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으로부터 스피닝릴의 핸들이 무겁게 느껴지다가 갑자기 돌아가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고 제가 가장 먼저 한 질문은 “혹시, 릴이 시마노 것 아닙니까?” 하는 것이었는데 예상대로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스피닝 릴의 핸들이 무겁거나 돌아가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시마노에서 나타나는 이유는 대부분이 지금 말씀드리는 프릭션링으로 인해서 일어납니다.
시마노의 부품도를 보면 후리쿠숀린구(フリクションリング)라고 표기되어 있는 것이 그것으로 영어로는 프릭션 링(friction ring)이라고 합니다.
시마노 스피닝릴은 캐스팅할 때 진동을 흡수하고, 오토 리턴 기능을 수행할 때는 우치게리레버란 부품에 마찰이 가해져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프릭션링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열화가 잘 일어난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단순히 연결이 잘못되어도 핸들이 뻑뻑하게 느껴지거나 돌지 않을 수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지금 보시는 것처럼 녹아버린 경우가 많죠.
고무 재질의 프릭션링이 녹으면 핸들이 돌아가지 않는 것은 필연적인데, 시마노에서는 이런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한때는 조금 덜 녹는다는 파란색의 프릭션링으로 변경하는 것 같기도 했으나 16 뱅퀴쉬 뿐 아니라 20 뱅퀴쉬를 보면 다시 예전과 같은 검정색 고무재질로 된 것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초보자분들보다는 릴을 직접 분해·정비하시는 분들에게서 더 많이 일어나며 그 원인은 오일과 그리스의 과도한 사용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집에서 사용하는 고무장갑이 녹는 이유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스피닝릴을 분해·점검하시는 경우 에스테르계 오일과 그리스는 고무를 팽창시키고 PAO 오일(Poly Alpha Olefins)은 고무를 수축시키므로 어떤 경우든 오일과 그리스가 프릭션링에 묻지 않도록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프릭션링에 변형이 오거나 녹아버린 경우에는 분해를 하면 지금 보시는 것과 같은데 약간 더하고 덜하고의 차이만 있을 뿐으로 부품을 교체해주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프릭션링에 변형이 오거나 녹게 되면 스피닝릴의 기능 중 하나인 오토리턴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증상은 흔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니 너무 염려하실 필요는 없다고 하겠으나 오일과 그리스를 도포할 때 조금만 신경을 기울이시는 것이 좋으며, 분해·점검하실 때에 한 번씩 깨끗하게 닦아주기만 해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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