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과 쇼크리더에 대해서는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서 살펴보았으며 특히 쇼크리더의 길이를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몇 가지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많은 낚시인들은 대상어종의 크기에 맞게 쇼크리더의 길이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목줄의 굵기와 색깔 또한 조과와 관련이 있음을 살펴보았는데 이번에는 목줄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낚싯줄의 원줄이라고 하는 것은 낚싯바늘과 바늘에 낀 미끼나 루어를 노리는 포인트에 던지고 다시 회수하기 위한 실이며 이 원줄에 매듭이나 기타의 방법으로 낚싯줄을 연결하여 바늘을 매단 것을 목줄이라고 부릅니다. 즉, 원줄이라고 하는 것은 장치를 멀리 보내기 위한 무게가 필요하기 때문에 낚싯바늘의 움직임이 자연스럽도록 해야 하는 목줄보다는 굵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입니다.
목줄을 가늘게 사용하는 것은 바늘과 미끼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지는 것 외에 물고기가 목줄을 보기 어렵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목줄의 굵기와 색깔은 정말 조과에 영향을 미칠까?”에서 알아보았던 것과 같이 결국에는 목줄이 굵거나 색깔이 있더라도 참돔이 모두 미끼를 먹었는데 이것은 수중의 수심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였기 때문에 정확한 실험이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야간에 집어등을 키고 전갱이낚시를 하면서 모든 동출자들이 2호 목줄을 사용하여 잡지 못하고 있을 때 혼자만 1.5호 목줄(나일론)로 잡은 경험이 있었는데 호기심에 목줄을 2호로 바꾸자 잡히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 플루오르카본 라인의 재료인 폴리불화비닐리덴은 화학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염분에 강한 특성은 가지고 있으나 그만큼 생태계에서는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남게 된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이제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단지 0.5호의 차이에 의해 조과가 차이 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집어등의 불빛이 목줄에 반사되어 전갱이들의 경계심을 높였다는 것을 들 수 있는데 “왜 헤드랜턴을 수면에 비추면 안 되는 걸까?”란 글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야간에 집어등을 키고 유심히 관찰하면 집어등의 조명이 해수면을 비추더라도 몰려드는 물고기들은 본능적으로 어둠에 순응하는 습성으로 인해 명암(明暗)이 경계가 지는 지점, 즉 빛의 중심보다는 어두운 부분에 모이는데 이 때 목줄의 반사광이 강하게 되면 경계심을 높이게 되는 것입니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물의 굴절률은 약 1.33이고 나일론의 굴절률은 약 1.55로 이론적으로는 목줄에 의한 불빛이나 조명의 반사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런 가능성을 실험한 것이 있는데 바닷물을 채운 용기 안에 나일론 라인을 일자로 펴지도록 하기 위해 추를 달고 넣은 다음 반사광을 측정하기 위해 레이저광을 외부에서 나일론 라인에 비추는 방법으로 그 결과를 측정한 것이 있습니다.
실험결과에 의하면 목줄에 의해서 반사되는 레이저광의 밝기도 아주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이례적인 사례이고 실제로 수십 미터의 수심에서는 ‘람베르트-비어 법칙(Lambert-Beer law)’에 따라서 투과하는 빛의 강도는 점차 감소하여 목줄이 보인다거나 색깔의 차이를 인식하기는 어려워집니다.
그러면 목줄은 어느 정도까지 부드러운 것을 사용해도 될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는 물고기의 당기는 힘에 의해서 끊어지지 않을 정도면 되겠지만 물고기의 당기는 힘은 어종(魚種)에 따라, 채비나 낚시방법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이에 따라서 목줄의 굵기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크기의 산천어를 잡더라도 플라이낚시로 잡을 때에는 라인을 가늘게 사용하여 흐름에 따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주도록 하는 것이 좋지만 루어낚시로 잡을 경우에는 그보다는 굵은 라인을 사용하는 것처럼 낚시방법과 채비에 따라 목줄의 규격은 달라지는데 아래의 표는 낚시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대상어종의 크기(체장)에 따른 목줄의 규격을 정리해놓은 것입니다.
이제 물고기의 종류와 낚시하는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목줄 호수의 범위는 많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는데 참돔과 감성돔을 예로 들어보면 두 어종 모두 당기는 힘이 강한 물고기이지만 감성돔은 주로 찌낚시로 많이 잡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미끼를 흘리기 위해서 목줄이 가늘고 부드러운 것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서 수심 50~100m의 비교적 깊은 곳에 서식하는 참돔을 낚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채비의 무게도(추나 타이라바와 같은) 무거워지기 때문에 사용하는 목줄의 규격도 따라서 커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쏨뱅이의 체중에 따른 당기는 힘의 차이를 실험한 내용을 살펴보면 체중 200g의 쏨뱅이에 가해지는 장력은 약 1.5×105dyne이고 쏨뱅이를 수면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이에 더하여 체중을 견딜 수 있는 강도의 목줄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것은 다시 말해서 장력+중력을 지탱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며 체중 200g의 쏨뱅이에 가해지는 중력은 약 2×105dyne이므로 목줄로 사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내구력은 약 3.5×105dyne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다인(dyne): 질량 1g의 물체에 작용하여 1cm/s의 가속도가 생기게 하는 힘을 말하며 기호는 dyn.
실험과 연구조사결과에 의하면 내구력 이상의 힘이 가해지면 순간적으로 목줄은 끊어지게 되므로 보통은 장력+중력의 2배, 혹은 더 단순화 시켜 중력의 4배 정도 규격의 목줄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1㎏의 쏨뱅이를 잡을 경우라고 가정하면 사용하는 목줄의 최저 내구력은 4× 106dyne이 되는데 보통 1㎏에 달하는 쏨뱅이의 체장은 30㎝인 경우가 많고 이것은 위에서 살펴본 표에 나와 있는 것처럼 목줄의 굵기가 5호 전후가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나일론 낚싯줄의 내구력은 4.7×106dyne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실험과 연구 없이 낚시인들의 경험만으로 사용하고 있는 목줄의 굵기가 매우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모르고 사용하는 채비방법에는 이처럼 과학적으로도 충분히 규명되는 합리적인 것들이 많으므로 낚시를 조금 더 쉽고 빠르게 배우기 위해서는 경험자들과의 동출이 정답임을 알게 됩니다.
이제 용기 내어 말해보십시오.
“저도 함께 낚시갈 수 있을까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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