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8일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된 후 2016년 4월 22일 공개적으로 이루어진 시험비행에서 25분 동안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던 통상 “미쓰비시 X-2”라고 부르는 일본 최초의 스텔스기 “미쓰비시 ATD-X 심신”은(일본어: 心神, 영어: Shinshin)은 이름 그대로 스텔스 기능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비행기였습니다.

ATD-X

비행기의 이름 ADT-X가 뜻하는 바는 일본어 “선진기술실증기(先進技術實証機)”를 영어로 번역한 “Advanced Technological Demonstrator”의 머리글을 따서 붙인 이름입니다.

당시 일본 방위성이 공식적으로 밝힌 바와 같이 이 비행기의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텔스의 성능과 능력을 검증하여 차기 스텔스기의 개발에 활용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습니다.

X-2의 개발비는 전투기의 개발비로는 아주 적은 금액인 우리 돈으로 약 4,000억 정도가 소요되었다고 하는데 실전에 배치할 목적이 아니었기에 엔진의 추력도 F-16보다 모자라는 것이었으며 랜딩기어와 캐노피는 각각 T4 훈련기와 T2 훈련기의 것들을 사용함으로써 개발비를 절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ATD-X

일본이 2009년부터 8개년계획으로 실시한 “X-2 선진기술실증기”의 개발은 당초의 계획으로는 2014년에 시험비행을 할 예정이었으나 엔진문제로 연기되어 2016년에서야 비로소 첫 비행을 마칠 수 있었는데 일본이 “X-2 선진기술실증기”를 개발한 동기는 2030년경부터 퇴역하게 될 4세대 F-2의 후속기종을 개발하여 실전에 배치하려는 의도였습니다.

2015년을 기준으로 일본이 보유한 항공기는 3세대 F-4가 55기, 4세대 F-15가 201기, 그리고 F-16C를 기반으로 미국과 공동으로 개발한 4세대 F-2가 92기가 있었는데 이 중에서 4세대 F-2를 자체개발한 스텔스기로 대체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은 “X-2 선진기술실증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여 “6세대 전투기 F-3″를 개발하기로 하고 2016년 4월 22일의 첫 비행을 시작으로 총 32회의 시험비행을 2017년 10월 30일에 마치고 IHI사가 개발한 프로토타입의 “XF9-1” 엔진을 2018년 6월 29일에 납품 받게 됩니다.

이 “XF9-1″ 엔진은 최대 147kN의 추력을 내는데 이것은 미국의 F-22 랩터에 장착된 엔진 ”프랫 앤 휘트니 F-119“의 최대추력인 156kN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일본은 이것을 F-3에 2개를 장착하여 애프터버너 없이도 초음속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엔진 비교

엔 진
XF9-1
F119-PW-100
F135-PW-100
탑재 기종
F-3(계획)
F-22
F-35
길 이
4.8m
5.16m
5.59m
애프터 버너 작동 시 최대추력
147kN
156Kn
190kN
애프터 버너 비작동 시 최대추력
108kN
116kN
128kN

일본 방위성이 2014년에 발표한 26DMU(Digital Mock-Up) 즉 F-3의 모형을 보면 미사일 6기를 장착할 수 있고 크기는 F-35와 F-22의 중간 정도가 될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그러나 2018년 중으로 개발을 결정할 것이라던 계획과는 달리 “개발포기”, “개발확정” 또는 “외국과 공동개발”이라는 등의 추측성 기사가 언론을 통해 나오기 시작하더니 전투기를 개발할 때 “이런 성능의 전투기를 원한다”고 보내는 자료요청서(RFI (Request For Information)를 “받기는 했지만 정작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요청서”라는 말들이 F-3의 개발사로 추정되는 업체들로부터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18년 3월에 자료요청서(RFI (Request For Information)를 보낸 미국과 영국 외에도 전투기 공동개발에 협의한 독일과 프랑스 연합도 새로운 경쟁자로 가세하였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신중하게 검토하려 한다는 것이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었습니다.

그리고 방위성이 제공한 F-3의 추정 제원을 보면 레이더 유효 반사 면적(RCS: Radar Cross Section)은 “X-2 선진기술실증기”가 F-35나 F-22를 훨씬 능가하고 있으며 엔진의 성능 또한 F-22에 버금가는 성능을 가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왜 F-3스텔스기의 개발에 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요?

레이더 유효 반사 면적(RCS) 비교

기 종
RCS
F-15
25㎡
Su-27
15㎡
F-16
1㎡
F-35
0.005㎡
F-22
0.0001㎡
X2(ATD-X)
0.00002㎡~0.00004㎡ 추정

아니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도 아니고 연기를 한 것도 아니고 “잠정중단” 내지는 중단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비용문제인데 F-3의 개발비용은 20조~30조 정도가 들 것이라고 하지만 엔진개발비용을 포함하면 우리 돈으로 50조에서 60조 원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따라서 개발비를 포함하여 F2를 대체하기 위해 100대를 생산한다고 치면 F-3 1대의 가격이면 여러 대의 F-35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추정치는 방위성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보수적으로 계산하더라도 F-3의 1대당 가격이 3,000억이 넘을 것이라는 점에는 크게 이견이 없습니다. 그러나 3,000억이라고 해도 F-35의 3배 가까운 가격이 되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공중전에서의 기동성입니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스텔스기의 개발에 나서고 있어서 향후의 공중전이 스텔스기끼리의 전투가 된다면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스텔스 기능이 아니라 2차 대전 당시 프로펠러 비행기들이 적기의 꼬리를 물고 늘어져 기관총을 난사하는 것을 일컫던 도그파이트(dogfight)와 같이 기동성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나오는 기사들을 보면 스텔스기를 개발하여 F-2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DM-141 TALD”나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TACOM”과 같은 공중발사형 무인기를 F-15에 장착하는 쪽으로 선회하려 한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ADM-141 TALD

TACOM

한편 지난 8월 22일자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록히드 마틴사가 2030년경에 도입할 예정인 차기 전투기를 공동으로 개발하자고 일본 방위성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는데 F-22의 기체에 F-35의 전자장비와 스텔스기술을 결합하여 제작하고 개발과 생산의 50%를 일본에 맡길 것이며 향후에는 엔진의 생산도 일본의 IHI에 맡길 의향이 있다고 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가격이 F-35를 구매하는 것보다 적어도 2배는 넘을 뿐만 아니라 이것을 트럼프 행정부는 승인하다고 하더라도 과연 미국의회의 승인을 쉽게 득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게 됩니다.(3연임에 성공한 아베정권으로서는 아주 좋아할 만한 방법일 것 같지만~)

결국 이런 기사들과 개발에 드는 비용 등의 문제를 감안해볼 때 일본으로서는 그들의 발표에 따르자면 “X-2 선진기술실증기”를 90%의 자체기술로 개발했다고는 하지만 실전에 배치할 스텔스기의 양산을 구체적인 실행으로 옮기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