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어대전(번역)

아이작 월턴과 조어대전-셰익스피어와 클레오파트라

아이작 월턴(Izaak Walton)의 ‘The Compleat Angler’는 출판된 지 300년이 훨씬 지난 책이기 때문에 지금의 시각으로 볼 때는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본문의 내용 중에서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금어기(fence months)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연어가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오는 3, 4, 5월을 말합니다.”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은 오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3월~5월은 연어의 산란기가 아니란 점이 그것이다. 물론 아주 드물게는 3월에 산란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4월과 5월에 산란하는 연어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이런 오류는 350여 년 전의 낚시인이 정확히 모를 수도 있다고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이런 부분까지 지금처럼 발달한 과학 수준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아마도 아이작 월턴(Izaak Walton)의 ‘The Compleat Angler’는 문학서로만 가치를 지니게 되지 않을까?

또한 그가 했던 낚시방법을 보면 과연 저렇게 채비를 운용하고도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 또한 지금의 시각으로 해석하려 든다면 번역서보다는 차라리 비평서(批評書)를 내는 것이 나을 것이란 생각이다.

오늘도 서론이 길어졌는데 오늘의 주제인 셰익스피어와 클레오파트라의 얘기에 집중해보도록 하자.

아이작 월턴(Izaak Walton)은 ‘The Compleat Angler’에서 클레오파트라에 대하여 두 번을 언급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낚시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Antony and Cleopatra)의 2막 5장에 나오기도 한다.

아이작이 썼던 원문을 보면 “And he that reads Plutarch shall find that angling was not contemptible in the days of Mark Antony and Cleopatra.”라고 적고 있는데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도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시대에도 낚시는 천한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고 번역할 수 있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나오는 클레오파트라의 낚시하는 모습은 FTV의 다큐멘터리 ‘호모 하미오타-인류와 낚시’ 2부에서도 소개가 되고 있는데 아이작 월튼의 조어대전과, 아마도 국내에서는 본인이 최초로 번역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줄리아나 버너스 수녀의 책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기 때문에 낚시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의 시청을 권한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의 원래 제목은 대비열전(對比列傳)으로 라틴어로 비테 파랄렐레(Vitae Parallelae)가 원제(原題)인데 그 이유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유명인들을 2명씩 서로 비교하면서 적었기 때문이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나오는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의 낚시하는 모습은 대략 아래와 같다.

어느 날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를 그녀의 배에 태우고 작은 어선들을 동반하여 나일강으로 낚시를 하러 나갔다. 이전에도 그녀와 낚시를 하면서 조과가 신통찮았던 안토니우스는 어부들에게 돈을 주고 물속으로 잠수하여 자신의 낚싯바늘에 물고기를 걸도록 시켰다.

클레오파트라는 이 모든 것을 알아차렸지만 모른 척하면서, 겉으로는 크게 감탄하며 내일은 훨씬 많이 잡을 것이라고 말하고는 모든 사람들을 다시 초대했다.

그리고 다음날 클레오파트라는 하인들에게 명령하여 안토니우스의 낚싯바늘에 소금에 절인 생선을 걸도록 하였다.

이런 것을 몰랐던 안토니우스는 그날도 자신 있게 낚싯대를 올렸으나 걸려온 물고기는 소금에 절인 것이었으니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꽤나 고생했을 것이 분명하다.

모멸감을 느꼈을 안토니우스를 달래기 위해서 클레오파트라는 “낚시는 가난한 이집트인에게 맡기십시오. 당신이 낚을 것은 많은 도시와 국가와 대륙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위와 같은 내용을 책에서 읽었던 아이작 월턴은 ‘The Compleat Angler’에서 이를 인용했던 것이며 마찬가지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읽었던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그의 비극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의 2막 5장에서 아래와 같이 표현하고 있다.

클레오파트라:

And when good will is show’d, though’t come

too short,

The actor may plead pardon. I’ll none now:1060

Give me mine angle; we’ll to the river: there,

My music playing far off, I will betray

Tawny-finn’d fishes; my bended hook shall pierce

Their slimy jaws; and, as I draw them up,

I’ll think them every one an Antony,

And say ‘Ah, ha! you’re caught.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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