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들도 통증을 느낀다는 영국의 텔레그래프지의 2009년 보도(Goldfish can feel pain, say scientists)는 금붕어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모르핀을 투여하고, 나머지 그룹에는 모르핀을 투여하지 않고서 금붕어가 들어있는 수조의 물을 38℃까지 올려서 행동을 관찰한 실험을 소개한 것이었고, 또 다른 실험은 2003년 영국의 로슬린연구소에서 한 것으로서 벌침에 입술을 쏘인 무지개송어들이 수조바닥에 입술을 문지르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서 물고기들도 통증을 느낀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언론의 보도 이후, 물고기들도 통증을 느낀다고 믿는 사람들이 증가하였으며 “갑각류는 삶거나 찔 때 고통을 느낀다.”는 글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살아있는 물고기나 갑각류를 요리할 때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느끼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물고기들이 고통을 느낀다고 하는 두 가지 실험은 과학적인 오류는 없는지 한 번 정확하게 짚어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위에서 언급한 금붕어와 무지개송어를 대상으로 한 실험들은 큰 오류를 가지고 있어서 물고기들도 고통을 느낀다고 하는 결론이 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데 왜 그런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물고기들도 고통을 느낀다고 하는 근거로는 인간이 고통을 느끼는 자극에 대해 물고기들도 도망치거나 비정상적인 반응을 나타낸다고 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데 텔레그래프지가 보도한 노르웨이와 미국의 과학자들이 실험에서 모르핀을 금붕어에 투여한 것은 “물고기를 포함한 냉혈동물에게 모르핀은 효과가 없다.”는 정설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벌의 독을 무지개송어에게 투여한 실험은 벌의 독은 포유동물에게만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존의 학설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고기들이 통증을 느끼는지에 관한 가장 최근의 논문으로는 2002년 미국 와이오밍 대학의 “제임스 로즈(James D. Rose)” 명예교수가 발표한 “Pain in fish: Weighing the evidence”를 들 수 있다.
제임스 교수의 이 논문은 이후에도 많은 과학자들을 통해 인용되기도 했는데 “제임스 로즈(James D. Rose)”의 논문을 인용한 대표적인 것으로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의 “브라이언 키(Brian Key)” 교수가 2016년에 쓴 “Why fish do not feel pain”란 논문이 있는데 제임스 로즈 교수와 마찬가지로 물고기들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제임스 로즈(James D. Rose)” 교수가 그의 논문에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은 아래와 같이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가 있다.
① 인간중심의 사고는 동물을 이해하는데 바람직하지 못하다.
② 물고기가 인간이 고통을 느끼는 것과 같은 고통에 반응한다고 해서 그것이 통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③ 물고기가 자극에 나타내는 반응은 고통이 아니라 스트레스성 반응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임스 교수는 “④ 인간의 통각을 담당하는 것과 같은 신경메커니즘이 물고기는 부족하여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주장하였다.
물론 아직까지의 학설로는 물고기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대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이 또한 완벽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2009년에 물고기들도 고통을 느낀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던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013년에는 그와는 반대되는 물고기는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는 제목의 기사 “Fish cannot feel pain say scientists”을 싣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낚시인들은 물고기들이 고통을 느끼는지 느끼지 못하는지 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잡은 물고기를 먹으려고 할 경우에는 반드시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으로 요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