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제국과 이스라엘의 대립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복잡한 국제사회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서 지금도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젠 우리에게도 제법 알려진 병아리콩으로 만든 후무스(Hummus)란 음식을 두고서도 분쟁이 있다.(정확히는 분쟁이라기보다는 다툼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후무스(Hummus)의 기원을 두고 다투는 것을 보면 발바닥 신자이긴 하지만 성당을 다니는 내가 볼 때도 이스라엘의 주장은 조금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어쨌거나 아랍과 이스라엘이 각기 후무스(Hummus)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 이스라엘의 주장
후무스(Hummus)는 미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요리인데 미국시장에서 후무스 판매의 60%를 차지하는 회사로 사브라 디핑(Sabra Dipping Company, LLC)이란 곳이 있다.
연간 우리 돈으로 1조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이 회사는 2005년에 이스라엘의 가장 큰 식품제조업체인 스트라우스 그룹(Strauss Group Ltd.)으로 인수가 되었는데 사브라사는 이스라엘인들이 아랍인들보다 2배 많은 후무스를 소비한다고 주장한다.
아랍의 할랄푸드(Halal food)와 마찬가지로 유대인들에겐 식사와 관련된 율법인 카샤룻(kashrut)에 따라 먹기에 적합하다는 것으로 결정된 코셔(Kosher) 또는 코셔푸드(Kosher food)라는 것이 있는데 후무스가 바로 코셔푸드일 뿐 아니라 유대인들의 문화적 공통성과 결속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후무스가 유대인들이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구약성서의 롯기 제2장 14절에 있는 ‘끼니때가 되자 보아즈는 롯에게, “이리 와서 음식을 들고 빵조각을 식초에 찍어 먹어라.” 하고 권하였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 기독교의 성경에는 “식사할 때에 보아스가 룻에게 이르되 이리로 와서 떡을 먹으며 네 떡 조각을 초에 찍으라 하므로~”라고 되어있다.
이 중에서 빵을 식초에 찍어 먹어라고 권하는 것은 아주 이상한 일이지만 그것은 성경에 있는 hometz란 단어가 히브리어로 식초를 뜻하기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실제론 hometz가 후무스(Hummus)를 말한다고 이스라엘은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19세기 말부터 시오니즘(Zionism)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중동을 비롯하여 유럽 및 세계 각지의 후무스 레시피들이 이스라엘에 모여들면서 이스라엘의 후무스 문화가 풍부해진 것만은 틀림없지만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 2015년 이스라엘의 영화감독 오렌 로젠펠드(Oren Rosenfeld)가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후무스 더 무비(Hummus the Movie)는 유대인, 기독교인, 무슬림이 즐기는 후무스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 아랍권의 주장
이스라엘의 주장에 비해 아랍의 주장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아랍이 후무스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14세기 이집트의 칸즈 알 화이드(Kanz al-fawaid)라는 사람이 쓴 요리책에 후무스와 비슷한 레시피가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번역가인 나왈 나슬랄라(Nawal Nasrallah)가 “Treasure Trove of Benefits and Variety at the Table”란 제목으로 번역한 책이 판매되고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아마존으로 가시면 될 것 같다.
■ 후무스 전쟁(Hummus Wars)
위에서 이스라엘과 아랍이 주장하는 후무스의 기원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이 글을 읽는 분들의 판단은 어떤지 궁금한데 이번에는 후무스를 둘러싼 조금은 재미있는 다툼을 알아보도록 하자.
후무스를 두고 벌이는 다툼을 후무스 전쟁(Hummus Wars)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아랍과 이스라엘의 다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회사들이 벌인 경쟁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후무스 전쟁(Hummus Wars)의 발단은 서두에서 소개했던 사브라 디핑(Sabra Dipping Company, LLC)이 펩시와 손잡고 판촉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큰 후무스를 만들었다고 홍보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홍보를 보고 있던 또 다른 이스라엘의 식품업체인 오셈(Osem Investments Ltd.)이 그보다 더 큰 400㎏에 달하는 후무스를 만들어 기네스에 등재되자 이스라엘의 언론들이 이를 두고 후무스 전쟁(Hummus Wars)이란 표현을 사용하면서부터 전쟁으로 불리고 있다.
400㎏ 크기의 후무스
이스라엘이 후무스의 원조라고 주장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후무스를 만들고 또 그것이 언론에 보도되어 세계로 널리 알려지게 되자 아랍권에서는 이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그중에서 레바논의 관광부장관을 지낸 사업가 파디 아부드(Fadi Abboud)는 “이스라엘은 영토뿐만 아니라 역사와 전통을 비롯한 아랍의 모든 것을 도둑질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인물인데 이 사람이 주축이 되어 ‘우리의 요리에서 손을 떼라(Hands off Our Dishes)’로 명명한 캠페인을 추진하였다.
2009년 10월에 완성된 이 캠페인이 무엇인가 하면 바로 2톤짜리 후무스를 만들어 이스라엘이 세운 기록을 깬다는 것이었고 그 캠페인은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면 이스라엘은 두고만 보고 있었을까? 당연히 그냥 보고 있지만 않았고 2010년에는 4톤짜리 후무스를 만들어 또다시 레바논이 세운 기록을 갈아치워 버린다.
그러자 이번에는 레바논이 300명의 요리사를 동원하여 2011년 5월 18일에 10톤 크기의 후무스를 만들어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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