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업체의 특정 제품에 대해서는 가급적이면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 글을 쓸 때면 언제나 지키려 노력하는 원칙 중의 하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동참하는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는 국내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글을 많이 적어볼 생각을 하고 있다.

아직은 많은 낚시인들이 일본제품에 비해 조금(?)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국산 스피닝 릴을 사용하기가 마뜩치 않다고 하더라도 다이와와 시마노로 대변할 수 있는 일본 양사의 제품이 과점을 넘어 독점에 가까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글은 맹목적으로 국내기업에서 생산하는 낚시용품을 사용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우수한 스피닝 릴들도 세상에는 많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림과 아울러 낚시용품의 유통에 종사하는 분들이 조금은 넓은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았으면 하는 뜻을 전하고자 함이다.

지난번 “일제(日製)를 대신할 스피닝 릴은 없는 것일까?”란 글을 통해서 잠깐 언급했던 바와 같이 1932년에 하디사가 현재와 같은 형태의 완전한 베일(full bail arm)을 갖추고 자동으로 개폐되는 릴에 대한 특허를 취득한 뒤 1954년에 기간이 만료되어 특허가 공개되면서부터 전 세계에서 다양한 스피닝 릴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는데 그 가운데 유럽에서는 이탈리아가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업체들이 스피닝 릴을 생산했고 그 중에서 20여 개 업체는 지금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 플라이 낚시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하디(Hardy)

 

유럽으로 출장을 갈 때면 시간을 쪼개어 들러보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이들 업체들인데 이에 관한 얘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오늘은 국내 낚시인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 전 세계적으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피닝 릴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어떤 곳들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첫 순서로 미국의 반 스탈(Van Staal)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세계의 스피닝 릴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연재하게 될 내용의 글에서는 제품의 특성과 성능에 대해서는 자세한 얘기를 하지 못하고 추후 따로 연재하겠다는 점을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처음으로 소개하는 업체가 왜 미국의 반 스탈(Van Staal)인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 첫째는 일본 다이와와 시마노의 플래그쉽 모델의 가격이 백만 원 대를 넘고 있다는 이유로 많은 낚시인들은 이 가격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반 스탈(Van Staal)에서 생산하는 아니, 했던 제품들의 가격은 보통이 백만 원을 훌쩍 넘었다는 것이 그것이고, 둘째는 이외에도 다수의 미국업체들이 현지사정에 맞는 스피닝 릴을 생산함으로써 미국 낚시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스피닝 릴을 단적으로 표현하면 우직하고 섬세하다는 차이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중심에 반 스탈(Van Staal)이 자리를 하고 있다.

 

반 스탈(Van Staal)

반 스탈(Van Staal)은 창업자인 로버트 콜레윈(Robert Koelewyn)이 1987년에 설립한 기업으로 원래는 알루미늄 정밀가공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였으며 항공기 좌석을 받치는 지지대나 식탁으로 사용하는 기내 트레이를 주력으로 생산하다가 낚시광인 로버트 콜레윈(Robert Koelewyn)에 의해서 스피닝 릴의 제조에도 발을 넓혀 나중에는 릴 부문을 따로 독립시켜 오클라호마에 본사를 두고 사업을 영위했었다.

전량을 미국에서 생산하던 체제에서 변경하여 현재는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어서 제품의 가격도 많이 내려갔었지만 경영하던 기업의 도산으로 로버트 콜레윈(Robert Koelewyn)은 반 스탈(Van Staal)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지금은 새로운 지배스(ZeeBaaS)의 대표를 맡고 있는데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반 스탈(Van Staal)과 지배스(ZeeBaaS)는 동일한 기업의 제품으로 착각할 정도로 닮았다.

 

지배스(ZeeBaaS)

반 스탈(Van Staal)과 지배스(ZeeBaaS)에 대해서는 글이 길어지는 관계로 다음 시간에 또 얘기하기로 하면서 중요한 점 하나만 마지막으로 적으면서 글을 마칠까 한다.

일본 다이와의 스피닝 릴은 베일의 처짐현상과 역회전이라는 2대 고질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역회전현상은 시마노의 제품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난다. 그런데 스피닝 릴이 생산되던 초기에는 모든 제품들에서 역회전현상이 발생하였는데 이것을 세계최초로 개선했던 곳이 바로 바로 반 스탈(Van Staal)이었으며 그것은 1991년의 일이었다.

미국에 최초로 스피닝 릴이 소개된 것은 1947년의 일이고, 최초로 생산되었던 것은 펜사에 의해서였으며 일본의 시마노가 최초의 스피닝 릴 모델 덕스(DUX)를 출시했던 것은 1971년의 일이다. 그리고 1950~1960년대에는 스피닝 릴의 발상지인 유럽으로부터 많은 기술이 미국으로 이전되었으며 그것은 현재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

 

시마노 덕스

 

여기서 한 가지 바로잡고 갈 내용은 국내 인터넷 정보를 보면 미국 최초의 스피닝 릴은 장난감회사인 라이오넬(Lionel)에서 만든 에어렉스(Airex)라고 하는 내용을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으로 정확한 것은 프랑스의 스피닝 릴 제조회사에서 일했던 바쉬 브라운(Bache Brown)이란 미국인이 그의 이름을 붙여 들여왔던 바쉬 브라운(Bache Brown) 릴이 최초였고 나중에 그가 만들었던 회사를 라이오넬(Lionel)에 팔면서 제품의 이름도 에어렉스(Airex)로 바뀌게 되었던 것이다.

 

바쉬 브라운(Bache Brown) 릴

 

에어렉스(Airex) 릴

 

아무튼 지역과 환경의 차이로 인해 바다낚시에서 잡히는 어종과 그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알맞도록 세부적인 기술이 발전해 왔을 것이기에 아직은 일본제품이 우리에게 더 맞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반 스탈(Van Staal)과 지배스(ZeeBaaS)가 제품을 생산하는 기지는 현재 중국에 있다. 중국에서 생산하니까 품질이 의심된다면 글로벌 낚시용품업체의 한국지사에서 만든 제품이 일본지사에서 판매될 때는 어떤 평가를 받는지를 한 번 돌아보기를 권유한다.

단 하나의 가감도 없이 단지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일본의 낚시인들에게서 “한국산인 줄 알았다면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반 스탈(Van Staal)과 지배스(ZeeBaaS), 이들 두 기업과의 전략적 또는 기술적 제휴를 통한다면 일본에 뒤졌다고 평가받는 스피닝 릴의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음에도 나서는 국내기업이 없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다음 시간에는 반 스탈(Van Staal)과 지배스(ZeeBaaS)에 대해서 조금 더 살펴보고 이어서 반 스탈(Van Staal)의 제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프랑스의 크랙 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크랙 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