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투낚시용 스피닝 릴에 대하여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스풀의 경사도를 꼽을 수 있다.

많은 낚시인들이 지름이 큰 대구경, 스트로크 및 경사도가 큰 스풀을 가진 릴일수록 비거리가 증가한다고들 알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한다.

“릴의 스트로크와 라인트러블 및 비거리의 관계”란 포스팅에서 현재까지도 릴이 비거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스풀의 모양에 관하여는 이견이 없으나 “스풀의 지름이 큰 것이 좋다.” “아니다. 스트로크의 길이가 긴 것이 좋다.”는 견해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데 스풀의 지름 쪽을 택하고 있는 것이 시마노라고 한다면 스트로크의 길이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이와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알아본 바가 있다.

그렇다면 이견이 없는 스풀의 모양은 어떤 것이 비거리에 도움이 되며 흔히 경사스풀의 비거리가 좋다는 말은 맞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원투낚시용 스피닝 릴의 경사 스풀에 대해서는 일본의 다이와가 시마노보다 공헌한 바가 크고 그 중심에는 토너먼트 서프라는 모델이 자리를 하고 있다.

토너먼트 서프의 시작은 1976년에 출시한 프로캐스터 7000부터이지만 1985년에 탄생한 휘스커 더 캐스터(WHISKER THE CASTER) EX-8000가 현재의 모델과 가장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28㎜에 불과한 스트로크의 길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개방각도는 50°, 테이퍼(스풀의 경사도)는 10°를 가지고 있는 다소 사용에 불편한 구조를 하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1988년에 토너먼트 프로캐스터 SS-45가 탄생하고 1991년에 SS-45 II를 거쳐 1996년에 모델명을 토너먼트 서프로 변경하면서 토너먼트 서프 Z45T란 모델을 내놓았는데 2001년에는 무게를 50g이나 줄인 Z45C를 출시하게 된다.

 

경사스풀일수록 비거리가 좋다고들 하는데 과연 그 경사는 몇 도가 가장 좋은 것인지는 알지 못하고 그저 업체가 홍보하는대로 경사스풀이 좋다고만 알고 있을 뿐이다.

스풀의 경사란 앞쪽의 지름과 뒤쪽의 지름에 차이를 둠으로써 생기는 스풀의 테이퍼의 각도를 말하고 개방각도란 스풀 에지의 벌어진 각도를 말한다.

 

예를 들면 위에서 알아본 다이와의 휘스커 더 캐스터(WHISKER THE CASTER) EX-8000은 스풀의 경사도는 10°, 개방각도는 50°인 반면 토너먼트 서프 Z45C는 스풀의 경사도는 6°, 개방각도는 60°를 보이고 있다.

 

휘스커 더 캐스터 EX-8000

 

토너먼트 서프 Z45C

 

여기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경사스풀의 각도를 얼마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앞으로도 영원히 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이다.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는 우선 경사스풀의 탄생배경과 경사스풀의 효용에 대하여 알게 되면 이해를 할 수 있다.

경사스풀이 무조건 좋다고들 하지만 과연 어느 정도의 비거리 상승을 가져오는지를 알게 되면 굳이 경사스풀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 보는데 이를 알아보기에는 시마노의 슈퍼 에어로(Super Aero) EV란 모델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시마노의 슈퍼 에어로(Super Aero) EV는 두 종류의 스풀을 제공하고 있었는데 하나는 스풀의 경사가 없고 하나는 경사도가 5°였으나 스풀에지의 개방각도는 모두 30°로 동일하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바가 맞다면 당연히 5°의 경사도를 지닌 스풀을 장착하고 던진 것이 비거리가 더 많이 나와야만 할 것이다.

경사스풀과 스풀에지의 개방각도에 대한 연구는 스포츠 캐스팅을 위하여 진행되었으며 땅에서 날아간 거리를 측정하여 우열을 겨루는 스포츠 캐스팅에서는 1~2m의 거리도 아주 중요하지만 실제 바다에서 낚시를 하는 경우에는 몇 m의 거리는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바다에서는 캐스팅 후 채비가 물에 가라앉아 바닥에 닿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자신보다 멀리 던지기는 했으나 채비가 안착하기도 전에 릴을 감는 사람과 같거나 때로는 더 멀리 던진 것과 같은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시마노의 슈퍼 에어로(Super Aero) EV에 각각 0°와 5°의 스풀을 장착하고 스포츠 캐스팅 선수들이 모노 2호를 감고 던진 다음 상위 60%의 기록만 모아서 통계를 내본 결과는 어땠을까?

결과는 뜻밖에도 경사가 없는 스풀을 장착한 쪽에서 더 많은 비거리를 보였으나 그 차이는 1.5m 정도에 불과했다.

이것은 라인이 방출될 때의 저항은 0°의 경사도를 지닌 스풀 쪽이 5° 스풀보다 많이 받지만 방출된 라인이 가이드의 저항은 덜 받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무조건 경사스풀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마노의 슈퍼 에어로(Super Aero) EV는 발매 당시의 가격이 20만 원이 안 되었으나 다이와의 토너먼트 서프 Z45C는 70만 원이 넘는 고가였는데 두 제품의 재질은 고려하지 않고 나머지 제원 중에서 스풀만 비교해보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두 제품 모두 스풀에지의 개방각도는 30°이고, 스풀의 경사도는 다이와가 6°, 시마노가 0°, 5°이며 가장 큰 차이는 스트로크의 길이로 토너먼트 서프 Z45C가 45㎜, 시마노의 슈퍼 에어로 EV가 35㎜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에 근거를 하면 비거리는 당연히 첫째가 다이와 두 번째가 시마노의 5° 스풀 세 번째가 시마노의 0° 스풀일 것이고 그 차이도 많이 날 것이겠지만 실상은 이와는 다르게 나타났다는 것은 위에서 이미 살펴보았다.

스포츠 캐스팅 선수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통계를 내보면 스풀에지의 개방각도가 같을 경우, 스풀의 경사도에 따른 비거리의 차이는 150m를 던진다고 가정할 때에 불과 2~3m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스포츠 캐스팅에서는 비거리지수란 용어로 부르고 있는데 대부분 1.014~1.017의 범위에 있다. 이 말은 200m의 평균비거리를 가진 사람일지라도 4배 가까이나 비싼 토너먼트 서프 Z45C로 던져도 슈퍼 에어로 EV에 비해 겨우 2.8~3.4m 정도만 멀리 던질 수 있다는 것이고 기록을 겨루는 대회가 아니면 2~3m의 차이는 실제 낚시를 할 때에는 사용하는 채비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것임을 말한다.

오늘 포스팅의 결론은 무조건 경사스풀이 원투낚시용 스피닝 릴을 선택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며 일부 업체의 지나친 과장광고에 일침을 가하고 싶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