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불매운동의 영향으로 많은 낚시인들이 일제 스피닝 릴을 대신할 제품을 찾으려는 모습은 그리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가 있으나 아쉽게도 제품군이 다양하지 못해서 낚시인들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 “비싼 릴일수록 좋은 것일까?”란 글을 통해 가장 좋은 릴은 사용하는 본인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이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업체들의 지나친 광고에 현혹되지 않는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해본다.
비단 릴뿐 아니라 각종 로드들을 보면 최고의 기술, 독자적인 기술, 운운하면서 전문가들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들을 현란한 포샵기술을 동원하여 포장하고 있는 것을 아주 쉽게 볼 수가 있다.
지금부터 얘기하는 스피닝 릴의 릴풋과 스풀의 중심, 즉 메인샤프트의 중심과는 일정한 각도를 형성하도록 만드는 것은 70년 정도 이어져오는 불문율과도 같은 노하우요 제작방법이다.
원투낚시를 비롯한 대형 스피닝 릴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스피닝 릴들은 릴풋과 수평선을 긋고, 메인샤프트의 중심을 통과하는 직선을 그으면 아래의 사진과 같이 일정한 각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보통 2°~4.5°를 이루도록 제작되고 있다.
이번에는 릴 본체의 가장 뒤쪽에서 바닥으로 수직선을 긋고, 이어서 메인샤프트의 끝에서 바닥과 수직선을 그은 다음 릴풋과 일직선을 이루는 선과 메인샤프트의 중앙을 지나는 선과의 차이를 보면 이것은 그림에서 A-B가 되는데 이 수치는 통상적으로 6㎜~13㎜를 이루며 평균 10㎜가 되도록 제조업체들은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각도와 길이의 차이는 가이드와 로드를 생산하는 업체에도 아주 중요한 사항으로 각도가 1°가 달라지면 가이드는 10㎝를 이동시켜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가장 비싸게 팔리며 가장 좋다고들 하는 제품을 보면 이런 상식과 일반적인 제작 노하우를 완전히 뒤집어버리는 슈퍼울트라 테크놀로지를 구현했음을 알 수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낚시인들은 알지 못한다.
사실 가장 비싸다는 모델도 2010년을 중심으로 그 이전에는 다른 업체의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릴풋과 메인샤프트가 일정한 각도를 이루도록 제작되었었는데 정확하게 201?년 모델(혹시라도 해당연도의 모델을 가진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갈까봐 정확한 연도는 공개하지 않았다.)은 이런 각도를 무시하고 릴풋과 메인샤프트가 수평이 되도록 만들어 출시하였다.
물론 그때도 최고의 기술 운운하면서 광고를 했음은 물론인데, 그 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다시 각도를 형성한 제품들을 내놓기 시작하였다.
불과 10년도 되지 않은 일이지만 릴풋과 메인샤프트가 각을 형성하는 것이 좋은지, 수평을 이루는 것이 좋은지도 모르고 제품을 생산했으면서도 당시에 최고의 기술력이라고 광고한 것은, 다시 말하면 “우리는 기본도 모르는 회사로, 우리가 하는 광고는 과장되었을 수 있습니다!”고 실토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기술은 상대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각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인 릴링감과 같이 크게 믿을 바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조금은 비약이 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이 많지 않은 낚시인들은 릴을 구입할 때 업체에서 제공하는 편집된 이미지에 혹하지 말고 얼마나 쉬운 말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놓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품질에 자신 있으면 소비자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표현을 사용하여 우수한 것처럼 포장하는 행위는 결코 하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