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사령부가 분류한 좀비의 종류
천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에 이어서 새로운 좀비영화 “창궐”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어낸 미국에서는 국방부 산하의 “미국전략사령부(USSTRATCOM: United States Strategic Command)”에서 좀비의 종류를 분류하여 8가지로 나누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략사령부가 무슨 영화제작사도 아닐진대 이런 우습기까지 한 좀비분류를 왜 했는지 조금 의아하기도 한데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미국 전략사령부가 분류한 좀비의 종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병원성 좀비(PZ: Pathogenic Zombies)
PZ는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전염병에 감염되어 만들어진 좀비이다.
■ 방사성 좀비(RZ: Radiation Zombies)
RZ는 전자파나 방사선에 노출되어 만들어진 좀비이다.
■ 매직형 좀비(EMZ: Evil Magic Zombies)
EMZ는 아메리카 서인도 제국의 부두교 주술사가 마술적인 방법으로 소생시킨 시체들을 일컫는 말인 좀비의 사전적 의미에 가까운 좀비이다.
■ 우주형 좀비(SZ: Space Zombies)
SZ는 우주에서 온 좀비(ㅋㅋ), 또는 우주 생물이 지구에 와서 고농도의 독소나 유해 방사선에 의해 오염되어 만들어진 좀비이다.
■ 무기형 좀비(WZ: Weaponized Zombies)
WZ는 무기로 이용될 목적으로 생체역학에 의해 만들어진 좀비이다.
■ 기생형 좀비(SIZ: Symbiant-Induced Zombies)
SIZ는 다른 생명체를 숙주로 하는 좀비이다. SIZ의 증상은 대체로 병원성 좀비와 비슷하지만, SIZ는 숙주를 즉시 또는 완전히 죽일 수는 없으며 기생하고 있는 숙주에서 제거하는 방법도 불분명하다.
■ 채식형 좀비(VZ: Vegetarian Zombies)
VZ는 식물만을 먹는 좀비로 인간에게는 위협적이지 않다. VZ는 인간과 다른 동물을 공격하지 않지만, 대량의 식물을 소비하여 쌀, 옥수수, 콩 등 인간에게 필수적인 식물의 피해와 산림 파괴를 일으킬 수 있다.
■ 치킨 좀비(CZ: Chicken Zombies)
1. 익살맞게 들릴지도 모르지만(전략사령부의 문서에 이렇게 표현되어 있음^^), CZ는 실제로 그 존재가 확인 된 유일한 좀비이다.
2. CZ는 2006년 12월 4일 조나단 M. 포레스터(Jonathan M. Forrester)에 의해 기사화 된 것이다.
이것을 조금 보충하면 2006년 12월 4일자 온라인기사에서 더 이상 알을 낳지 못하는 닭을 안락사 시키기 위해 일산화탄소가 든 상자에 넣는데 이때 죽지 않은 닭들이 비틀거리며 잠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좀비치킨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이며 이런 닭들을 퇴비더미에 섞어서 사용하는 것을 두고 동물학대 논쟁을 촉발시킨 것에 대한 언론기사를 말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미국 전략사령부에서 만든 이와 같은 좀비분류 문서가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만들어졌더라면 아마도 지금쯤 국정감사는 모두 이 내용으로 도배가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좀비분류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는 문서는 “비상계획 8888-11(CONPLAN8888-11)”이라고 하는 “대좀비진압계획(Counter-Zombie Dominance)”으로서 2011년에 발표되었고 2014년에 기밀해제가 되어 일반에게도 공개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문서의 전체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고 글을 작성하다 보니 온라인에 있는 나와 있는 정보들 중에는 오류가 있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제일 큰 오류는 문서의 서두에 있는 주의·경고문(Disclaimer) 중에 “This plan was not actually designed as a joke”란 표현 즉 “이 계획은 농담 삼아 만든 것이 아니다.”라는 표현을 근거로 좀비퇴치에 관한 진지한 성격의 공식문서라고 판단을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문서는 미국전략사령부에서 만든 공식문서임에는 틀림없지만 문서의 성격은 “전력가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봐야 하는 것이 정확하다는 것입니다.
미국 전략사령부에서 전략가가 된다는 것은 짜여진 계획에 의해 엄격한 훈련을 받는 다소 지루한 교육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에 평범하고 따분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조금 재미있게 만들려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문서라는 것입니다.
주의·경고문(Disclaimer)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이 계획은 우스울 정도의 것이지만 교육생들은 수업을 즐김으로써 기본개념의 수립과 계획을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 이 계획은 새로운 전략가를 양성하고 중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아주 재미있는 방법이라고 판단을 했기에 이런 형태로 발표하기로 결정하였다.”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대좀비진압계획(Counter-Zombie Dominance)”의 목적에도 “허구의 비상계획정책”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는 그들의 생각이 부럽기는 합니다. 우리 국방부에서 이런 내용의 기안서를 제출하면 돌아오는 것은 아마도 시말서의 작성뿐이 아닐까 싶은데~ 저만의 생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