 사용되는 공물로서의 의미가 강한 쿠치카미자케(口噛み酒)는 무녀들이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었기에 무녀의 집안에서 태어난 여주인공 미츠하와 타키를 이어주는 소재로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해 보인다.

또한 미츠하의 성(姓)인 미야미즈(宮水)는 고베의 나다 지역에서 나는 미네랄이 풍부한 지하수를 일컫는 미야미즈(宮水)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물론 현대의 관점에서는 비위생적인 제조법이지만 의외로 쿠치카미자케(口噛み酒)의 맛은 좋은 편이라고 하며 혹자들은 요구르트와 같은 맛이 나면서 냄새는 꽤 심한 편이라고 한다.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君の名は)”에서는 여주인공 미츠하가 3년 전에 봉헌한 쿠치카미자케(口噛み酒)를 타키가 마시면서 다시 몸이 바뀌기를 기대하는데 3년이나 숙성시킨 쿠치카미자케(口噛み酒)의 맛이 어떨지 궁금하기는 하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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