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은 잘 아는 놀림낚시라는 용어는 꾐낚시라고도 부르는 것으로 일본에서는 이것을 토모즈리(友釣り: ともづり)라고 하는데 이 낚시방법의 발상지가 어디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일본에서조차도 한국인지 일본인지 그 역사적인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일부 낚시인들 가운데에 이것이 일본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더욱 우리나라만의 낚시문화와 역사에 대한 체계적인 정립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 수산학회지에 실린 은어낚시에 관한 논문의 일부를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토모즈리는 일본만의 낚시법이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국에서 도입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역사적으로 문화의 유입을 고려할 때 중국과 한반도에서 전해져 온 것이라고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으나, 그 기술을 높여 문화로 정착시킨 것은 일본이다.”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정착시킨 것은 일본이라고 주장하는 논문의 저자에게 무슨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인지 질문하고,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가 이런 은어낚시방법의 발상지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역사적으로 고증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우리에게는 그러한 자료가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 빈약하다는(아직 발굴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은어에 관한 우리나라의 사료 중 일부를 살펴보면 조선시대 숙종 때의 역관 김지남이 1682년 압물통사로 일본에 다녀오면서 적은 동사일록(東槎日錄)에 이런 글들이 나온다.
“부사택(富士澤)은 부사산(후지산)에서 발원한 물이 모여 연못을 이룬 것으로 그 둘레가 수십 리나 되며 여기서 나는 은어(銀魚)는 전국에서 제일이라고 한다.”
“가운데에 있는 큰 호수의 이름은 비와호(琵琶湖)라 하며 길이가 4백여 리에 넓이는 1백 80리다. 물은 동북쪽에서 남해로 흘러가며 모두 이 호수의 물로 농사를 짓는데 여기서 나는 은어(銀魚)는 크기나 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여기서 나오는 은어(銀魚)라는 표현으로 볼 때 1682년에는 일본에서도 은어잡이가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그러나 일본어로 토모즈리라고 하는 놀림낚시에 대한 자료가 가장 최초로 등장하는 것은 1832년의 일이다.
일본 에가와가문의 사료에는 야나료우(梁漁)라는 구조물을 설치하여 은어를 잡던 어부들이 놀림낚시(일본명 토모즈리: 友釣り)로 은어를 잡아대는 사람들 때문에 세금을 내지도 못할 형편에 처해 있으므로 이것을 금지시켜달라는 내용을 담은 일종의 탄원서가 전해지고 있다.
야나료우(梁漁)
이것으로 미루어 3백여 년 전에 이미 토모즈리가 성행하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채비의 설명이 그림으로 그려진 것은 1907년의 일본어류도설이 처음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옛 문헌에 등장하는 은어(銀魚)는 낚시에 관련한 내용은 전무하며 주로 백성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공물의 진상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세종 15년(1433년)에 은어(銀魚)를 천신(薦新)하기 위하여 특별히 저장시켰으나 진상한 생선이 썩어 문드러져서 쓰지 못하였기 때문에 얼음을 저장하던 곳을 혁파하였다고 나오거나 문종이 즉위한 해인 1450년에는 독약을 사용하여 은어를 잡는 것을 금지해줄 것을 요청하는 상소가 나오고 있다.
“은구어(銀口魚)를 진상(進上)하기 위해 독약(毒藥)을 사용하여 잡으므로 수족(水族)이 다 죽고, 또 천방(川防)을 터놓고 약(藥)을 타서 물을 흘려 넣으니, 화곡(禾穀)이 손상되어 그 폐단이 작지 않다.”는 내용의 상소문은 EBS에서 방영한 은어놀림낚시(제목은 정확하지 않음)라는 방송에서도 소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보다 오래 전에 은어를 먹거나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은 나오지만 독약을 사용했다는 것 외에는 어떻게 잡았는지 하는 자료는 거의 없는 형편인 우리의 은어놀림낚시에 대한 사료를 비롯하여 낚시의 역사에 관한 자료를 찾아 헤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며 가끔은 지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그냥 하루에 한 걸음씩이라도 가자는 생각으로 계속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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