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에서 즐기는 갑오징어 낚시
이제 본격적인 쭈갑낚시(주꾸미와 갑오징어 낚시를 통상 묶어서 쭈갑이라고들 합니다) 시즌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러 번 포스팅한 무늬오징어와 마찬가지로 주꾸미와 갑오징어도 봄에 산란을 한 개체가 성장하여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을 늦여름부터 가을에 걸쳐서 잡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서해안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주꾸미 낚시는 종의 보호라는 명분으로 선상출조를 하는 낚싯배들이 출조시간을 줄이면서도 비용은 동일하게 받는 등의 문제로 작년에는 다소의 소란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7월까지 금어기인 갈치도 낚싯배는 잡으면 안 되고 어선은 조업을 해도 되는 것이 일견 이해가 가지 않기도 하지만 이와 마찬가지로 어민들이 주장하는 낚시인들의 가을철 주꾸미 낚시로 인해서 개체수가 감소한다는 주장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어민들이 산란기의 봄철 주꾸미를 싹쓸이하는 것이 개체수 감소의 원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행정당국의 상식에 맞는 행정조치와 어민과 낚시인들의 자발적인 각성이 필요한 부분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저도 한동안은 쭈갑이를 잡는 선상낚시를 즐겨 했었으나 늘어가는 쭈갑 낚시인에 비해 예절과 상식이 사라져버린 모습이 싫어서 이젠 시즌이 되어도 선상은 나가지 않고 그냥 가까운 방파제나 갯바위에서 손맛을 보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즌이 임박한 주꾸미와 갑오징어 낚시 중, 특히 갑오징어 낚시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주꾸미와 갑오징어 선상낚시는 백 번 글을 읽는 것보다는 단 한 번의 실제적인 경험이 한결 도움이 되고 주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쿨러를 채울 수 있을 것이기에 오늘 살펴볼 부분은 방파제에서 하는 갑오징어 낚시입니다.
갑오징어를 잡기 위한 도구는 무늬오징어 낚시에 사용하는 에기와 흡사하지만 일본어로 슷테라고 하는 오징어뿔을 사용하며 네이버를 검색하면 에기와 슷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칸나(바늘)가 에기는 2줄이고 슷테는 1줄로 되어 있다는 점을 들고 있는데 그것은 현재에는 맞는 말이 아닙니다. 슷테의 칸나도 2줄로 된 것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에기도 1줄의 칸나로 된 것들이 있으니 말입니다.
그보다는 슷테는 무늬오징어용 에기에 비해서 가볍고 그렇기 때문에 가라앉는 속도가 늦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현재에 이르러서는 그 개념의 구분이 모호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무늬오징어 낚시에 비해 샤크리 액션을 많이 줄 필요가 없고 특히 여러 번의 샤크리 동작이 필요 없는 갑오징어 낚시의 특성으로 볼 때, 무게의 차이가 무늬오징어용 에기와 갑오징어용 슷테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무늬오징어용 에기가 있다면 굳이 슷테를 별도로 구입하지 않아도 충분히 갑오징어 낚시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갑오징어는 모래와 암초가 혼재된 곳에 주로 서식하며 갑각류와 작은 물고기를 먹이로 삼는데 무늬오징어와 같이 활발하게 움직이지는 않고 해저에서 오래도록 숨어서 먹이를 기다리는 습성이 강합니다.
갑오징어는 모래와 진흙이 섞인 사니질의 토양을 좋아하므로 갯바위보다는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과 모래가 있는 어항의 제방이 좋은 포인트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갑오징어 낚시는 무늬오징어 낚시와 비슷하지만 입질이 거의 대부분 바닥층에서 오기 때문에 반드시 바닥을 공략해야 하며 유영하는 능력이 무늬오징어에 비해서는 떨어지므로 조류의 파장이 잔잔한 흐름을 보이는 곳에서 좋은 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슷테를 띄워 올리는 샤크리도 동작이 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남으로 바닥에서 살짝 띄우는 정도의 액션만 줘야 합니다.
잡히는 시간대는 낮에도 잡히지만 밤에 더 좋은 조과를 보여주며 특히 미끼가 될 만한 먹이들이 모여드는 방파제의 조명이 비치는 곳과 조명이 비치는 곳에서 가까운 그림자가 지는 곳이 훌륭한 포인트라 하겠습니다.
갑오징어 낚시에서 멀리 캐스팅하여 잡고자 하는 경우에는 슷테를 바닥에 안착시킨 후 천천히 릴을 감는데 그 움직이는 거리는 대략 30~100cm 정도가 되도록 릴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고 바로 발밑을 노릴 경우에는 슷테를 바닥에 안착시킨 후 20~30cm 정도의 높이만 움직일 수 있도록 샤크리 액션을 살짝만 주며 격렬한 샤크리 액션은 불필요합니다. 그리고 주로 해저면을 중점적으로 노려야 하지만 활성도가 높은 경우는 중층에 떠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갑오징어 낚시에서 조위도 조과에 크게 영향을 주는 요인인데 썰물은 갑오징어가 먼바다로 나가버리므로 그다지 좋은 타이밍은 아니며 조위가 올라감에 따라 연안으로 접근하여 먹이활동을 하므로 만조시기가 아침 해뜨기 전이나 저녁 해지기 전과 겹치는 시간대가 가장 좋은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갑오징어를 비롯한 오징어류의 낚시에서는 내뿜는 먹물로 인해 본인에게도 먹물이 묻지만 모두가 즐기는 공간인 낚시터에도 먹물의 흔적이 남습니다. 따라서 바닷물을 이용하여 흔적을 깨끗이 지우는 행동이 바람직한 낚시인의 모습임을 강조하면서 이만 줄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