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일본의 해상초계기가 우리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으로부터 레이더 위협을 받았다는 왜곡된 주장을 반박하면서 사과를 요구하는 우리 국방부의 반박 동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며칠 전의 포스팅 “일본의 해상초계기는 현대판 자살특공대?”에서도 이번의 사태는 자국 내에서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지적한 바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국내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의 이즈모형 호위함의 항모개조에 대하여 일본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목적은 무엇인지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지켜오던 일본헌법 제9조의 “교전권, 정규군 보유의 금지” 조항과, 자국 내의 방어만을 수행한다는 “전수방위”의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항공모함을 보유하려고 하는 것은 진정 그들이 말하는 이유 외에는 다른 것이 없는 것일까요? 그리고 이즈모형 호위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려 한다는 사실에만 포커스를 맞춘 국내언론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요?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이 F-35B를 운용할 수 있도록 이즈모형 호위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기 위한 명분으로 방위계획대강(이하 방위대강)에 따른 5개년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서 내세우고 있는 것은 태평양 지역에서의 방공체제 강화입니다. 그런데 우리 언론들도 소홀히 하고 있는 부분인 태평양이라는 지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뿐만 아니라 오키나와와 미야코섬을 가로지르는 미야코해협을 중국의 항공기와 함정이 통과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앞으로 중국이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한 전력을 본격적으로 운용하게 된다면 일본의 태평양지역이 공격위협에 더욱 노출되지만 지금 현재 전투기를 운용할 수 있는 활주로를 갖춘 자위대의 기지는 이오지마(이오섬) 밖에는 없기 때문에 태평양지역에서의 방공체제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이즈모형 호위함을 개조하여 F-35B를 탑재함으로써 방공체제의 완벽을 기하기 위함이라고 하는 것이 일본이 내세우는 첫 번째 명분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내세우는 명분은 인도-태평양에서의 미국과 일본의 존재강화라는 것인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서 살펴야 할 부분은 일본이 방위대강에서 언급하고 있는 태평양이라는 개념은 첫째, 일본이 접한 태평양지역과, 둘째, 인도-태평양이라고 하는 두 가지가 있는데 방위대강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일본이 항모로 개조하기 위해 내세우는 첫 번째 명분과는 거리가 먼 인도-태평양이 압도적으로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본의 아베총리는 중국이 만든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한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가 열렸던 2016년 8월 케냐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전체의 경제성장을 목표로 자유무역과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고 인도양과 태평양에 대한 자유를 위협하는 남중국해에서의 군사거점화를 추진하는 중국을 견제한다고 하는 이른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전략(Free and Open Indo- Pacific Strategy: FOIP)”이라는 외교전략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일본은 방위대강에서 강조하고 있는 “인도-태평양에서의 미국과 일본의 존재강화”를 실천하기 위해 해상자위대의 호위함을 2017년과 2018년에 연속으로 파견하여 미국의 원자력항공모함과 공동훈련을 실시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면서 향후에는 이런 활동을 호주를 비롯한 영국과 프랑스와도 같이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이 이즈모형 호위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기 위한 연구를 민간업체에 위탁한 것은 공교롭게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2018년 4월 27일이었습니다.

일본의 방위성이 연구를 위탁한 내용은 이즈모형을 비롯하여 휴가, 이세, 카가형의 4가지 헬기탑재 호위함(DDH: Helicopter Defense Destroyer) 중에서 개조하여 항모로 운용하기에는 어떤 것이 가장 적합한가 하는 것과 개조된 항모에서 운용하기 위한 항공기로는 언론에서 유일하게 언급하고 있는 F-35B 외에도 무인헬기인 “MQ-8C 파이어스카우트”와 무인정찰항공기인 “RQ-21A 블랙잭”도 있었다는 사실인데 주로 비행갑판이 없는 구축함이나 프리깃함에서 사용하는 “RQ-21A 블랙잭”의 운용을 검토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우며 앞으로 좀 더 깊이 알아볼 여지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RQ-21A 블랙잭 이륙 모습

 

그러나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아무래도 F-35B인 것은 부인할 수가 없는데 비행갑판이 긴 이즈모형 호위함이 항모의 개조에 적합한 것으로 결정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상한 점은 방위성으로부터 위탁을 받은 민간업체가 작성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미군의 후방지원을 실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단 1기 만을 상정하여 검토한다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해상자위대가 F-35B를 탑재하여 운용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미군의 비상시에 대비하기 위한 지원을 전제로 검토한 연구라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본의 항공모함 개조는 미국이 사용하기 위함은 아닐까?는 제목의 포스팅을 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일본이 독자적으로 항공모함으로 개조하여 운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조기경보기와 항모로 개조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 것인가를 설명하는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공표된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들이 빠져 있어서 더욱 더 미군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현재 인터넷에는 이즈모형 호위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면 F-35B를 몇 대까지 탑재할 수 있다는 추측들이 넘쳐나고 있는데 현재 격납고의 공간은 길이가 125미터, 폭이 21미터로 일부에서는 최대 14대까지 탑재할 수 있고 갑판에도 탑재를 하면 최대 21~22대의 F-35B를 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격납고에는 F-35B만 탑재하는 것이 아니라 예비로 사용할 엔진을 포함한 각종 부품과 무기도 함께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격납고에는 7~8대 정도 밖에는 탑재하지 못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즈모형 호위함의 갑판의 우현 정면에 있는 CIWS(close-in weapon system)는 이착륙을 위해서 철거하거나 이전하여 설치해야 하고 갑판 중앙과 우현 중앙에 있는 격납고와 비행갑판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의 크기가 중앙에 있는 것은 중량이 30톤, 길이 20미터, 폭 13미터로써 F-35B의 탑재에 지장이 없지만 우현 중앙에 있는 엘리베이터는 중량 30톤, 길이 15미터, 폭 13미터로써 길이가 15.67미터이고 날개폭이 10.67미터인 F-35B를 운반하기 위해서는 날개를 접어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갑판의 개조와 격납고의 개조는 기술적으로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일본이라고 하더라도 F-35A를 주문하고 인도받아 비행대를 편성하기까지 도합 6년이란 시간이 걸렸는데 이와 같은 속도로 추진된다고 가정하면 F-35B를 현재 주문한 이후부터 인도받기까지에만 4년이 걸리고 비행대를 편성하기까지에는 2년이 추가로 소용되기 때문에 빨라야 2024년 무렵이나 되어야 F-35B 비행대를 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번에 나온 일본의 방위대강은 2021년부터 10년간을 상정하고 있어서 목표한 기간 내에 F-35B 비행대를 편성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항공모함에서의 운용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데에는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항모에서의 운용에는 더 많은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일본은 F-35B를 운용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에 인원을 파견하여 기술을 익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심각한 인력난에 봉착하고 있는 일본자위대의 실상으로 볼 때는 항공모함으로 개조를 하더라도 이를 운용할 인력이 없어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2018년 3월 현재로 일본의 자위대 정원은 247,154명인데 현원은 226,789명으로 91.8%의 비율을 보여서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간부 92.6%, 준위 93.7%, 하사관 98.8%인 것에 비해서 일반사병은 73.7%로 극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음으로써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미루어볼 때 일본이 이즈모형 호위함을 개조하여 항공모함으로 운용하는 것은 빨라야 2020년 후반이 되어야 하는데 이것은 아베정권이 내세우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전략(Free and Open Indo- Pacific Strategy: FOIP)”이라는 외교전략과 방위대강에서 주장하는 “인도-태평양에서의 미국과 일본의 존재강화”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와스프급 강습상륙함

 

결국 이번에 일본이 발표한 항공모함 개조는 일본이 자체적으로 운용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F-35B를 탑재한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을 보유한 미군의 지원을 상정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