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와 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제대로 이해하기

최근 들어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규제에 관한 세계적인 관심이 고조되면서 주변으로부터 가끔씩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의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러나 제가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다고는 해도 얄팍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내용을 말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란 점을 미리 말씀드리면서 과연 바이오플라스틱이 기존의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인지를 아마추어의 시각에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바이오=친환경”이라거나 “바이오=신산업 또는 성장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내의 친환경제품 중에는 플라스틱을 원료로 만든 건축자재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친환경제품으로 인증해주고 있을 정도로 관리가 부실한 편입니다.

그러면 바이오플라스틱은 무엇인지부터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바이오플라스틱은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과 “바이오매스 플라스틱(biomass plastic)” 두 가지를 통칭하여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바이오플라스틱이 무조건 친환경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우선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만드는 “바이오매스 플라스틱(biomass plastic)”은 분해가 어떻게 되는가에 상관없이 전체 무게의 25% 이상을 바이오매스를 사용하여 만들면 “바이오매스 플라스틱(biomass plastic)”이라고 분류하기 때문에 모든 “바이오매스 플라스틱(biomass plastic)”이 천연 재생가능한 원료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에서 사용하는 생분해의 국제적인 정의는 “미생물에 의해 완전 분해되어 이산화탄소, 메탄, 물, 바이오매스만 남는 것이어야 한다.”로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에는 옥수수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PLA(Polylactic Acid)와 석유계의 폴리에틸렌석시네이트(PES)와 폴리부틸렌석시네이트(PBS)로 만든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PLA를 원료로 한 생분해성 플라스틱과는 달리 PES와 PBS를 원료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기존의 플라스틱에 산화를 촉진시키는 첨가제(prodegradant)를 추가하여 저분자화 시킨 다음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도록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PES와 PBS를 원료로 한 산화형의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을 EU에서는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ECHA to consider restrictions on the use of oxo-plastics and microplastics)

위에서 살펴본 바를 요약하면 바이오플라스틱은 1.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여 생분해되는 플라스틱 2. 생분해성 석유계 플라스틱 3. 생분해되지 않는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의 3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3번째의 비생분해성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기존의 폴리에틸렌과 PET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제품이라고 할 수 없으며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플라스틱 제품이 이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비생분행성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남는 것은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인데 이 중에서도 석유계의 물질을 원료로 하는 제품이 환경과 생물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의 플라스틱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 Impacts of Discarded Plastic Bags on Marine Assemblages and Ecosystem Functioning

※ Effects of conventional and biodegradable microplastics on a marine ecosystem engineer (Arenicola marina) and sediment nutrient cycling

위와 같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친환경과 생분해성이란 단어는 등식이 결코 성립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환경친화적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진정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의 생산량은 2016년을 기준으로 0.3%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단기간에 기존의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하기에는 가장 큰 제약이 가격적인 요소가 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들로서는 가급적 일회용 제품의 소비를 지양하고 기업들은 부단한 연구와 노력으로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을 함과 동시에 올바른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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