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낚시관련

비가 오는 날은 낚시가 잘 될까?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많은 낚시인들이 출조를 삼가는데,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불편함 때문일 것입니다.

이전의 포스팅 “많은 비가 온 뒤에 바다낚시가 어려운 이유”에서는 많은 비로 인해 유입된 빗물이 염분약층과 수온약층을 형성하여 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보았는데 오늘은 비가 내리는 당일의 낚시도 비에 의해 조과가 영향을 받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의 조과는 어떤지? 비가 오는 날에는 물고기들의 움직임이 어떤지?에 대하여 연구한 논문 2편을 참고하여 지금부터 우중(雨中) 낚시와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비와 낚시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것은 영국 플리머스 해양환경연구소에 근무하던 Arnold H. Taylor가 1978년에 발표한 “An Analysis of the Trout Fishing at Eye Brook-a Eutrophic Reservoir”가 있습니다.

런던에서 북쪽으로 100㎞ 되는 곳에는 아이브룩 저수지(Eyebrook Reservoir)가 있는데 매년 4월부터 9월까지는 송어 플라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1940년에 댐이 건설되면서부터 20여 년간은 물고기가 거의 보이지 않다가 수질의 변화와 오랜 기간에 걸친 방류사업의 결과로 물고기들의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저수지를 찾는 낚시인들도 증가하게 되었는데 이곳에서는 낚시를 하기 전에도 신고를 해야 하지만 낚시를 마친 다음에 조과를 보고하는 것도 의무사항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저수지의 수질과 주변의 기상 데이터뿐만 아니라 낚시인의 숫자와 송어의 개체수에 대한 방대하고 자세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는데 Arnold H. Taylor는 1966년부터 1970년까지 930일간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어떤 요인이 조과와 큰 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연구를 했던 것입니다.

테일러가 사용한 데이터는 낚시인과 조과, 수질, 기상데이터였는데 세부적인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 낚시인과 조과

– 낚시인의 숫자

– 조과(釣果)

– 월별 방류 숫자

■ 수질 데이터

– 수위

– 수온(표층, 저층)

– 수온약층

– 식물성 플랑크톤

■ 기상 데이터

– 강우량

– 일조시간

– 풍향과 풍속

테일러는 송어 플라이낚시의 조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아래와 같이 3가지로 정리하였습니다.

 

1. 무지개송어는 수온이 높고 남조류가 많은 여름철에 잘 잡히고 방류직후에는 특히 잘 잡힌다.

2. 브라운송어는 수온이 낮고 식물성 플랑크톤이 적은 초봄에 잘 잡히며 여름에는 거의 잡히지 않고 방류 직후에도 조과에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3. 무지개송어와 브라운송어 모두 날씨가 맑고 저수지의 물에 수온약층이 뚜렷하게 형성된 날(표층은 따뜻하고 저층은 차가운 상태)의 조과는 좋지 않고 강풍이 불어 저수지의 물이 잘 섞이는 날의 조과가 좋았다.

 

연구결과의 3번 사항은 지난번 포스팅 “많은 비가 온 뒤에 바다낚시가 어려운 이유”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많은 비로 인해 유입된 빗물이 염분약층과 수온약층을 형성하게 되면 조과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이해하게 해줍니다.

Arnold H. Taylor는 연구결과에서 비가 내리는 날의 낚시는 낚시인에게 불편을 끼칠지는 몰라도 조과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였으며 포인트에 진입한 낚시인의 숫자가 적은 비 내리는 날에도 1인당 조과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단지 비만 내리는 상태 즉,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는 저수지의 물의 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는 상태에서는 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비가 내리는 날에는 물고기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용하는 자료는 1984년에 캐나다 알버타대학교의 C. A. Chapman과 W. C. Mackay가 공동으로 연구한 “Versatility in habitat use by a top aquatic predator, Esox lucius L.”입니다.

두 사람은 레이크랜드 주립휴양지(Lakeland Provincial Recreation Area) 내에 있는 동서로 8㎞, 남북으로 12㎞에 이르는 최대수심 11미터의 시버트 호수(Seibert Lake)에 서식하는 강꼬치고기(Northern Pike) 5마리에 전파송신기를 부착하여 방류하고 날씨에 따른 행동의 변화를 관찰하였습니다.

시버트 호수(Seibert Lake)

 

강꼬치고기(Northern Pike)

 

그 결과 강꼬치고기(Northern Pike)는 (1) 수심 6미터 이내의 얕은 곳에서 주로 활동하고 (2) 바닥이 모래나 암초가 있는 지형을 좋아하며 (3) 먹잇감이 잘 보이는 뭍에서 500미터 이내의 범위에서 주로 활동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맑은 날에는 뭍으로 더욱 가까이 접근하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수심이 깊지 않은 수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비가 내리는 것은 행동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위에서 인용한 2개의 논문에서 보는 것처럼 많은 비가 내린 다음에는 낚시가 어렵지만 비가 내리는 당일은 낚시를 하기에 불편하기는 해도 조과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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