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피닝 릴의 크기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 번수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예전에 “스피닝릴의 모델명은 무엇을 나타내는가?”와 “스피닝 릴의 기본적 이해 및 시마노와 다이와 릴의 번수 비교”란 글을 통해서 스피닝 릴의 크기와 기능을 나타내는 표기에 대하여 알아보았으나 크기를 나타내는 번수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이것을 알아볼까 한다.

스피닝 릴의 크기를 결정짓는 부위로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 첫 번째가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제인 스풀의 크기를 표시하는 번수이고 두 번째가 바디의 크기를 나타내는 것이다.

번수(番手)는 많은 낚시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한자표기에 숫자(數)가 아닌 손(手)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 의미는 실의 굵기를 나타내는 단위인 번수(yarn number)를 말하는 것으로 스풀에 감을 수 있는 라인의 양을 말하는 것으로 통용되고 있다.

낚시용품 가운데에서도 특히 스피닝 릴의 경우에는 오래도록 일본제품이 국내시장을 지배하다시피 하는 바람에 번수란 용어가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고 번수의 크기에 따라 대략적인 릴의 크기와 무게를 판단하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릴의 스풀에 어떤 굵기의 낚싯줄을 얼마나 감을 수 있는지를 뜻하는 번수는 영어로는 라인을 감을 수 있는 용량(Capacity)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공통된 기준이 없이 각 업체마다 각각의 기준에 따라 모델을 만들고 있다.

스풀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스풀의 직경이 커짐으로써 감을 수 있는 낚싯줄의 양이 늘어나는 것에 따라 붙여진 릴의 번수(番手)는 정확하게 보자면 각 업체들의 제품 관리번호 정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례를 들어 보면 시마노에서 만든 최초의 스피닝 릴이라고 하는 덕스(DUX)는 처음에는 모델명에 10, 15, 20, 30과 같이 두 자리의 숫자를 넣어 그 크기를 구분하다가 나중에 4자리 숫자를 표기하는 것이 정착되었다.

 

 

시마노 스퀘어에 전시되어 있는 덕스 1500

 

시마노는 스풀에 감기는 라인의 양을 100m를 기준으로 하다가 최근에 오면서 150m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일반화 되었는데 다이와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편 다이와는 새로운 LT개념의 릴을 출시하면서 스풀의 직경이 시마노 제품과 한층 더 가깝게 됨으로써 더욱더 국내 낚시인들은 번수에 대한 고정관념이 심화되는 현상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다이와 릴의 경우에는 4자리 숫자가 번수를 나타내고 뒤의 0이 아닌 2자리 숫자는 몇 파운드의 나일론 라인이 100m가 감기는지를 나타내었으나 새로운 LT릴에서는 이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제 결론을 내려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스피닝 릴의 번수(番手)는 스풀의 직경에 따라 감기는 낚싯줄의 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많은 낚시인들이 1000번 2000번 3000번이라고 부르는 것은 특히 일본 시마노에서 붙인 것에서부터 비롯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데 앞으로는 무게와 감을 수 있는 양으로 크기를 판단하는 습관을 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마노와 다이와 릴의 번수 비교

나일론 라인
권사량
시마노
다이와
lb
m
번수
번수
1.5
6
130
1000
1500
2
8
150
2000
2000
2.5
10
150
2500
3
12
150
3000
2500
4
16
150
4000
3000
5
20
150
5000
3500
6
24
150
6000
4000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제품의 기준을 알기 쉽고 편리하도록 만드는 것이 기업들이 해야 하는 노력임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거론한 일본의 양사는 이와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시마노의 경우에는 며칠 전 “시마노 루어로드의 제원표기 제대로 이해하기”란 글을 통해서도 지적한 바가 있었다.

일본의 낚시용품업체에서 제품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관리번호와도 같은 숫자인 번수의 개념이 국내 낚시용품시장과 낚시인들 사이에 너무도 뿌리 깊게 박혀있는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의 릴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데에도 애로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