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일본에서는 초밥에 사용하는 밥을 사리(舎利)라고 부른다.

초밥의 나라, 일본에서 몇 년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퍼지고 있는 것 중에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초밥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는 것이 있다.

마트에서 구입한 초밥에서 회를 분리하여 차가운 물에 씻어두고, 밥이 있는 부분은 전자레인지에 20초 정도를 데운 다음 다시 회를 덮어 먹으면 맛이 좋아진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은 슈퍼에서 사온 초밥에 들어있는 밥을, 밥통에서 막 꺼낸 것처럼 만들어준다는 것으로 밥의 온도가 차가우면 딱딱하게 느껴지고, 너무 뜨거워도 입안에서 쉽게 풀어져 버리는 것을 보완하기 위함이 이유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마트에서 초밥을 만들 때 사용하는 생선은 냉동이거나 아니면 상태가 중간 정도 되는 것들이어서 해동되면서 나오는 냄새를 찬물에 씻음으로써 악취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맛이 더 좋아진다고들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회와 밥을 분리해야 하는데 일본에서는 초밥에 사용하는 밥을 샤리(シャリ)라고 부르기 때문에 샤리(シャリ)를 분리한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샤리(シャリ)의 한자표기는 사리(舎利)라고 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참된 불도 수행의 결과로 생긴다는 구슬 모양의 유골인 사리(舎利)를 초밥에 사용하는 밥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밥을 뜻하는 은어인 일본어 샤리(シャリ)는 에도시대부터 일반인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그 기원은 작은 수정(水晶)과 같은 부처님의 사리(舍利)가 밥알과 같다고 해서 어떤 승려(僧侶)가 부르면서부터라고 한다.

백제로부터 불교를 받아들인 일본은 사찰과 불상 외에도 사리탑을 만들었지만 석가의 진신사리를 모실 수는 없었기 때문에 불교경전을 넣어두거나 수정(水晶)을 대신 넣었었다고 하는데 그 수가 밥알처럼 많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일본에서 샤리(シャリ)라고 하는 것은 식초를 섞은 밥인 스메시(すめし: 酢飯)와 그냥 일반적인 밥(ご飯)을 모두 가리키는데 특히 쌀로만 지은 밥은 긴샤리(銀シャリ: ぎんしゃり)라고 부른다.

은사리(銀舍利)로 부를 수 있는 일본어 긴샤리(銀シャリ: ぎんしゃり)는 전쟁 중에 식량난으로 쌀을 구하기 어려워, 보리나 잡곡을 섞어서 밥을 지는 것은 쌀만으로 지은 밥과는 윤기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는 것에서 유래되어 생긴 이름으로 일본이 우리나라의 G7 참여를 반대한다고 떠들어대는 모습을 보면서 긴샤리(銀シャリ: ぎんしゃり) 구경을 하지 못하던 패망하기 이전의 모습에서 일본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똑똑히 보게 된다.

낚만 지월

Recent Posts

합사의 데니어(Denier)만 알면 업체가 홍보하는 제원이 정확한지 알 수 있다.

어제 올린 낚싯줄 판매업체들이 절대 밝히지 않는 한 가지란 제목의 포스팅에서 낚싯줄 판매업체에서 데니어를 공개하면 홍보하는…

3일 ago

주꾸미 내장을 먹지 않는 이유

제철을 맞은 주꾸미는 도다리와 함께 해수부가 선정한 3월의 수산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주꾸미의 손질방법’​이란 글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5일 ago

갑각류는 삶거나 찔 때 고통을 느낀답니다.

동물보호에 관한 법률의 제정으로는 가장 앞선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 스위스에서는 기니피그와 앵무새와 같이…

5일 ago

한 권의 책, 그리고 위스키와 생굴

이제 가을도 지나고 겨울의 문턱에 서 있다. 이것은 술을 즐기는 내가 좋아하는 안주인 생굴을 맘껏…

7일 ago

수질이 다른 저수지에서 배스를 잡는 방법

이전에 “물의 맑기를 나타내는 영어표현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오늘은 물의 맑기, 즉 수질(水質)에 따라 배스를 잡기 위해서는…

7일 ago

가을철 무늬오징어 낚시

본격적으로로 시작된 주꾸미 시즌을 맞아 근자에 사회적으로 약간의 논란이 되고 있는 기사에 대해서 편한 마음은…

2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