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영국해군의 잠수함은 왜 해적기를 게양했을까?

이미지 출처: 플리커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과 대퇴골 아래, 용맹을 상징하는 칼을 그려 넣은 해적기 졸리 로저(Jolly Roger)를 군에서 사용한 것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프리드리히 대왕(프리드리히 2세) 시절 프로이센의 제10(마그데부르크)검기병연대의 폰 루쉬(Von Ruesch) 대령이 지휘하는 병사들이 착용했던 모자에는 독일어로 해골을 뜻하는 토텐코프(Totenkopf)를 그려 넣었고, 나치 독일군이 사용한 것으로는 제3SS기갑사단 토텐코프의 휘장이 대표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군대에서는 해골문양의 휘장을 사용하였으며 에스토니아의 쿠페르야노프 보병대대는 1918년 이래로 해골을 휘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현대에 와서 가장 익숙한 것은 미해군의 VFA-103 비행중대의 별명인 졸리 로저스(Jolly Rogers)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백골부대로 불리는 대한민국 육군 제3보병사단일 것이다.

이처럼 해골문양을 군대의 상징으로 사용한 것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잠수함에서 졸리 로저(Jolly Roger)를 처음으로 사용한 기록은 영국해군이 가지고 있다.

1901년 영국해군이 최초의 잠수함인 HMS Holland 1을 운용하였을 때, 아서 윌슨(Arthur Wilson)제독은 잠수함을 가리켜 “은밀하고 불공평하며 영국식이 아닌 무기”라고 혹평하면서 “적국의 잠수함 승무원들은 해적들을 처형하던 것처럼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은 HMS Holland 3

신사의 나라 영국은 전쟁에서도 기사도를 발휘해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영국해군의 잠수함 승조원들 또한 해적과 같은 취급을 당해야 한다는 말이었기 때문에 겉으로 표현하지는 못했겠지만 영국해군의 잠수함 승조원들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을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4년 9월 13일, 맥스 호튼(Max Horton) 함장이 지휘하던 영국해군의 잠수함 HMS E9는 독일의 순양함 SMS Hela를 격침시키고 이어서 10월 6일에는 구축함 SMS S-116을 침몰시켰는데 이것은 영국해군 잠수함 최초의 승전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맥스 호튼(Max Horton) 함장의 가슴속에는 잠수함 승조원들을 해적에 비유한 아서 윌슨(Arthur Wilson) 제독에 대한 불만이 깊이 자리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작전을 마치고 귀환하면서 맥스 호튼(Max Horton) 함장은 부하들에게 졸리 로저 (Jolly Roger)를 만들 것을 지시했고 해적기를 게양한 채로 입항하였는데 이것이 전통이 되어 영국해군의 잠수함의 상징이 되었던 것이다.

이 전통은 이어져 제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했던 HMS Utmost의 사진이 널리 알려졌는데 졸리 로저 (Jolly Roger)에 그려 넣은 기호는 저마다 고유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막대 모양은 어뢰공격을 뜻하는 것으로 붉은색은 군함을, 흰색은 상선을, 검은색은 U보트를 격침시켰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며 HMS Utmost호의 승조원들이 들고 있는 해적기에 새겨진 단검은 작전명 ‘망토와 단검’을 통해서 8척을 침몰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오른쪽 제일 아래에 있는 구명튜브는 1척을 구조했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은 2차 대전 당시 연합국으로 참전한 나라들에도 전해져 폴란드의 잠수함들도 졸리 로저 (Jolly Roger)를 게양하였다.

한편 영국해군의 잠수함이 졸리 로저 (Jolly Roger)를 게양한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1982년에 일어났던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이었는데 전쟁 당시 영국의 원자력잠수함 HMS 컨커러(HMS Conqueror)가 아르헨티나의 순양함 헤네랄 벨그라노(ARA General Belgrano)를 격침시킨 다음 해적기를 게양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영국의 이익을 앞세워 시작했던 전쟁으로 인해 아르헨티나인은 모두 649명이 전사하였고 영국해군의 잠수함 공격으로 인해 전사한 숫자는 민간인 2명을 포함한 323명으로 전체 전사자의 절반 가까이나 되었다.

그리고 헤네랄 벨그라노(ARA General Belgrano)에 타고 있던 승무원들 중 772명은 아르헨티나의 해군과 인근을 항해하던 칠레 해군에 의해서 구조되었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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