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멸을 잡았다는 소식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것을 보니 이제 여름으로 접어들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블로그를 통해서 낚시용어의 무분별한 일본어 사용을 자제하고 대체 가능한 낚시용품은 국산품을 사용하자는 주장을 계속해오고 있다. 그리고 일본제품을 사용하더라도 무슨 뜻인지,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정도는 알고 사용하자고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여러 차례 언급한 적이 있는 일본의 합사 이자나스(IZANAS)는 일본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창조신 부부인 남편 이자나기(伊邪那伎)와 아내인 이자나미(伊邪那美)에서 따온 것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사용하자는 것이다. 그 의미를 알고서도 쓰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오늘은 국내 원투낚시인들 사이에도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 키스○○○이란 제품명에 붙어있는 보리멸을 뜻하는 일본어 키스(キス)의 어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 한자 표기에 따른 어원
보리멸을 뜻하는 일본어의 한자표기는 서두어(鼠頭魚)와 희(鱚)가 있는데, 서두어(鼠頭魚)는 머리 모양이 쥐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리고 물고기 어(魚) 변에 기쁠 희(喜)를 붙여서 만든 희(鱚)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물고기라고 해서 사용되는 것으로 특히 도쿠가와(徳川) 가문에서는 아침식사에 필수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또한 생직(生直)이란 한자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솔직하고 꾸밈이 없다는 뜻의 일본어 키스구(きすぐ: 生直)에서 구(グ) 대신에 물고기를 뜻하는 어미(魚尾)인 고(ゴ)를 붙여서 사용하다가 어미를 뗀 키스(きす)로 불리게 되었는데, 키스고(キスゴ)란 표현은 지금도 간사이와 시코쿠 및 큐슈 등지에서 사용되고 있다.
■ 일본의 낚시인들이 사용하는 표현
지역별로 보리멸을 부르는 표현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지만 현재는 키스(キス)가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 낚시인들은 큰 것은 히지타타키(ヒジタタキ), 작은 것은 삔기스(ピンギス)라고 부른다.
삔기스(ピンギス)는 몇 cm까지로 한다는 규정은 없으나, 대체적으로 10~12cm 미만의 것들은 잡아도 놓아주어야 한다는 것이 일본 낚시인들 사이에 형성되어있는 공감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미만의 것들을 잡아서 먹는 사람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