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이로 만들면 어떤 생선보다도 맛있는 볼락은 한 자리에서 10마리까지는 먹어봤을 정도로 잡는 것도 좋아하지만 먹는 것도 좋아하는 대표적인 어종이다.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볼락이라고 이름 부르는 어종이 많지만 어류학적으로는 2008년 이전까지는 1종으로 분류되었던 것이 2008년부터는 3종으로 분류되게 되었는데 이것이 일본에서부터 비롯되다 보니 볼락을 구분하여 부르는 이름이 일본의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볼락의 종류를 검색하면 “흰 볼락, 붉은 볼락, 검은 볼락”의 3가지로 구분한다는 글들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일본에서 분류한 시로메바루(シロメバル), 아카메바루(アカメバル), 쿠로메바루(クロメバル)를 그대로 번역하여 부르고 있는 것이란 점은 알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야 이름을 별도로 만들어 붙이고 싶지만 이미 낚시인들과 현지의 어민들은 3종의 볼락을 순서대로 갈볼락, 금볼락, 청볼락이라고 달리 부르고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죽지 않고 살아있을 때의 볼락의 몸 색깔을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서두에서 2008년부터 볼락을 3종으로 구분하게 되었다고 한 것부터 알아보면 그 이전까지는 일본의 어류학자 마츠바라 키요마츠(松原喜代松)가 볼락의 종류는 1가지라고 주장하면서부터 붉은 볼락의 학명(Sebastes inermis Cuvier, 1829)을 그대로 사용하여 왔는데 그 이후 대만의 첸러차이(陳樂才) 교수가 1985년에 처음으로 볼락은 여러 종으로 나뉜다는 주장을 제기하였다.
이후 볼락은 1종이 아니라 여러 종으로 구분된다는 주장들이 잇달아 제기되었고 2008년 8월, 일본은 일본어류학회의 영문기관지인 Ichthyological Research를 통해서 지금까지 동일한 종으로 알려진 볼락은 DNA 분석을 통해 3종으로 나뉜다고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일본에서 이런 발표를 하게 된 근거가 되었던 것은 교토대학의 나카보우 테츠지(中坊徹次) 명예교수와 연구원인 카이 요시아키(甲斐嘉晃) 두 사람이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이었다.
이렇게 해서 볼락은 모두 3종으로 나뉘게 되었지만 이전까지 학자들도 구분하기 어려웠을 정도이니 일반인들이 볼락을 구분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특징들을 가지고 있으므로 지금부터 3종의 볼락을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이전에 “우럭과 볼락을 구별하는 방법”에서 볼락의 생김새에 대하여 잠깐 알아보았던 것처럼 3종의 볼락 모두 뺨 부위에 날카로운 가시를 지니고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는 점을 알아두도록 하자.
■ 흰 볼락(일본어: 시로메바루)
학명: Sebastes cheni Barsukov, 1988
가장 개체수가 많은 종으로 몸 색깔은 밝은 갈색, 갈색, 암갈색을 하고 있다.
다른 종과 가장 크게 차이를 보이는 점은 가슴지느러미의 연조(軟条)가 대부분 17개란 것으로서 15개인 붉은 볼락과 16개인 검은 볼락보다 많다.
완전히 성장한 개체가 아닌 경우에는 갈색의 줄무늬가 선명하게 보인다. 그러나 3종의 볼락 중에서 가장 크게 성장하는 흰 볼락은 성어가 되면서 몸 색깔은 짙어지고 갈색의 줄무늬는 옅어지는 경향이 있다.
■ 붉은 볼락(일본어: 아카메바루)
학명: Sebastes inermis Cuvier, 1829
몸 색깔은 적색을 하고 있으며 3종 중에서는 가장 소형이다.
가슴지느러미의 연조(軟条)는 대부분 15개이며 배지느러미의 색깔도 붉은 것이 특징이다.
성어가 되면 몸 색깔과 지느러미의 색깔이 더욱 붉게 변하는데 더러는 검정색을 띠는 개체도 있다.
어린 붉은 볼락은 흰 볼락과 비슷하기는 해도 지느러미의 색깔이 붉기 때문에 구별할 수 있다.
■ 검은 볼락(일본어: 쿠로메바루)
학명: Sebastes ventricosus Temminck and Schlegel, 1843
몸 색깔은 검정색, 짙은 녹색, 감색을 띠고 있으며 가장 체고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가슴지느러미의 연조(軟条)는 대부분 16개를 보인다.
완전히 성장한 개체가 아닌 경우에는 갈색의 줄무늬가 선명하게 보이고 검은 볼락은 등지느러미가 대부분 푸른색을 띠고 있다.
이밖에 3종의 공통적인 점으로는 낚시로 잡은 다음 살림통 안에 보관하면 피부의 색깔이 옅어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