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낚시

수온 변화가 배스에 미치는 영향

많은 배스 낚시인들은 어느 정도의 수온에서 배스의 입질이 가장 활발한지를 궁금해한다. 그리고 이것은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어종을 불문하고 궁금해하는 사항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과학자들의 연구논문을 바탕으로 수온이 큰입배스(이하 배스라고 하며 작은입배스와 구별해야 할 때에만 큰입배스로 부르기로 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수온이 배스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어 행동범위가 줄어들고 먹이활동이 감소하게 됨으로써 조과가 떨어지고 캐치 앤드 릴리스 후의 생존율도 함께 떨어진다고 하는 것이 낚시인들과 가장 밀접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수온의 변화를 얼마나 민감하게 감지하는가 하는 것은 어종에 따라 다르며 이것을 일컬어 온도차이(溫度差異) 감각의 역치라고 부르는데 역치(閾値: threshold value)란 생물이 외부환경의 변화, 즉 자극에 대해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의 세기를 말한다.

따라서 온도차이(溫度差異) 감각의 역치라고 하는 것은 온도변화가 어느 정도일 때 행동에 변화를 보이는가를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1957년 존 바르다치(John E. Bardach)가 발표한 “미국 민물고기의 수온에 대한 민감도(The Temperature Sensitivity of Some American Freshwater Fishes)”란 논문을 보면 물고기의 한계는 0.03℃~0.25℃로써 인간의 0.03℃~0.09℃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만 물고기들은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수온의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수온변화가 배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가장 큰 연구는 1970년대에 미국에서 있었던 것으로 지금도 많은 학자들에 의해 당시의 연구결과가 인용되고 있기도 한 미국의 오크 리지 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에서 수행한 연구가 그것이다.

연구목적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수가 배스의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히는 것으로써 텍사스주의 알코아 호(Alcoa Lake) 근처에 있는 5개의 호수에서 비교조사한 결과를 1975년에 심포지엄을 통해 발표하고 출판했던 “발전소 영향평가의 요인으로서의 어류의 수온 선택(Temperature selection by fish-A factor in power-plant impact assessments)”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의 발표에 의하면 배스는 수온이 5℃ 이하에서는 먹이활동을 멈추고 수온이 10~20℃ 사이에서는 활동이 급증하며 27℃에서 최고에 달한다고 결론짓고 있다. 그러나 배스의 먹이활동에 관한 수조실험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오크 리지 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의 결론에 이론을 제기하는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지원으로 이탈리아의 헤이딩거(Heidinger R.C) 교수가 발표한 “큰입배스의 생물학적 개요(Synopsis of biological data on the largemouth bass Micropterus salmoides (Lacepede) 1802.)”란 논문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오크 리지 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의 결론처럼 배스 1마리가 일주일에 황어 4.1마리만 먹는다는 것은 부족하며 배스 성어의 경우에는 일주일 동안 올챙이를 먹이로 삼을 때는 자기 체중의 8%를, 물고기를 먹을 때는 체중의 4% 정도를 먹으므로 체중 1㎏의 배스는 1주일에 300g에 가까운 먹이를 섭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크 리지 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의 연구내용 중에는 지금까지 큰 이론이 없으며 낚시인들에게 좋은 참고가 될만한 것이 있는데 수온이 27℃ 이상이 되면 배스는 먹이활동을 멈추어 위가 비어 있었고 저수온기에는 작은 먹잇감을 주로 먹는다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런 내용은 그 이전인 1970년에 로이드 라이트(Lloyd D. Wright) 박사가 “큰입배스가 먹잇감으로 선호하는 크기(Forage Size Preference of the Largemouth Bass)”란 논문을 통해 동일한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연구보다 배서들에게 더 유용한 연구는 아마도 아래에 소개하는 것들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첫 번째는 미국 네브라스카 대학교의 생물학교수인 알란 콜로크(Alan S. Kolok)가 쓴 “큰입배스 치어의 수영능력과 형태학과 생리학적 상관관계(Morphological and physiological correlates with swimming performance in juvenile largemouth bass)”란 제목의 논문으로 이 논문에 의하면 재빠른 움직임을 하도록 해주는 백근(白筋) 이 발달한 배스 치어는 초당 자기 몸길이의 4배 정도를 이동하는 최고속도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알란 콜로크(Alan S. Kolok) 교수는 물이 흐르도록 만든 지름 7.7㎝, 길이 55㎝의 수조에 배스 치어를 넣고 관찰한 결과 22℃의 수온에서는 몸길이의 3.84배, 11℃에서는 3.01배를 헤엄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하는데 비록 수조 안에서의 실험이라고는 해도 배스의 수영속도가 수온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규명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캐나다 퀸즈대학교 생물학연구소(QUBS: Queen’s University Biological Station)는 자체 보유한 인공호수에서의 실험에서 11월부터 4월까지의 저수온기에는 배스의 최고 수영속도가 떨어지는 것을 관찰한 것을 비롯하여 많은 연구들이 저수온기의 배스의 움직임이 떨어진다는 것을 발표하였다.(이런 정도는 배서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그러나 한 가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수온 외에도 배스가 활동하는 수심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용존산소량(DO: Dissolved Oxygen)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여름철의 호수는 표면의 수온은 높고 저층은 수온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처럼 갑자기 수직으로 수온이 변하는 층을 수온약층(Thermocline)이라고 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배서들은 알고 있겠지만 수온약층(Thermocline)은 용존산소약층이기도 하다는 것을 함께 기억해두면 좋을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여름철 수심 2.5미터에서 수온약층이 형성되었고 표층의 수온은 33.1℃, 저층의 수온은 14.1℃를 보이고 있었지만 배스들은 수온이 25~27℃를 이루고 있는 수목의 그림자가 있는 곳에 몰렸으며 수온이 28℃ 이상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에는 근접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의 용존산소는 저층에서 0.2㎎/l, 표층에서 10.8㎎/l을 나타내었으나 배스들은 6㎎~8㎎/l의 농도를 이루고 있는 수심층에서 많이 활동하였다고 하며 저층과 표층의 물이 섞여 약층이 사라지게 되면 호수 전체에서 고루 활동하였다고 한다.

한편 온도변화에 따른 생물학적 변화를 나타내는 온도계수(temperature coefficient)인 Q10이란 것이 있는데 이것은 예를 들어, 온도계수인 Q10이 2라고 하면 온도가 10℃ 오르내림에 따라 동물의 활성도는 2배 또는 절반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온도계수(temperature coefficient)도 심장의 움직임을 지표로 하는지 호흡수를 지표로 하는지에 따라 그 값은 달라지는데 심장의 움직임으로만 본다면 배스는 평균 1.1~1.53의 온도계수를 기록하여 무지개송어의 온도계수 2.07에 비해 크게는 절반 밖에 되지 않음을 알 수 있으며 이것은 다시 말해서 배스는 우리의 생각보다는 수온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어종이란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인간에 비해 온도에 반응하는 민감도가 낮다고 하더라도 배스는 수온변화에 반응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수온을 어떻게 측정하는지에 따라서 조과는 좌우되게 된다.

가시광선의 95%는 수면 아래로 들어가 온도를 높이게 되지만 호숫가의 가장자리에 나무가 있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주변의 수온은 낮아지게 되는데 1997년 뉴질랜드의 흐름이 완만한 소하천에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소하천에서 그림자가 수온에 미치는 영향 예측(Predicting the effects of shade on water temperature in small streams)”이란 제목의 논문은 그림자가 진 강변의 수온은 평균 3~4℃가 낮았다고 한다.

또한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채석장 호수에 서식하는 큰입배스의 이동과 서식지 선정(Movement and Habitat Selection of Largemouth Bass in a Florida Steep-sided Quarry Lake”이란 제목의 논문은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배스는 수초가 무성한 곳이나 침목이 있어 그림자가 형성된 곳을 선호하며 기슭이 노출되고 그림자가 지지 않은 지역은 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참고로 위의 논문에 대한 주석을 하나만 덧붙이자면 제목에 있는 Quarry Lake는 캐나다에 있는 쿼리 호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채굴작업을 통해 채석장을 파낸 다음에 형성된 호수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오늘 포스팅의 결론을 맺어본다면 짧게 봐도 50년 이상에 걸친 수온변화에 따른 배스의 움직임에 대한 연구결과는 아직도 실험에 사용된 데이터와 결과는 현실과는 괴리를 보인다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수온과 물고기의 관계는 미지의 영역이란 점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연으로부터 한없는 겸손함을 배우게 된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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