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하고 있는 세계의 스피닝 릴 시리즈 3편의 제목을 “부활을 꿈꾸는 이탈리아”로 정했던 이유는 오늘 소개하는 알룩스(ALLUX)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 5년 전에 이 글을 쓴 뒤 2022년 겨울 알룩스는 코로나의 파도를 넘지 못하고 파산하고 말았다.

 

나는 일본 아베정권의 수출규제로 인한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국내 낚시용품시장이 일본제품의 독과점적인 지배하에 있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특정업체의 특정제품을 추천하는 것은 삼가고 있었는데 이제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견지하던 그 생각을 바꾸어, 일본의 낚시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소개하는 글들을 포스팅할 생각을 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오늘은 이탈리아의 알룩스(ALLUX)를 소개한다.

이탈리아의 알룩스(ALLUX)는 시리즈의 3편인 “부활을 꿈꾸는 이탈리아”와 7편인 “알체도와 미첼의 한 판 승부”에서 소개했던 알체도(Alcedo)로부터 역사가 시작된다.

1950년대 당시 세계에서 제일 가벼운 스피닝 릴이었던 알체도 마이크론(Alcedo Micron)을 생산했던 이탈리아의 알체도(Alcedo)는 스페인어나 영어식 발음으로 표기하여 알세도라고 적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앞으로도 알체도(Alcedo)로 표기토록 한다.

이탈리아에는 1929년 주께띠(Zucchetti)라는 회사를 필두로 모두 100여 개가 넘는 스피닝 릴 제조회사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알체도(Alcedo)와 잔지(Zangi), 그리고 까르젬(Cargem)의 3곳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알체도(Alcedo)와 잔지(Zangi)는 한 기업에 의해 함께 인수가 되는데 1972년에 잔지(Zangi)를, 1975년에 알체도(Alcedo)를 인수했던 콥테스(CopTes)가 바로 그곳이다.

회사이름인 콥테스(CopTes)는 콥트인(Coptes)과는 전혀 관계가 없고 창업자인 코폴라 지오바니(Coppola Giovanni)와 테사 실비오(Tessa Silvio)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알체도(Alcedo)보다 먼저 잔지(Zangi)를 인수했던 콥테스(CopTes)는 잔지(Zangi)에서 생산하던 스피닝 릴들을 계속해서 제작하였는데 잔지(Zangi)의 특징 중의 하나는 짙은 회색의 바디에 파란색의 로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중에 생산된 펠리칸 시리즈부터는 검정색에 가까운 짙은 회색의 바디에 크림색의 로터로 색상을 바꾸었는데 이런 추세는 1975년 인수했던 알체도(Alcedo)의 모델에도 적용되었다.

 

인수된 후에 생산된 알체도 마이크론(Alcedo Micron)

 

여기서 잠깐 한 가지만 알아보고 넘어가도록 하자.

1950년대 당시 세계 최경량의 스피닝 릴이었던 알체도 마이크론(Alcedo Micron)의 기어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누구는 1: 3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1: 5라고도 하는데 최초로 생산되었던 알체도 마이크론(Alcedo Micron)의 기어비는 1: 3이었으며 두 번째 버전인 넘버2에서는 1: 3.5로 바뀌었다가 콥테스(CopTes)에 인수된 이후에 생산되었던 모델부터 색깔도 바뀌고 기어비도 1: 5.2로 변경되었다.

콥테스(CopTes)의 창업자였던 코폴라 지오바니(Coppola Giovanni)는 2018년에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알체도(Alcedo)의 기술력은 이전에 인수했던 잔지(Zangi)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다.”고 밝혔는데 이처럼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알체도(Alcedo)는 안젤로 로벨로(Angelo Rovello)가 경영하는 이탈리아 피싱(Italia Fishing)에 의해 2002년에 인수되게 된다.

그리고 안젤로 로벨로(Angelo Rovello)는 알체도(Alcedo)의 명맥을 이어나가면서도 축적된 알체도(Alcedo)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브랜드인 알룩스(Allux)를 2013년에 론칭하였던 것이다.

 

안젤로 로벨로(Angelo Rovello)

 

알체도(Alcedo)의 초기 모델들을 보면서 감탄한 기억이 있던 나로서는 언젠가 꼭 알룩스(Allux) 릴을 구입해서 사용해보리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국내에서는 이미 2018년부터 알룩스코리아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늦게서야 알게 되었다.

국내에 판매업체가 있다는 것을 몰랐던 터라 직구를 통해 원투낚시용인 루테늄 캐스트 RS(Ruthenium Cast RS)와 소형 릴 Spin S6 및 벨벳을 구입하였고 마침내 어제 도착하였다.

이 세 가지 모델을 구입한 이유는 루테늄 캐스트 RS는 제원으로만 본다면 시마노의 스핀파워를 맞먹을 정도라는 점 때문이었고 벨벳은 가장 저렴한 릴을 보면 해당업체의 기술력을 판단하기가 쉽다는 이유 때문이었으며 Spin S6는 색깔이 다이와의 에메랄다스와 비슷한데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무게는 더 가볍고 성능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손에 쥐고 살펴본 결과로는 “정말 좋은 제품이다!”는 말로 요약할 수가 있는데 더 정확한 것은 주말을 이용해 분해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왜 분해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업체가 홍보하는 기술력을 크게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 대답을 할 수 있다.

아무튼 오랜 역사를 지닌 알체도(Alcedo)를 새롭게 인수한 이탈리아 피싱(Italia Fishing)에서는 중국에 지사를 설치하고 그곳에서 생산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포장의 겉면에는 유럽연합 밖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는 문구와 릴풋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란 문구가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다.

 

보다 자세한 후기는 제품을 분해한 사진과 함께 포스팅하겠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비슷한 수준의 일제와 비교하면 품질은 오히려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싸다는 것을 장점으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끝으로, 구입한 세 가지 모델의 사진을 보면서 마칠까 하는데 가장 관심이 많았던 원투낚시용 루테늄 캐스트 RS(Ruthenium Cast RS)는 우리의 개념과는 조금 다르지만 미국의 PENN처럼 스풀을 하나 더(쉘로 스풀) 준다는 점과 스풀을 돌려서 분해하는 것이 아니라 드랙노브에 있는 버튼을 누름으로써 쉽게 탈·부착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비싼 일제와 비교해서 그닥 품질에 손색이 없으면서도 저렴한 이 모델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무게가 시마노의 스핀파워에 비해 65g 정도 무겁다는 것인데 계속해서 들고 낚시를 하는 것도 아니고 캐스팅 후에는 삼각대에 거치시킬 것이니 전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그 외에는 시마노의 스핀파워와 스풀치수는 거의 동일하면서 기어비는 4.6: 1(스핀파워 3.5: 1)로 높고, 기어비가 높으니 권사량도 많을 수밖에 없어서 1회전 당 103㎝가 감기며(스핀파워 84㎝) 9BB(스핀파워 7BB)를 채택하고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알아보기로 하고 이탈리아 알체도(Alcedo)의 새로운 브랜드 알룩스(Allux)에 관한 글을 마친다.

 

Spin S6

 

벨벳(Velv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