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영화로 만들어지는 액시스 샐리(Axis Sally)의 파란만장했던 삶

전쟁 동안 영어로 적국의 선전방송을 하던 여성들을 샐리(Sally)라고 부른 예는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를 비롯하여 많이 있는데 이탈리아를 위한 선전방송을 했던 이탈리아계 미국여성인 리타 주카(Rita Zucca)도 액시스 샐리(Axis Sally)로 불렸다.

또한 한국전쟁 동안 북한을 위하여 영어로 방송을 했던 신원미상의 여성은 평양 샐리(Pyongyang Sally)로 불렸으며 샐리는 아니지만 한국전쟁에서 북한을 위한 영어로 진행되었던 방송의 진행자로는 ‘서울의 수(Seoul City Sue)’가 가장 유명하다.

서울의 수(Seoul City Sue)로 불렸던 여성은 안나 월리스 수(Anna Wallis Suh)란 이름의 미국여성으로 그녀는 1938년 상해의 미국인학교에서 한국인 서규철을 만나 결혼을 했는데 미군정 하에서 서울에 있던 외교관의 자녀들을 지도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남편의 좌익활동이 문제가 되어 해고되고 만다.

그리고 얼마지 않아 터진 6·25전쟁으로 순식간에 서울이 함락되자 그녀 부부는 북한정권에 충성을 맹세하였고 안나 월리스 수(Anna Wallis Suh)는 ‘라디오 서울(Radio Seoul)’이란 프로를 진행하였으며 이후 인천상륙작전과 함께 월북하여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에서 근무하다 1969년 대한민국의 간첩으로 활동하였단 죄명으로 총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울의 수(Seoul City Sue)로 불렸던 안나 월리스 수(Anna Wallis Suh)의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더 자세히 하기로 하고 오늘은 영화로 만들어지는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를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액시스 샐리(Axis Sally)란 제목으로 만들어지는 영화에서는 메도우 윌리엄스(Meadow Williams)가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 역을 맡았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액시스 샐리(Axis Sally)는 이전부터 다양한 방송과 영화에 소개가 되어왔으며 가장 최근의 영화로는 ‘안나 성당의 기적’에서 알렉산드라 마리아 라라(Alexandra Maria Lara)가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의 역을 맡았었던 것을 들 수 있다.

 

1900년 11월 29일 메인주의 포틀랜드에서 태어난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의 원래 이름은 아버지인 빈센트 시스크(Vincent Michael Sisk)의 성을 딴 밀드레드 시스크(Mildred Elizabeth Sisk)였으나 그녀의 어머니가 1907년에 이혼을 하고 1911년에 치과의사였던 로버트 길라스(Robert Bruce Gillars)와 재혼을 하게 되면서 이름도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로 바뀌게 된다.

그 후 그녀의 나이 16세 되던 해에는 가족과 함께 오하이오주로 이사하여 1918년에는 오하이오 웨슬리언 대학(Ohio Wesleyan University)에 입학하고 연극을 전공하였지만 마치지 못하고 중퇴를 한다.

그 후 여기저기 일자리를 전전하다 1929년 파리에서 6개월 살다가 귀국한 뒤 1934년에는 음악을 배우기 위해 독일로 떠나 베를린 외국어학교에서 영어교사를 지내던 중 1940년 5월 6일 당시 독일의 국영방송이었던 독일방송협회(Reichs-RundfunkGesellschaft)에 고용되어 미국에 반역하는 선전방송의 아나운서를 맡게 된다.

그러나 그녀가 단지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발탁되었던 것은 아니었으며 자칫하면 강제수용소에 끌려갈 뻔한 일을 겪기도 했다.

1934년 독일로 떠났을 때, 그녀는 혼자가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와 동행하였고 1936년에 있었던 제11회 베를린 올림픽도 함께 관람을 하며 지내다가 1939년, 그녀의 어머니만 미국으로 돌아가고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는 계속 독일에 남기로 한다.

그리고 그녀는 운 좋게도 당시 독일의 유명한 배우였던 브리짓트 호니(Brigitte Horney)의 비서로 일하면서 영화사 우파(UFA: Universum-Film AG)에서 제작한 영화의 번역을 담당하는 한편 독일영화에 대한 리뷰를 뉴욕타임즈에 기고하기도 했다.

당시 브리짓트 호니(Brigitte Horney)란 여배우가 얼마나 유명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는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아치 히콕스 역을 맡았던 마이클 패스벤더가 신분을 감추고 SS의 장교와 게임을 하는 장면을 꼽을 수가 있다.

아무튼 외국인학교에서 영어를 가르킬 때 보다는 보수도 높고 안정적이었던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는 독일방송협회(Reichs-RundfunkGesellschaft)의 라디오 프로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하여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는 아나운서가 된다.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는 미국에 반역죄를 범하는 독일의 선전방송 아나운서를 그만둘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약혼자 폴 칼슨(Paul Karlson) 때문이었다.

전운이 짙어지고 있던 당시 미국정부는 독일의 점령지에 있는 모든 미국인들은 그곳을 떠날 것을 권유하지만 미국으로 돌아가면 그녀와 결혼하지 않겠다는 약혼자 폴 칼슨(Paul Karlson) 때문에 베를린에 머물기로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지 않아 그녀에게는 큰 위기가 찾아오는데…

1941년 12월 7일 일본이 미국의 진주만을 기습공격하게 되자 그녀는 이것을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비난했는데 이런 행동은 그녀를 방송에서 하차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강제수용소에 보내질 수도 있는 위험한 것이었으며 결국 그녀는 독일에 대한 충성서약을 한 뒤에야 다시 방송에 복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귀국을 반대했던 약혼자는 동부전선에 배치되고 얼마 되지 않아 전사하고 마는데, 둘의 사랑이 깊지 않았던 때문인지, 아니면 불안함이 그녀를 내몰았던 때문인지는 몰라도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는 방송국의 책임자였던 막스 오토 코이슈비츠(Max Otto Koischwitz)와 관계를 가지게 된다.

유부남이었던 막스 오토 코이슈비츠(Max Otto Koischwitz)는 1942년 그가 맡고 있던 프로그램인 ‘Home Sweet Home’에 그녀를 캐스팅하게 되는데 이전까지 비정치적인 내용을 주로 방송했던 그녀는 ‘Home Sweet Home’에서는 연합군들의 향수병을 자극하여 전의를 떨어뜨리는 정치적인 방송을 진행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방송을 계기로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는 연합군 병사들 사이에서 베를린 비치(Berlin Bitch), 베를린 베이브(Berlin Babe), 올가(Olga) 및 샐리(Sally) 등의 별명으로 불리게 되는데 가장 널리 불리워진 별명이 바로 액시스 샐리(Axis Sally)였다.

그것은 아마도 방송 도중에 그녀를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아일랜드 타입의 진짜 샐리”라고 대답했던 것이 큰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와 막스 오토 코이슈비츠(Max Otto Koischwitz)의 가장 큰 합작품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1달 정도 앞둔 시점에 방송되었던 라디오 드라마 ‘비젼 오브 인베이젼(Vision of Invasion)’으로 이 방송은 그녀가 체포되어 유죄판결을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드라마에서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는 오하이오에 살면서 아들을 전선으로 보낸 어머니 역을 맡아 배에 탄 아들이 불에 타서 죽는 꿈을 꾸는 장면을 묘사하면서 “D-데이의 D는 파멸, 재앙, 죽음, 패배, 덩케르크, 디에프를 의미한다.(The D of D-Day stands for doom, disaster, death, defeat, Dunkerque or Dieppe)”고 말한다.

베를린 공방전의 와중에도 방송을 계속했던 그녀는 1945년 독일이 항복하기 이틀 전인 1945년 5월 6일까지 방송을 했고 그녀는 독일점령지에 있던 실향민의 무리에 섞여 숨어지내는데 이런 그녀를 미국이 그냥 둘리는 만무해서 미국정부는 검사와 방첩대원을 파견하여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를 체포하도록 한다.

그러나 그녀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오랜 탐문 끝에 바바라(Barbara)란 가명을 쓰면서 숨어지내던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를 1946년 3월 15일에 체포하여 프랑크푸르트에 있던 미군기지(캠프 킹: Camp King)에 억류하였다가 1947년 1월 22일 미 법무부의 공식요청에 따라 미국으로 송환하여 1948년 8월 21일, 미국의 감옥에 수감하게 된다.

유죄판결을 받고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1961년 6월 10일에 가석방으로 석방되었던 밀드레드 길라스(Mildred Gillars)는 고향인 오하이오로 돌아가서 살다가 1988년 6월 25일 사망하였는데 못다 한 그녀의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한 번 하도록 할 생각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성 요셉 공동묘지(St. Joseph Cemetery)에 묻혀 있는 그녀의 무덤은 2차 대전 참전용사들로 둘러싸여 있다고 하는 것인데 약혼자의 말을 뿌리치지 못해 독일에 남기로 결정하고, 곧이은 약혼자의 전사, 방송국 상급자와의 불륜, 소련군에 의한 강간, 도피, 체포와 재판, 그리고 투옥, 석방 후 암의 발병으로 사망하게 된 그녀의 이야기는 분명 영화의 소재로는 좋은 것일지 몰라도 한 인간으로서의 삶은 결코 행복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으며 그녀의 이야기는 책으로도 발간되어 아마존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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