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영화 같았던 카바나투안 포로수용소 구출작전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10대 잔악행위” 중에서 1944년 12월 14일에 팔라완 섬을 수비하던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미군포로들의 대학살이 있고나서부터 미군이 일본군의 감옥과 포로수용소를 공격하는 해방작전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였다고 하는 것을 알아본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2차 대전 당시 포로수용소를 공격하여 포로들을 구출하는 작전을 영화에서나 봄직한 방법으로 수행한 것이 있으며 이 작전은 실제로 2005년에 “그레이트 레이드(THE GREAT RAID)”란 제목으로 영화가 개봉되기도 하였는데 오늘은 이에 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카바나투안 공습(The Raid at Cabanatuan) 또는 대공습(The Great Raid)이라고도 불리는 필리핀의 카바나투안(Cabanatuan)에 있었던 포로수용소를 공격하여 포로들을 구출하는 작전은 맥아더 장군이 팔라완에서 일본군에 의해 미군들이 살해당한 사실을 보고 받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팔라완 포로수용소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던 생존자 중의 한 명인 유진 닐슨(Eugene Nielsen)이 1945년 1월 7일 미육군정보국(US Army Intelligence)에 이 사실을 전달했고 1944년 10월 필리핀 해방을 위하여 레이테섬(Leyte)에 도착해 있던 맥아더 장군이 이 보고를 받으면서 즉시 카바나투안에 있는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포로들을 구출하는 작전을 수립하도록 지시함으로써 마침내 1945년 1월 30일 실행에 옮겨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카바나투안(Cabanatuan) 수용소의 포로들

 

맥아더 장군의 지시를 받은 로버트 프린스(Robert W. Prince) 대령은 헨리 무치(Henry Mucci) 중령이 지휘하는 제6 레인저 대대의 C중대와 F중대를 차출하여 작전에 대한 브리핑을 마친 다음, 지원자를 모집하였는데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가 지원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 결과 인원을 선별하여 C중대원 90명과 F중대의 병력 30명을 주력으로 80명의 필리핀 게릴라들의 도움을 받아 작전을 감행하기로 하고 2개 팀으로 구성된 14명의 선발대를 먼저 파견하여 정찰임무를 하도록 하였습니다.

14명의 선발대는 알라모 스카우트(Alamo Scouts)라고 하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태평양 지역에서 활약한 미 제6군 특수정찰부대(US 6th Army Special Reconnaissance Unit)원들로서 이 부대는 1943년 11월 28일 뉴기니(Fergusson Island, New Guinea)에서 창설되어 남서태평양지역에 대한 침투와 정찰임무를 수행하였으며 1988년에 미군 특수부대(US Special Forces)로 정식 인정을 받았습니다.

 

헨리 무치 중령과 알라모 대원들

그런데 여기까지만 보면 여타의 작전들과 큰 차이가 없지만 이 구출작전이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였던 것은 구출자의 인원수도 한 요인이지만 일본군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감행된 비행기의 저공비행이 큰 이유였습니다.

작전이 감행되는 시간은 해가 지고 나서부터 1시간 정도인데 달이 뜨게 되면 움직임이 일본군에게 노출되어 실패할 우려가 있었고 일본군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짜낸 묘안이 바로 비행기를 동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작전에 동원된 비행기는 2차 대전 당시 미국이 개발한 야간전투기인 P-61 블랙위도우(Black Widow)로써 레이더를 장착한 미국 최초의 전투기이여 당시 미육군항공대가 보유한 전투기 중에서는 가장 큰 기종이었습니다.

 

P-61 블랙위도우(Black Widow)

 

일부 블로그를 보면 2명의 조종사가 출격하였다고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정보이며 작전에 동원된 전투기는 1대로써 조종사는 케네스 슈라이버(Kenneth Schreiber) 대위였고 레이더병으로 보니 럭스(Bonnie Rucks) 중위가 탑승하였는데 보니 럭스를 조종사로 오인하여 2대가 출격하였다고 하는 것이며 곡예비행이 아니라 엔진을 끄고 비행을 함으로써 일본군들의 시선을 모으게 되었던 것입니다.

조종사 케네스 슈라이버(Kenneth Schreiber) 대위는 포로수용소에서 약 45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부터 2개의 엔진 중 1개를 끄고 고도를 낮추어 비행함으로써 추락할 것 같은 모습을 연출하였고 여러 차례의 비행 끝에 고도 61미터 지점에서 수용소로부터 9미터 떨어진 곳에 추락하여 비행기를 화염에 휩싸이게 함으로써 일본군들과 포로들의 시선을 끌 수 있었으며 이 기회를 이용하여 주력부대와 필리핀 게릴라들이 통신선을 자르고 가까이 접근하여 공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무튼 성공적인 작전의 결과로써 미군 464, 영국군 22, 네덜란드군 3명 등 489명의 군인과, 미국인 28, 노르웨이인 2, 그 외 영국인, 캐나다인, 필리핀인 각 1명씩 모두 33명의 민간인을 구출함으로써 총 522명을 구조하였으며, 2명의 레인저 부대원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필리핀 게릴라 20명이 부상을 당하는 것으로 작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카바나투안 수용소는 1945년 사망한 미군포로들의 사체를 발굴하여 이장한 뒤 필리핀 정부에 의해 1990년대에 공원으로 조성되어 현재는 당시에 사망한 미국인 수감자 2,656명을 기리는 기념벽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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