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노아의 방주’를 생각할 것이고 누군가는 LGBT(성소수자)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외의 많은 사람들은 1939년에 나온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삽입곡 ‘Over the Rainbow’를 떠올리거나 그렇지 않으면 희망, 사랑 등등 기타 긍정적인 것들을 생각하지 않을까?

봄이 오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이 내일은 눈이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다. 사회는 온통 찌푸린 상태의 연속이고 국민들을 대변할 ○개들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정쟁만을 벌이고 있다.

“겨울이면 봄 또한 멀지 않으리”라고 노래했던 영국의 낭만파 시인 ‘퍼시 비시 셸리(Percy Bysshe Shelley)’의 말처럼 과연 봄은 언제쯤이나 다가올까? 봄비 내린 뒤 맑은 하늘을 보면서 우리는 무지개를 발견할 수 있을까?

이렇게 답답한 지금, 지난 2005년 3월 14일을 떠올리게 되는 이유는 오늘자 중앙일보의 “눈 녹자 나타나는 시신들…에베레스트 ‘온난화 곤혹’”이란 기사를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영화 ‘히말라야’로 인해 2004년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한 후 하산 길에 설맹(각막염증)으로 인해 하산이 어렵게 되자 동료들은 설득하여 하산시키고, 홀로 최후를 맞이했던 산악인 ‘고 박무택’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원정에 나섰던 엄홍길의 ‘휴먼원정대’의 이야기가 잘 알려져 있다.

출처: 다음 영화

 

신이 허락해야만 오를 수 있다는 에베레스트에는 고 박무택 대원처럼 등반 도중에 고인이 된 산악인들이 2015년을 기준으로 200명이 넘게 잠들어 있는데, 1996년 조난으로 사망한 연두색 부츠를 신고 있던 산악인의 주검을 2001년 5월 21일 프랑스 산악인이 촬영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진 ‘그린 부츠(Green Boots)’ 또는 ‘그린 부츠 동굴(Green Boots’ Cave)’이라고 불리는 산악인의 주검을 비롯하여, 고인이 된 산악인들이 입고 있던 옷과 신고 있던 신발 및 착용하고 있던 색색의 고글들이 무지개를 닮았다고 해서 이를 보도했던 영국의 BBC가 ‘무지개 능선(rainbow ridge)’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부터 8,000미터 이상의 루트에 산악인들이 잠들어 있는 곳을 ‘무지개 능선(rainbow ridge)’ 또는 ‘무지개 계곡(Rainbow Valley)’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히말라야 데이타베이스(The Himalayan Database)’의 통계에 의하면 히말라야에 잠들어 있는 대한민국의 산악인들은 고 박무택 대원을 비롯하여,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1977년)하고 1979년 빙벽에서 추락하여 숨진 고상돈 대장과 이일교 대원 등 모두 11명이라고 하며 이는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숫자라고 한다.

 

나는 BBC가 표현한 것과는 달리 끝까지 동료의 주검을 수습하려고 나섰던 엄홍길을 비롯한 동료 산악인들이 무지개라는 생각을 해본다.

“걱정 마! 네 곁엔 언제나 내가 있어!” 아마도 이 말은 우리가 국가나 정치인들로부터 듣고 싶은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난생 처음으로 여권을 발급받기 위해 수십 년 전 안보교육을 받을 때 들었던 “만일 해외에서 북한공작원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접근하면 미국대사관으로 가라.”던 강사의 말처럼 점점 희망이 보이지 않는 작금의 정치판을 보면서 우리 서민들의 무지개는 어디에 있는지, 무지개 너머엔 과연 희망이 있는지, 정치인을 믿을 수 있는지,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지, 이전과 다름없는 의구심만 깊어져 간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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