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바칸이란 낚시용품의 어원은 어디에서 유래한 것이며, 이와 유사한 삐꾸 또는 삐꾸통이란 낚시용품의 어원은 무엇인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바칸이란 말은 일본 제국주의 시절 일본해군들이 사용하던 반합에서 유래한 것이란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일본에서는 바칸(バッカン)을 한자로는 飯:밥반 缶:두레박관 자를 사용하거나 드물게는 麦(보리맥) 缶(두레박관)을 사용하여 표기하기도 합니다.
반관(飯缶)은 밥을 담는 깡통이란 의미고 맥관(麦缶)은 당시 일본해군들이 주로 보리밥을 먹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현재 일본의 자위대에서도 이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그 유래가 어떤 것이건 간에 바칸이란 용어보다는 밑밥통이란 표현을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한편 낚시용품 중에서 잡은 물고기를 보관하는 살림망을 삐꾸 또는 삐꾸통이라고 부르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고, 고향이 부산인 저도 어린 시절 선친을 따라 낚시를 다니면서 삐꾸란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은 살림망보다는 밑밥통이란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용어 역시 일본어로써 한자로는 어롱(魚籠) 또는 어람(魚籃)으로 적고 비쿠(びく)라고 읽습니다.
비쿠의 소재로는 대나무나 등나무를 엮어서 만들며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그물의 형태로 된 것도 있는데 일본 고유의 비쿠는 사각형의 것이 주종이라고 합니다.
국어사전에서 어롱과 어람을 찾아보면 물고기를 담는 데 쓰는 바구니라고 설명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확하지 않은 일본어 발음인 삐꾸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살림통이라거나 밑밥통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국어사전에서는 어롱 또는 어람이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우리 선조들께서는 어롱보다는 어람이란 표현을 즐겨 사용하셨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롱이란 표현은 고려말 이곡(李穀)이 쓴 가정집(稼亭集)이나 이색(李穡)이 쓴 목은집(牧隱集)을 비롯하여 조선시대 이로(李魯)가 쓴 송암집(松巖集) 등 많은 문헌에 등장하는데, 모두가 중국 서진시대의 반악(潘岳)이 쓴 추흥부(秋興賦)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 구절은 비유지어롱조(譬猶池魚籠鳥), 유강호산수지사(有江湖山藪之思)로 해석하면 “비유컨대 연못 속의 물고기와 새장 속의 새가 강호와 산림을 생각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반악이 벼슬살이를 하면서 세상살이에 속박되어 자유롭지 못한 자신의 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어롱(魚籠)은 물고기를 담는 바구니란 뜻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연못(池)에 사는 물고기(魚)와 새장 속의 새를 뜻하는 농조(籠鳥)를 나타내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어람(魚籃)이란 표현은 고려후기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어람수득두다소(魚籃數得頭多少)라고 하여 ‘물고기를 담는 바구니엔 크고 작은 물고기가 들어있다.’고 적혀있고, 조선후기 문신 박규수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간행한 환재집(瓛齋集)을 보면 서비소각(西碑所刻) 내류관음변상(乃類觀音變相) 수제이남능(手提魚籃而行)이라고 하여 ‘서쪽 비석에 새겨진 것은 관음변상의 한 종류로 손에 물고기 바구니를 들고 가는 모습이다.’라고 적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우리 선조들은 어롱보다는 어람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것이죠.
선조들이 사용하시던 어람이란 말보다 올바르지도 않은 일본어 삐꾸를 사용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의견을 끝으로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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