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일본 항공자위대 F-35A의 추락은 버티고(vertigo)가 원인이었다.

지난 4월 9일 추락한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의 F-35A 전투기의 추락은 조종사의 버티고(vertigo)가 원인이었다는 일본 방위성의 발표가 있었다.

항공기의 조종사가 일시적으로 평형감각을 상실하는 상태를 말하는 버티고(vertigo)는 영어로는 비행착각(spatial disorientation)이라고도 표현하지만 흔히들 버티고(vertigo)라고 하며 일본어로는 공간식실조(空間識失調)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국내언론에서는 일본의 보도를 인용하여 모두 공간식실조(空間識失調)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이번에 사고를 당한 조종사는 버티고(vertigo)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버티고(vertigo)라는 비행착각에 빠지게 되면 바다 위를 비행하고 있음에도 조종사의 발밑에 있는 것이 바다인지 하늘인지를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각이나 본능이 아닌 계기판을 보고 비행을 해야 하며 이는 전투기뿐만 아니라 많은 조종사들이 경험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본방위성에서는 무슨 근거로 추락한 F-35A의 비행데이터가 아직 회수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조종사의 비행착각, 즉 버티고(vertigo)가 추락의 원인이라고 발표를 한 것일까?

우선 추락한 F-35A에는 컴퓨터가 기체의 이상유무를 진단하여 조종사에게 알려주는 자기진단장치가 탑재되어 있는데 그런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체의 결함은 배제하였다고 한다.

한편 일본 방위성에서는 오늘(6월 10일) 항공자위대가 발표한 ‘F-35A 추락사고의 원인과 재발방지대책’이란 보도문에 나와 있는 그림을 인용하여 “버티고(vertigo)가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원인”이라고 하면서 이것이 사고의 원인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고 발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일부언론에서 이를 단정적인 원인이라고 보도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

그러면 항공자위대가 발표한 그림을 보면서 사고원인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그림의 원본은(이곳)에서 볼 수 있으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글로 번역한 것을 보면서 살펴본다.

사고기의 조종사는 추락 1분 전에 훈련중지(Knock it off)라고 교신하였는데, 만일 기체의 이상이 감지되었다면 고장이란 보고를 했을 텐데 그렇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기체결함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교신을 마침과 동시에 G-LOC으로 인한 실신상태에 빠진 것으로 가정해볼 수는 있으나 훈련중지(Knock it off)라는 교신이 있고 난 뒤였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원인으로 버티고(vertigo)라고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인데 비행데이터를 발견해지 못했음에도 이런 판단을 하게 된 근거는 F-35A가 가지고 있는 다기능 데이터링크(MADL)16과 스텔스기종이지만 훈련 시에는 레이더반사판을 설치하고 있어서 기체가 대체로 어떤 상태였는지 판단할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400여 기가 배치된 F-35기종은 지난 2018년 9월 28일 미국 해병대 소속의 F-35B가 추락한 것이 최초였고 이번 일본 항공자위대의 F-35A 추락이 두 번째이며, 일본에서는 2018년 카데나기지의 미 공군기 F-15C의 추락과 2011년 일본 항공자위대의 F-15J의 추락사고 원인이 조종사의 비행착각(spatial disorientation), 즉 버티고(vertigo)에 의한 것이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 F-35의 추락과 전투기의 무사고 비행시간

 

F-15J

 

F-15C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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