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의 생태에 관해서 소개한 자료들 중에서 가장 알기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는 TED만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원본영상의 주소는 아래에 기재해두었으며 여기서는 TED의 영상을 바탕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장어의 생태를 알아보겠습니다.
원본영상: No one can figure out how eels have sex – Lucy Cooke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아리스토텔레스와 지크문트 프로이트를 비롯한 학자들은 무언가를 계속해서 찾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열심히 찾고 있었던 것은 바로 장어의 정소(精巢)였습니다.
지금까지 앙귈라 앙귈라(Anguilla anguilla)라는 학명으로 불리는 유럽장어가 교미하는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또한, 과학자들이 수많은 장어를 해부해보았지만, 아무도 장어의 알과 생식기관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장어는 너무나 많은 수수께끼에 싸인 물고기여서 고대부터 과학자들은 다양한 추론을 세웠죠.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는 “장어는 진흙 속에서 자연발생적으로 태어난다.”고 주장했고, 로마의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는 “장어가 바위에 몸을 문지르면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고 하기도 했죠.
그 밖에도, 지붕 위에서 부화한다거나 다른 물고기의 아가미에서 탄생한다거나 딱정벌레의 몸에서 나온다는 설들이 진지하게 논의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장어는 모두 다섯 단계를 거치면서 성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첫 번째 단계는 유생의 렙토케팔루스이고, 다음이, 투명한 치어인 실뱀장어, 그 다음은 실뱀장어의 몸에 색깔이 생기는 엘버이고 엘버에서 성장한 황장어를 우리가 즐겨 먹는 것이죠. 그리고 황장어에서 더 성장한 것은 은장어라고 부르죠.
장어는 각 성장 단계마다 마치 다른 물고기 같은 변화를 보여주는데 과학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장어는 완전히 성장할 때까지는 생식기를 발달시키지 않는다는 특징이었습니다.
즉, 과학자들이 장어가 교미하는 것을 발견할 수 없었고, 해부를 해도 생식기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은, 강에 서식하는 장어는 성장하는 단계의 것이어서 생식기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어는 민물고기로 여겨지지만, 그 일생은 버뮤다 삼각지대와 같은 염분이 강한 해역에서 시작됩니다.
1년에 한 번, 사이클론이 오면 몸길이 3mm 정도의 렙토케팔루스가 일제히 이동을 시작합니다.
장어의 치어는 사르가소 해에서 유럽 대륙에 이르기까지 300일 동안 6,500km의 먼 길을 여행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먼 여정을 끝낼 무렵에는, 체장 3mm였던 렙토케팔루스는 48mm 정도의 크기가 되는데, 바로 이것이 실뱀장어입니다.
많은 물고기들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 도달하면, 세포가 파열해 죽음에 이르지만 장어의 유생인 렙토케팔루스는 실뱀장어로 단순히 외형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실뱀장어의 신장(腎臓)은 더 많은 염분을 유지하고 혈중 염분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변화합니다.
이렇게 담수에 적응한 실뱀장어는 무리를 이루어 강에 흘러 들어가고 상류에 도달한 실뱀장어는 잡식성이 되어, 수중의 식물이나 작은 동물 등, 입에 들어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먹고 성장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10년 정도에 걸쳐 체장 80cm의 황장어로 성장하는데 우리가 먹는 양식한 장어도 바로 이 단계의 것이랍니다.
그 후 더 성장하여 은장어가 되면서 생식기가 발달하고, 다시 바다로 돌아가 번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마지막 단계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있습니다.
1896년, 렙토케팔루스가 장어의 유생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과학자들은, 장어는 대서양에서 태어나 유럽으로 건너온 것이라는 추론을 세웁니다.
그러나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해양조사가 필수적이었는데, 그 대규모 조사를 이뤄낸 것이 덴마크의 해양생물학자 요하네스 슈미트였습니다.
슈미트는 18년이란 오랜 시간 동안 4대륙 해안에서 렙토케팔루스의 분포를 조사했고 마침내 1921년에 렙토케팔루스를 찾는데 성공했는데 그것이 바로 사르가소 해의 남쪽 끝이었죠.
슈미트의 발견 이후에도 많은 학자들의 연구와 조사가 진행되었지만, 자연상태의 장어가 교미하는 모습이 관찰된 적은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이 ‘바다에 방출된 장어 알에 장어 정자가 접촉함으로써 수정된다’는 것이죠.
그러나 사르가소 해의 해류 속도와 많은 해초는 이런 가설을 뒷받침하는 조사를 하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사르가소 해(Sargasso sea)라는 말은 갈조류의 모자반 종류인 사라가섬(Sargassum)이 많은 바다라는 뜻에서 만든 이름이란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완전히 성장한 장어의 추적도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디를 찾아야 하는지 장소를 특정하지도 못한다는 애로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상은 “이런 난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고대부터 이어지는 장어의 비밀은 미끄러운 장어처럼 우리의 손가락 사이를 계속해서 빠져나갈 것입니다”라는 말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렙토케팔루스는 렙토세팔루스라고도 발음하는데 라틴어로 작다는 뜻의 렙토(Lepto)와 머리를 뜻하는 케팔루스(Cephalus)를 조합하여 만든 학명은 라틴어로는 렙토케팔루스라고 읽지만 케팔루스의 영어발음이 세팔루스여서 렙투세팔루스라고도 하는 것이랍니다.
그럼, 이것으로 장어의 생태에 관해 알아본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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