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걸림이 있는 곳에 고기가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밑걸림이 있는 곳에 고기가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원투낚시로 잡히는 어종(魚種)의 대부분은 바닥층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이다. 그리고 바닥층에 서식하는 어종의 대부분은 어초(魚礁) 주변에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물속에 암초가 있는 부분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고들 한다.

과연 이 말은 사실일까? 아니면 카더라 통신에 불과한 것일까? 지금부터 한 편의 논문을 인용하여 사실을 알아보도록 하자.

영어로는 락 퓌시(Rock Fish), 한자로는 근어(根魚)라고 표기하는 물고기들은 해저의 암초나 해초 사이에서 서식하며 멀리 이동하지 않는 습성을 가지고 있으며 서식범위가 좁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마릿수 조황을 올리기가 쉬운 어종이기도 하다.

우럭, 볼락, 놀래미, 쏨뱅이가 대표적인 락피쉬는 일본에서는 근어(根魚)라고 표기하는데 밑걸림의 일본어 표현인 네가카리(根掛り)에도 근(根)이란 한자가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어로 근(根)이란 글자는 많은 뜻을 가지고 있는데 낚시와 관련해서는 해저의 암초지대를 뜻하며 근어(根魚)는 일본어로 네교(ねぎょ), 네우오(ねうお), 네자카나(ねざかな), 콘교(こんぎょ) 등으로 읽으며 때로는 네츠키자카나(根付き魚)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용하는 표현의 다양함 만큼이나 락피쉬의 연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일본에서 2009년에 띠볼락을 대상으로 정주성(定住性)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였다.

정주성(定住性)이란, 이동이 비교적 적고 한곳에 머물러 서식하는 성질을 말하며 영어로는 사이트 피델러티(site fidelity)라고 하는데 연구진은 마이즈루만(舞鶴湾)에서 잡은 띠볼락의 복부에 초음파발신기를 부착하고 해안으로부터 100미터 떨어진 곳에 방류한 다음, 그 활동을 조사하였다.

논문의 제목은 “Preliminary study on homing, site fidelity, and diel movement of black rockfish Sebastes inermis measured by acoustic telemetry”이며 소정의 금액을 납부하면 전체를 볼 수 있다.

이 논문의 핵심은 아래의 사진에 나와 있는 그림(a)라고 단언할 수 있는데 이것을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그림에서 삼각형으로 표시된 부분은 마이즈루만(舞鶴湾)에 있는 부두로부터 50~100m 간격으로 줄지어있는 암초지대를 나타내고 있는데, 여기서 잡힌 3마리의 볼락 중에서 1마리는 제일 오른쪽의 암초지대에서 잡은 것이고 나머지 2마리는 가운데의 암초에서 잡은 것으로 가운데 암초를 기점으로 100m 떨어진 곳에서 3마리 모두를 방류하였다고 한다.

조사결과 방류한 볼락은 방류한 당일 모두가 원래 잡힌 곳으로 다시 돌아왔으며 그 이후에 활동을 하더라도 20~40m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 논문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도 확인된 것처럼 원투낚시를 할 때에는 가능하면 어초(魚礁)가 형성된 지역을 찾아서 집중공략하는 것이 좋으며, 밑걸림을 두려워해서는 결코 좋은 조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