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베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방문한다는 스타벅스 이진칸점은 고풍스런 건물에서 마시는 커피라는 점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나 관광객들에게는 그저 조금 색다르고 오래된 건물이라는 점 외에는 크게 부각되지 않는 것 같아서 오늘은 일본 고베의 스타벅스 이진칸점에 대해서 알아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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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커피 고베 키타노 이진칸점(神戸北野異人館店)에 관한 블로그의 포스팅들을 보면 누구도 입구에 있는 키타노모노타리칸(北野物語館)이란 작은 건조물을 주목하지 않지만 스타벅스 이진칸점이 유명해진 것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이진칸(異人館)을 표기하는 한자에서 보듯이 이진칸이란, 막부 말기와 메이지 시대의 일본에서 서양인들이 거주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된 건물로 종래의 일본 가옥과는 다르게 지어져 이방인들이 산다는 뜻에서 이진칸(異人館)이라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진칸은 고베 외의 다른 지역에도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특히 고베의 이진칸이 유명한 것은 바로 NHK에서 아침 드라마로 방영했었던 덕이 컸는데 이에 관한 내용은 스타벅스 이진칸점의 입구 우측에 있는 안내판에 설명되어 있다.

스타벅스 커피 고베 키타노 이진칸점으로 사용되는 건물은 1907년에 지어진 것으로 최초의 소유자는 미국인이었으나 나중에 독일 출신의 제빵사인 하인리히 프로인트리브(Heinrich Freundlieb)가 소유하게 되었는데 그를 모델로 하여 만든 드라마가 바로 NHK의 연속TV소설 카자미도리(風見鶏)였고 이를 계기로 일본 내에서 이진칸 붐이 일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드라마의 주인공 역은 일본인 아라이하루미(新井晴み)가 맡았으며 드라마에서는 남편 역의 이름을 프로인트리브(Freundlieb)가 아니라 브룩마이어라는 이름을 사용하였으며 도쿠시마의 포로수용소를 탈출한 것으로 묘사되었다.

하인리히 프로인트리브(Heinrich Freundlieb)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에서 빵을 만드는 업무에 복무하던 도중 일본군의 포로가 되었다가 종전 후 귀국하지 않고 일본에 머물며 일본인과 결혼하였고 그의 아들이 1955년에 베이커리 회사를 만들면서 일본어로 프로인드리브(フロインドリーブ)라고 등록하면서 일본에서는 독일어 발음인 프로인트리브(Freundlieb)보다는 프로인드리브라고 많이들 알고 있다.

이런 역사를 지닌 프로인드리브의 본점은 일본의 등록유형문화재로 등재되었고 가족들이 살았던 건물 역시 등록유형문화재로써 현재는 스타벅스의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바로 이것이 스타벅스 커피 고베 키타노 이진칸점이다.

그러나 우리가 볼 수 있는 스타벅스 커피 고베 키타노 이진칸점 건물은 1907년 준공 당시의 모습이 아니라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으로 완전히 파괴되었던 건물을 고베시가 기증받은 다음 해체하여 보관하다가 2001년에 지금의 자리에 재건한 것이다.

그리고 2003년 1월 31일자로 효고현의 등록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2009년 3월 27일부터 스타벅스가 입점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유형문화재는 지정문화재와 등록문화재로 나뉘는데 1996년 10월 1일 보존 및 활용에 대한 조치가 필요한 문화재(건축물)를 문부과학대신이 문화재 등록 원부에 등록하도록 하는 것을 법률로 제정하였는데 이에 의거해 지정된 것이 등록유형문화재로써 보수가 필요한 경우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지정유형문화재와는 달리 국가의 지원을 받지는 못하지만 외관을 고치지 않고 실내를 개조하는 것은 자신의 부담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터넷에는 많은 정보와 화려한 사진들이 넘쳐나는 스타벅스 커피 고베 키타노 이진칸점(神戸北野異人館店)이지만 그 이면의 얘기들을 소개한 곳을 보기 어려워 몇 자 적어보았다.

커피 맛은? 스벅에선 언제나 샷을 추가하는 내겐 그냥 평범한 스벅맛일 뿐이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