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육수는 깔끔하고 시원함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육수인데 오늘은 주부님들이 멸치육수를 만들 때 힘들게 멸치 대가리와 똥이라고 하는 내장을 일일이 제거해주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알아볼까 한다.

작년,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건조수산물은 아주 작은 양이라도 중금속이 내장 부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국물을 내는 데 쓰는 것은 가능하면 내장을 빼는 것이 좋다고 발표하였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도 내장을 제거하고 육수를 만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부분은 쓴맛이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멸치대가리와 내장을 제거한다고들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아니면 이 또한 카더라~는 얘기가 확대재생산 된 것일까? 지금부터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좋은 멸치를 고르기 위해서는 은빛이 나는 것을 선택하라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멸치의 품질은 신선도 외에도 지방의 함유량이 얼마나 되는가가 아주 중요한 것으로 지방이 많으면 많을수록 쉽게 산화되기 때문에 육수를 내면 맛이 떨어지고 오래 보관할 수 없게 된다.

멸치는 EPA와 DHA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이것은 산화하기 쉬운 불포화지방산으로 산화가 진행되면서 EPA와 DHA의 효과는 감소하고 비린내가 발생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멸치는 잡아서 삶은 다음 건조시키는 과정에서 산화가 일어난다.

멸치는 냉풍건조를 시키면 조금이라도 산화되는 것을 줄일 수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오래 걸린다는 점 때문에 냉풍건조를 사용하는 곳은 드물며 대신에 자연건조나 온풍건조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멸치의 산화가 진행되면 멸치의 표면이 노래지고 갈수록 붉은 빛을 내게 되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은빛이 나는 것이 좋은 멸치라고들 말하는 것이며 멸치의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BHA나 비타민 E와 같은 산화방지제를 사용하기도 한다는 것을 기억해두도록 하자.

그러면 이번에는 동일한 상태의 멸치를 이용하여 1. 그대로 육수를 낼 때 2. 대가리와 내장(똥)을 제거하고 육수를 만들 때 3. 대가리와 내장(똥)으로만 육수를 낼 때 어떤 차이가 있으며, 멸치육수를 만들 때는 무조건 대가리와 내장을 제거해야 하는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대가리와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육수를 만들면 쓴맛이 난다고들 하는데 이런 특유의 맛을 즐기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멸치육수를 만들 때는 길어야 30분 내외로 끓이지만 끓이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대가리와 내장에서 나는 쓴맛은 희석되기 때문에 음식점 등에서는 대가리와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육수를 만들어도 쓴맛이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멸치의 대가리와 내장(똥)을 제거하고 만든 육수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사진과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순수한 멸치를 이용해서 만든 육수의 맛이 어떤 차이가 나는지를 판별하기 위해 파나 다시마와 같은 다른 재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고 육수를 만들면 가장 맑은 빛을 내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본래 그대로의 멸치로 만든 육수이며 그다음으로 짙은 색깔을 띠는 것이 멸치 대가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만든 육수인데 그 이유는 가열되는 멸치의 표면적이 늘어나기 때문에 더 짙은 빛을 내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멸치의 대가리와 내장(똥)을 제거하지 않고 육수를 끓여도 우려하는 것과는 달리 쓴맛이 별로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가열하는 시간을 조금 늘이는 것으로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좋은 맛을 내고자 한다면 무조건 멸치 대가리와 내장(똥)을 제거하고 육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며 멸치 대가리와 내장(똥)만으로 만든 육수가 쓴맛이 난다는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멸치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산화방지제를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산화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보관할 때는 가능하면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밀봉하여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산화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두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