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스피닝 릴 제조업계의 양대 산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탈리아의 알체도(Alcedo)와 프랑스의 미첼(Mitchell)은 비슷한 시기에 출현하여 스피닝 릴이란 분야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는 공통점도 있지만 두 업체 모두 일본제품에 의해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아픈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지금으로 치면 일본의 다이와나 시마노의 대결구도와 같은 모양새를 형성하고 있었던 두 회사는 결론으로만 놓고 본다면 프랑스의 미첼(Mitchell)이 승리했다고도 볼 수 있으나 완벽한 승리였다고는 할 수 없다.
일본의 스피닝 릴들이 가격을 무기로 파상적인 공세를 펼치는 바람에 많은 수의 이탈리아 업체들이 동구권으로 생산거점을 이전했던 것과는 달리 프랑스의 미첼(Mitchell)은 1980년대 대만에서 일부를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품질관리의 어려움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때부터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어쩌면 미첼이 알체도보다 험난한 역정을 겪으며 지금까지 왔다고도 볼 수 있다.
카르파노 앤 폰즈(Carpono & Pons)란 이름의 회사에서 만들었던 미첼(Mitchell)이란 브랜드의 스피닝 릴은 아부 가르시아로 합병되기 이전의 가르시아가 1974년 6월 17일에 인수하였지만 연이는 실패로 1978년 8월 10일 도산하면서 다시 카르파노 앤 폰즈(Carpono & Pons)가 인수하게 되고 카르파노 앤 폰즈(Carpono & Pons) 역시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990년 미국의 JWA(Johnson Worldwide Associates)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마지막은 아니었고 다시 2000년에는 퓨어피싱에 인수되었는데 퓨어피싱을 소유하고 있던 뉴웰 브랜즈(Newell Brands)는 2018년에 다시 사모펀드인 ‘시카모어 파트너스(Sycamore Partners)’에 13억 달러(1조 4천 623억)에 퓨어피싱을 넘김으로써 프랑스의 자존심과도 같은 미첼(Mitchell)의 험난한 여정은 아직도 계속되는 것 같다.
이탈리아의 알체도(Alcedo)와 프랑스의 미첼(Mitchell)은 1950년대 중후반 비슷한 시기에 미국으로의 수출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는데 이 시기는 스피닝 릴의 역사에 있어서 이정표와 같은 때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알체도 마이크론(Alcedo Micron)이 미국으로 수출된 것은 1953년의 일이었고 프랑스의 미첼 300(Mitchell 300)이 그야말로 미국에서 대박을 터뜨리게 되었던 시기도 1955년으로 그 해에만 미국에서 60만 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아부 가르시아(ABU Garcia)의 전신인 스웨덴 아부(ABU: AB Urfabriken)에서 최초의 스피닝 릴인 ABU 444를 출시한 것도 1955년의 일이었다.
ABU 444
그러나 거대시장인 미국에서 ABU 444는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을 때 이미 그 이전에 알체도와 미첼은 미국의 파트너들과 손을 잡고 있었는데 이것도 알세도와 미첼의 승부를 결정짓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미첼이 손을 잡았던 미국 파트너는 아부 가르시아로 합병되기 이전의 가르시아(Garcia Corporation)란 낚시용품 전문 유통업체였지만 알체도가 손을 잡았던 곳은 총기류를 유통하던 Continental Arms Corporation라는 곳으로서 이미 여기서부터 두 회사의 승패는 갈렸다고 봐도 좋다.
전 세계적으로 3천만 대 이상이 팔렸다는 미첼 300(Mitchell 300)은 전체 시리즈로 보면 4천만 대 이상이 팔릴 만큼 큰 인기를 끌었으나 2001년을 끝으로 자취를 감추고 마는데 그 이유로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1980년대 생산되었던 것들에 비해 1990년대에 생산되었던 것들은 베일 스프링이 약해서 부러지는 등의 품질문제가 발생했던 것들도 크게 작용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프랑스의 미첼과 미국의 가르시아가 손을 잡은 것은 미첼 300(Mitchell 300)의 세 번째 버전이 출시될 때부터인데 1946년에 나온 세 번째 버전은 1947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하여 모두 27만 개가 팔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탈리아의 알체도 마이크론(Alcedo Micron)의 미국 판매가격은 35달러였고 미첼 300(Mitchell 300)은 30달러 선에서 판매되었는데 이 가격이 얼마나 높은 것이었는지를 한 번 살펴보기로 하자.
1955년도를 기준으로 달러의 현재가치를 환산해보면 이후 매년 평균 3.59%의 인플레율을 기록하였기 때문에 당시의 35달러는 2019년 현재로는 335달러 정도에 해당하며 이는 오늘자(2019년 9월 5일) 매매기준율로 보면 우리 돈으로 40만 원 정도에 해당하는 시마노의 바이오마스터와는 비슷한 가격이고 다이와의 루비아스보다는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이처럼 비슷한 가격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두 제품의 판매고가 크게 차이 났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사용상의 편리함과 유지보수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이 갈렸을 것이라 생각된다.
엄청난 대박을 터뜨린 미첼 300(Mitchell 300)과는 달리 알체도 마이크론(Alcedo Micron)이 가진 장점은 우선 무게라고 할 수 있겠는데 마이크론이 200g, 미첼이 240g으로 무게에서는 알체도가 우위에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다음으로 흔히 원웨이 클러치라고 하는 롤러베어링을 사용하여 로터의 역회전을 방지하는 기능을 미국의 반 스탈(Van Staal)이 개발하기 이전에 알체도와 미첼에 적용되었던 방식을 보면 사용자의 편리성이란 측면에서는 알세도가 크게 떨어진다.
먼저 미첼의 경우에는 동봉된 영문설명서에 스토퍼는 평시에는 사용하지 않고 물고기를 살림망에 넣을 때에만 사용하라는 설명과 함께 쉽게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반면에 알체도의 스토퍼는 튀어나온 버튼을 당겨야만 작동하도록 되어 있어서 불편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었다.
미첼 300의 스토퍼
알체도 마이크론의 스토퍼
버튼을 누르면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상식적일 텐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정말 불가사의 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알체도 마이크론은 분해하기 어렵도록 만들었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을 수가 있는데 사용하다가 고장이라도 나면 수리를 해야 하지만 로터 너트를 일반적인 공구로는 분해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아 기어에 문제라도 생기면 고치지도 못하고 처박아두어야만 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을 큰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물론 본체의 커버는 벗길 수가 있지만 로터를 분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기어를 분해할 수는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고 단지 메인 기어에 구멍을 뚫어 둔 것은 무게를 줄이려는 생각에서였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에만 그치도록 만들었던 것이 미첼과의 승부에서 밀리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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