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워털루 전투가 만들어낸 래글런 소매(Raglan sleeve)

이미지 by sportiqe

라이프치히 전투에서 패배하고 엘바 섬(Elva Island)으로 유배되었던 나폴레옹이 1815년 2월, 섬을 탈출하여 다시 권력을 장악하자 유럽 각국은 이를 타도하기 위해 연합군을 결성하게 된다.

그리고 웰링턴(Arthur Wellesley Wellington)이 지휘하는 영국군 9만5천과 게프하르트 레베레히트 폰 블뤼허(Gebhard Leberecht von Blücher: 줄여서 흔히 폰 블뤼허로 부른다)가 이끄는 12만의 프로이센군은 나폴레옹의 12만5천 병력과 벨기에 남동쪽 워털루(Waterloo) 교외에서 전투를 벌이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워털루 전투(Battle of Waterloo)이다.

그러나 워털루 전투가 일어나기 이틀 전인 1815년 6월 16일, 벨기에의 작은 마을인 꺄뜨흐 브하에서 전초전 격의 전투가 일어나 미셀 네(Michel Ney)가 이끄는 프랑스군 4,140명과 웰링턴의 병력 4,800명이 전사하거나 부상당하는데 이 전투를 꺄뜨흐 브하 전투(Battle of Quatre Bras)라고 하며 연합군은 전술적 승리를 거두었고 프랑스군은 전술적 승리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승패를 가를 수 없는 결과였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톰슨(1875년작) 꺄뜨흐 브하 전투

 

당시 꺄뜨흐 브하 전투(Battle of Quatre Bras)를 지휘하던 웰링턴의 비서는 피츠로이 서머셋(FitzRoy Somerset)이란 사람이었는데 그의 아내인 에밀리(Emily Harriet Wellesley-Pole)는 웰링턴의 조카였다. 1814년 8월에 결혼을 하고 워털루 전투가 일어나기 불과 수주일 전에 예쁜 딸을 얻었지만 불행하게도 피츠로이 서머셋(FitzRoy Somerset)은 프랑스의 저격병에 의해 총상을 입고 팔을 절단하게 된다.

Emily Harriet Wellesley-Pole

 

오른팔이 절단 된 채 가까운 농가로 피신한 피츠로이 서머셋은 “오른손에 있는 결혼반지를 찾아야 하니 절단된 팔을 가져다 달라.” 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1815년 6월 19일에 웰링턴이 직접 편지를 써 피츠로이 서머셋의 형에게 그의 부상소식을 전한다.

오른팔을 잃어버린 피츠로이 서머셋의 의지력은 남달랐던 모양으로 아직도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을 법도 하지만 그는 2주일이 되기도 전에 왼손으로 편지를 써서 그의 어머니에게 소식을 전하였는데 아래의 사진이 그가 보낸 편지다.

 

그러나 한쪽 팔이 없이는 옷을 입고 벗기도 불편할 뿐만 아니라 전장에서 칼을 휘두른다던지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어서 피츠로이 서머셋(FitzRoy Somerset)은 아쿠아스큐텀(Aquascutum)에 의뢰하여 일상생활에서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소매가 몸통과 연결된 각도를 크게 만드는 디자인의 옷을 제작하게 된다.

 

아쿠아스큐텀(Aquascutum)이 피츠로이 서머셋(FitzRoy Somerset)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한 소매를 채택한 옷은 그 편리함 때문에 이후에 사냥이나 스포츠용 의류에 채택되면서 인기를 얻게 되는데 왜 피츠로이 서머셋의 의뢰로 개발된 옷이 피츠로이 소매나 서머셋 소매가 아니고 래글런 소매(Raglan sleeve)로 불리게 되었던 것일까?

1952년에 피츠로이 서머셋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웨일즈 남동쪽 몬 마우스셔(Monmouthshire)에 있는 래글런(Raglan)의 남작지위를 받게 되는데 그 이후부터 그의 이름 뒤에 ‘라글란의 첫 번째 남작(1st Baron Raglan)’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게 되었다.

아쿠아스큐텀(Aquascutum)에서 개발한 소매 디자인이 정확히 언제부터 래글런 소매(Raglan sleeve)로 불리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피츠로이 서머셋(FitzRoy Somerset)으로부터 유래된 것임은 분명하고, 그렇기 때문에 래글런(Raglan)이란 수식어가 붙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1864년에 정식으로 사전에 등재되었다.

전쟁의 아픔에서 유래한 래글런 소매(Raglan sleeve)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으로는 금년에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류현진 선수가 몸담고 있는 메이저리그 야구경기를 예로 들 수 있는데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하는 쿠어스필드에서 내일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류현진의 승리를 기대해본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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