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패류상식

신선한 갈치를 고르는 방법

바다낚시를 다녀와서 잡은 물고기들을 이웃들과 나눌 때, 가장 인기가 높은 어종은 단연코 갈치를 꼽을 수 있으며, 또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의 하나로 신선한 갈치는 어떻게 고르는가 하는 것이 있다.

그러나 솔직하게 말하자면 신선한 갈치를 고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무엇을 보고서 판단한다고는 말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인터넷을 보면 언론의 기사들뿐만 아니라 블로거들은 신선한 갈치를 선택하는 방법으로 피부의 윤기, 눈의 맑기, 아가미의 색깔 등을 가장 많이 거론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갈치를 한 번이라도 직접 잡아보았거나 얼마나 많이 갈치를 손질해본 경험들이 있는지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신선한 갈치를 고르는 방법은 위에서 언급한 3가지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토막 내어 판매하는 갈치는 저런 방법으로는 결코 신선도를 판단할 수가 없다는 점 때문에 저렇게 갈치의 신선도를 판단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근거가 궁금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렵기는 하지만 조금이라도 신선한 갈치는 어떻게 고르는 것이 좋은지, 신선한 갈치를 고르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것이 아닌 이유는 무엇인지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생물갈치를 구매할 때 갈치의 눈을 보고 신선도를 판단하는 것은 맞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일일이 갈치의 눈을 점검하고 구매하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리고 조명 아래에서 보는 갈치의 눈은 자연광 상태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이 또한 정확한 방법이라고는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한 번쯤 점검하는 것은 좋다고 본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갈치 표피의 광택으로 선도를 판단하는 방법은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도 하면서 가장 크게 오류를 가지고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갈치를 잡는 방법으로는 제주은갈치로 대표되는 것과 같이 낚시로 잡는 것과 저인망과 같은 그물을 이용하여 잡는 방법이 있는데, 어떻게 잡는지 하는 방법에 따라 갈치 표피의 광택은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표피의 광택만으로 신선도를 판단하는 것은 정확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갈치 피부에서 은색 빛을 내는 물질은 구아닌이라고 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열에 용해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오래도록 갈치를 손에 쥐고 있으면 손에 녹아 붙는데 이처럼 녹게 되면 광택을 잃게 된다는 점 때문에 신선도를 판단하는 주요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래의 사진을 보면 낚시로 잡은 갈치는 구아닌의 손상이 적기 때문에 갓 잡은 상태의 갈치들은 영롱한 빛을 내지만, 그물로 갓 잡아올린 갈치들은 잡은 즉시의 상태에서도 피부에 손상이 와서 광택이 적음을 알 수 있다.

낚시로 잡은 갈치

그물로 잡은 갈치

즉, 갈치의 구아닌이 내는 광택은 어떤 방법으로 잡은 갈치인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낚시로 잡은 갈치라고 할지라도 보관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표피의 광택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는데, 낚시로 잡은 갈치를 보관하는 과정에서 해수얼음이 아닌 민물로 만든 얼음을 사용하거나 얼음이 직접 갈치에 닿게 되면 사진과 같이 빛을 잃기 때문에 이런 점도 감안하여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얼음과 물에 닿은 갈치의 표피

이와 같이 낚시로 잡은 갈치라고 할지라도 보관방법에 따라서도 상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어떤 것이 신선한 갈치라고는 말할 수 없을지라도 갈치 표피의 광택으로 신선도를 판단하는 것은 중요한 방법이 됨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판단하기가 어려운 것이 토막으로 판매하는 갈치인데 이런 경우에는 눌러 보고 탄력이 있는 것을 고른다는 사람도 있지만 비닐랩으로 포장된 상태에서 갈치의 탄력을 판단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그저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낚시로 잡은 제주은갈치라면 아래와 같이 윤택은 적더라도 표피의 구아닌이 손상이 없다는 것으로 제주산이라는 것을 믿을 수 있다는 정도가 아닐까?

물론, 토막갈치가 아닌 생물갈치라면 갈치의 눈빛과 아가미의 색깔 및 피부의 윤기를 보고서 갈치의 신선도를 판단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다양한 변수들이 있고, 흔히들 말하는 갈치의 신선도를 판단하는 방법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갈치의 원산지를 의심하지 않고, 신선도를 신뢰할 수 있는 유통체계가 확립되는 것이 더 좋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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