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이란이 보유한 전투기의 기종을 보면 이란의 역사가 보인다.

미국과 이란의 7일간의 위기는 봉합되는 국면을 보이고 있는데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은 이란의 군사력은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이었다.

글로벌 파이어 파워(Global Firepower)가 발표한 2019년의 군사력 순위를 보면 이란은 세계 14위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란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와 공격기의 기종을 살펴보면 이란의 역사를 알 수가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적대관계는 그 뿌리가 깊은데 이란공군이 보유한 전투기의 기종을 살펴보면서 미국과 이란, 두 나라의 관계를 알아보도록 하자.

현재 이란공군이 보유한 전투기(공격기 포함)는 모두 307대인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보유한 기종은 미국, 소련, 중국, 프랑스가 생산한 것과 이란이 독자적으로 생산한 것을 포함하여 모두 5개국의 전투기들이 운용되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적대관계는 1979년에 발생한 이란혁명 이후 반미정책을 내세우면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이전까지는 친미정책을 고수하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국왕이었던 레자 샤 팔라비는 중립을 선언했지만 실제로는 추축국이었던 독일, 일본 이탈리아에 친화적이었으며 특히 친나치적인 정책을 취했던 바람에 영국과 소련이 군수물자 수송로를 확보하기 위한 빌미를 제공했고, 그 결과 영국과 소련의 침공을 받아 레자 샤 팔라비가 물러나고 장남인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가 팔라비 2세로 국왕에 즉위하게 된다.

팔라비 2세(모하마드 레자 팔라비)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는 친미, 친영정책을 내세웠으나 국내 민족주의 세력들의 반발이 강했는데 특히 영국계 석유회사인 앵글로 이라니안 석유회사(AIOC: Anglo-Iranian Oil Company)가 독점하고 있던 것에 대한 저항운동이 커지고 있었다.

그리고 1951년 총리에 취임한 민족주의 지도자인 모하마드 모사데그(Mohammad Mossadegh)는 석유사업의 국유화를 단행하고 국왕의 권한을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란은 팔라비 2세를 지지하는 세력과 모사데그 총리를 지지하는 세력으로 나뉘게 된다.

그러나 영국이 석유회사를 순순히 내줄 리는 만무했고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를 하게 되는데 영국의 바람과는 달리 국제사법재판소는 이란의 석유사업 국유화를 심리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영국의 제소를 기각하게 되는데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영국은 MI6와 미국 CIA를 동원하여 모사데그 총리를 밀어내고 다시 팔라비 2세가 모든 실권을 장악하게 된다.

모하마드 모사데그

 

친미정책을 추진했던 팔라비 2세는 1955년에 영국, 터키, 파키스탄, 이라크와 함께 반공산주의 군사동맹인 중동조약기구(METO: Middle East Treaty Organization)에 참가하면서 미국은 이란을 중동지역에서의 반공의 보루로 인식하는 아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였는데 이란이 자국의 방위에 필요한 군사무기들을 미국에서 수입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METO는 1958년 7월 14일 이라크에서 일어났던 7월 혁명의 영향으로 1959년 3월 24일, 이라크가 탈퇴하면서 본부를 터키의 앙카라로 이전하고 이름도 중앙조약기구(CENTO: Central Treaty Organization)로 바뀌었다.

풍부한 석유자원을 바탕으로 근대화와 군비확장에 나섰던 팔라비 2세는 급격한 근대화가 불러온 빈부격차와 인플레이션으로 이란 국민들의 불만을 높이고 말았는데 그 결과 종교지도자인 호메이니가 이끄는 이란혁명에 의해 이집트로 망명하게 된다.

루홀라 호메이니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호메이니는 중동조약기구(METO)를 탈퇴하는 등의 반미정책을 추진하였는데, 팔라비 2세가 신병치료를 이유로 미국에 입국하자 그의 송환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이를 무시한 미국 카터정권의 오판은 결국 1979년 11월 이란의 학생시위대가 이란주재 미국대사관을 점거하고 52명의 외교관과 그 가족들을 인질로 삼는 사건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이후 지미 카터 미국대통령은 인진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을 감행하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이것은 그의 재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었으며 1980년부터는 이란과 단교하여 지금까지도 계속되다가 금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인 가셈 솔레이마니를 미국이 암살하면서 긴장이 극도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이란은 친미정책을 실시했던 팔라비 2세가 정권을 잡고 있던 시기에 미국으로부터 전투기들을 구입하였는데 그때 도입한 기종이 ‘F-5 E/F 타이거Ⅱ’와 ‘F-4 팬텀’ 및 ‘F-14 톰캣’이었다.

F-5E

 

F-5F

 

F-14

 

그러나 미국대사관 인질사건으로 미국과 단교하게 되면서 부품조달이 불가능하게 되자 소련으로부터의 무기도입을 추진하게 되지만 미국의 힘을 입고 이란을 침공했던 이른바 이란-이라크 전쟁에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던 소련이 이라크의 편에 서자 이마저도 어렵게 되었다.

그리고 이 틈을 타서 중국은 스커드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들을 이란에 팔았는데 전쟁이 종결되고 나서야 이란은 소련으로부터 MiG-29를, 중국으로부터는 MiG-21을 복제한 청두 J-7을 도입할 수 있었다.

MiG-29

 

J-7

 

그러나 구소련과 중국도 이란을 제외한 중동의 여러 국가들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어서 이란이 요구하는 수량을 모두 공급하지는 못했던 관계로 이란은 혁명 이전에 도입했던 미국 전투기들의 업그레드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미국으로부터의 부품공급이 끊기면서 이란은 불법적인 경로로 전투기 부품들을 도입해야만 했는데 대표적인 사건이 1988년, 일본기업이 이란의 F-4팬텀에 탑재할 AIM-9 사이드와인더의 비행안정에 필요한 장치를 수출하여 유죄판결을 받았던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미국, 중국, 소련제의 전투기들을 보유했던 이란은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에서 망명한 프랑스제 미라주 F1과 소련제 SU-17 등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모두 4개국에서 생산한 전투기들을 보유하게 되었다.

미라주 F1

 

SU-17

 

그러나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전투기들이 노후화됨에 따라 이란은 자체적으로 부품공장과 수리시설을 건설하고 미사일의 운용능력도 개선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에서 미국의 F-4나 F-14에 비해서 구조가 복잡하지 않은 기종인 F-5E/F를 기반으로 번개라는 뜻을 가진 코사르(HESA Kowsar)와 사에케(HESA Saeqeh) 전투기를 개발하여 전력화하기에 이르렀다.

사에케(HESA Saeqeh)는 F-5E가 1개의 수직날개꼬리를 갖고 있던 것을 개량하여 F/A-18 호넷과 같이 밖으로 기울어진 2개의 수직꼬리날개를 갖추었으며, 공격력과 스텔스 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에케(HESA Saeqeh)

 

코사르(HESA Kowsar)는 보기에는 F-5F와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란은 레이더를 비롯한 전자장비들을 업데이트하여 F-16과 동급의 능력을 갖추었다고 선전하고 있다.

코사르(HESA Kowsar)

 

그러나 사에케(HESA Saeqeh)와 코사르(HESA Kowsar)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이란이 과연 이란이 이 전투기들을 전력화할 수 있는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는데, 40년 이상이나 운용하면서 노후화 된 F-4, F-5, F-14를 아직도 유지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이란의 기술력으로 자체적으로 생산한 사에케(HESA Saeqeh)와 코사르(HESA Kowsar)를 전력화하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까 생각된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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