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 거리에서 저격에 성공한 세계기록 Top5 중에서 3위와 4위의 기록은 같은 부대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작성한 것입니다.

3위를 한 캐나다의 롭 펄롱(Rob Furlong)과 4위를 한 아론 페리(Arron Perry)는 2002년 부대 동료로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되어 작전명 아나콘다에 투입이 되었는데 그들은 McMillan Tac-50이란 대물(對物)저격총을 사용하여 각각 2,310미터와 2,430미터에서 저격에 성공하여 각각 세계 3위와 4위의 기록을 작성하였습니다.

참고: 최장거리 저격에 성공한 스나이퍼 Top5

도대체 어떤 부대이길래 2,000미터 이상의 먼 거리에 있는 표적을 정확히 명중시키는 저격수를, 그것도 세계적인 기록을 가진 사람을 둘씩이나 보유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제부터 그들의 부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통칭 약자인 PPCLI라고 불리는 그들이 속한 부대의 정식명칭은 패트리샤 공주의 캐나다 경보병연대(Princess Patricia’s Canadian Light Infantry)이며 기계화대대인 제1, 제2대대와 보병대대인 제3대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앨버타(Alberta) 주의 에드먼턴(Edmonton)에 본부를 두고 있는 캐나다 육군서부지역사령부(LFWA: Land Force Western Area) 소속의 The Loyal Edmonton연대가 예비대대로서의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부대의 이름에 패트리샤 공주라는 이름이 들어가게 된 것은 해밀턴 골트(Andrew Hamilton Gault)가 1914년 자비 10만 달러를 기부하여 부대를 창설할 당시 캐나다의 총독이었던 코노트 공작(Duke of Connaught and Strathearn)의 딸인 패트리샤 공주(빅토리아 여왕의 손녀)의 이름을 따서 만들게 되었기 때문이고 패트리샤 공주는 직접 연대의 깃발을 만들었다고 하며 죽을 때까지 명예연대장을 지냈다고 합니다.

※ 패트리샤 공주의 아버지 코노트 공작의 공식이름은 제1대 코넛과 스트래선 공작, 아서 왕자(Prince Arthur, Duke of Connaught and Strathearn)입니다.

연대기를 점검하는 패트리샤 공주

 

세계 3위와 4위의 기록을 수립한 롭 펄롱(Rob Furlong)과 아론 페리(Arron Perry)는 이렇게 만들어진 패트리샤 공주의 캐나다 경보병연대(Princess Patricia’s Canadian Light Infantry)의 제3대대 소속의 장병들입니다.

그런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파주에서 임진각까지의 성화봉송 구간에 벽안의 외국인들이 참가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데니스 무어(Dennis Moore)와 클로드 샤클랜드(Claude P.E. Charland)이었는데 아래 사진의 주인공인 데니스 무어(Dennis Moore)씨가 바로 PPCLI의 전직 부대원이었으며 클로드 샤클랜드(Claude P.E. Charland)씨는 왕립22연대 소속이었습니다.

 

그들은 왜 평창올림픽의 성화봉송 주자로 선택이 되었을까요? 그것은 예상하시는 것처럼 그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노병이었기 때문입니다.

1951년 4월 23일에서 25일까지 벌어진 가평전투에서 캐나다,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의 영연방군으로 편성된 제27보병여단의 일원이었던 PPCLI는 677고지를 중공군의 격렬한 공격에도 끝까지 방어하여 중부전선에서 유엔군이 돌파되는 것을 막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사진은 한국전쟁에서 PPCLI의 저격수로 활동했던 팝 휠러와 제이크 휠러 부자(父子)

 

그리고 한국전쟁에 참전하였던 캐나다 군인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얼어붙은 임진강에서 가졌던 아이스하키 경기를 재현하는 행사가 2018년 1월 19일 파주 율곡습지공원에서 열렸습니다.

이것은 “임진클래식(Imjin Hockey Classic)”이라고 명명되어 2013년 이후부터 매년 한국전쟁의 가평전투에 참전하였던 PPCLI와 왕립22연대가 친선경기를 가지고 있는 것을 한국에서 치룬 것인데 특히 이날의 행사에는 두 부대의 현역장병들이 선수로 참가하여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겼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나라 중에서 세 번째로 많은 2만 6천여 명의 병력을 파견한 캐나다군의 일원이었던 패트리샤 공주의 캐나다 경보병연대(Princess Patricia’s Canadian Light Infantry).

노병 데니스 무어(Dennis Moore)씨가 속했던 제2대대와 뛰어난 저격수를 보유한 제3대대는 모두 한국전쟁에 참가하기 위해서 창설되었습니다.

제2대대는 1950년 8월 15일에 창설되어 12월에 캐나다군으로서는 최초로 한국전쟁에 참가하였으며 1950년 11월 30일에 창설한 제3대대는 1952년 가을, 제2대대와 교체하여 전쟁에 참가 중이던 제1대대 병력과 교대함으로써 한국전쟁에 참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전쟁을 위하여 창설되었던 제3대대는 1954년 2월 8일 대대를 해체하고 병력은 제2대대 소속으로 재편이 되었고 1970년에 새롭게 제3대대가 창설되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스나이퍼를 보유한 PPCLI가 한국전쟁에 참가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며, 머나먼 타국에서 피 흘리며 숨져간 참전용사들의 명복을 빌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