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낚시관련

수온이 내려가면 물고기들의 활동은 어떻게 변할까?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기 시작한 날씨는 머잖아 낚시 시즌의 종료를 알리는 추운 겨울이 다가올 것을 느끼게 한다.

추위와 싸우면서 낚시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겨울철에 낚시를 많이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물고기들의 활성도 또한 내려가서 조과가 좋지 않다는 것도 겨울철에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지 않는 이유이다.

겨울에는 물고기들의 활성도가 떨어진다든지 저수온에서는 먹이활동을 잘 하지 않는다든지 하는 등의 말이 사실이라면 저수온기에는 어떻게 해야 조과를 올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런 의문에 대해 과학자들은 이미 많은 연구결과들을 발표하고 있고, 그 중의 많은 논문들은 누구나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는데, 오늘은 저수온기에는 물고기들이 주간에 먹이활동을 하는지 야간에 주로 먹이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영국의 어류학자 닐 프레이저(Neil H. C. Fraser)가 쓴 논문을 바탕으로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원문: Temperature-Dependent Switch between Diurnal and Nocturnal Foraging in Salmon

유럽의 하천에서 낚시인들의 주요한 대상어종인 대서양연어(Salmo salar)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잘 잡히지만 겨울이 되면 거의 잡히지 않는데, 이에 대해서 유럽의 낚시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겨울철에 수온이 내려가면 대서양연어의 활성도가 떨어져 먹이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기 때문에 잘 잡히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라고 한다.

 

닐 프레이저(Neil H. C. Fraser)는 바로 이 점이 사실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야생에서 채집한 연어를 사육하면서 그 변화를 관찰했는데, 스코틀랜드의 아몬드 강(River Almond)에서 몸길이가 대략 9㎝ 정도인 대서양연어의 치어 20마리를 포획하고 지름 1미터의 원형수조 바닥에 은신할 수 있는 구조물을 설치한 다음 행동을 관찰하였다.

 

또한 자연환경에서는 계절이 변함에 따라 수온과 함께 낮의 길이도 변하지만 실험에서는 오직 수온이 미치는 영향만을 관찰하기 위해서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인공조명을 비추어 낮의 길이가 일정하도록 유지하고 수온만을 2℃~18.5℃로 바꾸면서 온도에 따라 언제 먹이활동을 하는지를 관찰하였다고 한다.

우선 대서양연어 치어들의 활동성을 관찰한 결과를 보면 수온이 낮을수록 은신처에서 나와 야간에 주로 활동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는데 주간과 야간에 각 4회씩 1회에 10분간 관찰한 결과는 수온이 높을 때(8.1℃~18.5℃)는 낮과 밤의 활동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저수온(2.0℃~8.0℃)에서는 낮의 활동은 크게 감소하는데 반해 야간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즉 수온이 높을 때는 주간과 야간의 활동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수온이 낮을 때에는 주간과 야간의 활동이 큰 차이를 보였는데 이것은 추울수록 야간에 낚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우울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아래 그림의 왼쪽(A)은 대서양연어 치어들의 움직임을 매일 관찰한 결과를 집계한 것으로 수온이 낮아질수록 주간에 활동하는 개체수가 감소하고 야간에 활동하는 개체수가 증가하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편 오른쪽 그림(B)을 보면 현지의 여름철 기온에 해당하는 18℃ 정도에서는 주간과 야간에 활동하는 것이 거의 비슷했으나 겨울에 해당하는 2℃에서는 야간에 활동하는 개체수가 주간에 비해 4배나 높은 것이 관찰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수온이 높을수록 주간의 활동이 증가하고 수온이 낮아질수록 야행성으로 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아래의 그림은 수온과 먹이활동의 횟수를 관찰한 것으로 왼쪽 그림(A)을 보면 수온이 높아질수록 주간의 먹이활동 횟수도 증가하지만 야간의 먹이활동은 수온에 관계없이 거의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른쪽 그림(B)은 동일한 수온에서 낮과 밤 어느 쪽이 먹이활동의 비중이 높은지를 관찰한 결과로써 수온이 낮을수록 야간의 먹이활동이 증가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의 결과를 놓고 보면 봄부터 가을까지의 낚시방법과 동일하게 해서는 겨울철에 대서양연어를 잡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겨울철에 낚시를 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역적인 차이로 인한 서식환경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데 대서양연어들을 비롯한 많은 물고기들은 수온이 내려감에 따라 근육의 온도도 떨어져 운동력이 현저히 감소하게 되는데 비해 이들의 천적인 조류(鳥類)들은 겨울철에도 활발하게 움직이므로 천적을 피하기 위해서도 주간보다는 야간의 활동이 더 활발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연어를 비롯한 송어와 같은 어종들은 겨울이 되면 눈의 망막에 있는 시세포의 조성이 변해 야간에 빛에 대한 반응이 더 민감해지는 생리적인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것도 겨울에는 주로 야간에 먹이활동을 많이 하는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라고 닐 프레이저(Neil H. C. Fraser)는 밝히고 있다.

끝으로 낚시인들이 이 논문을 보고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을 살펴보면 수온이 내려갈수록 물고기들이 밤에 주로 활동한다고 해서 밤낚시가 더 좋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닐 프레이저(Neil H. C. Fraser)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저수온기의 주간에는 치어들이 몸길이 3배 정도에 달하는 30㎝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먹이도 섭취하는 것에 비해서 야간에는 아주 가까이까지 오기 전에는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도 겨울철에는 코앞에까지 미끼를 가져다 놓아도 입질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일수록 공략할 포인트에 정확히 캐스팅할 수 있는 실력의 배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논문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자료를 무료로 공개해주는 닐 프레이저(Neil H. C. Fraser)를 비롯한 수많은 과학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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