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마가린의 역사와 숨은 이야기들

1960년 국내 최초로 롯데푸드의 전신인 일동산업에서 마가린을 생산하였으며 이후 일동산업은 1967년에 삼강산업으로 사명을 바꾸었고 1977년 롯데그룹에 인수되었다.

이처럼 국내에서 생산된 지는 60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마가린이 최초로 만들어진 것은 1869년의 일로 지금부터 150년 전의 일이다.

※ 2012년 박문각에서 출판한 ‘발명상식사전’에서는 1867년에 마가린이 최초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외국은 모두 1869년에 최초로 만들어진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사진출처: 롯데푸드

 

1869년은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이 발발하기 1년 전으로 비스마르크와 나폴레옹 3세가 이끄는 두 나라의 대립은 최고조에 달해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인구의 증가로 인한 수요뿐만 아니라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군용 버터의 수요가 늘어남으로 인해 나폴레옹 3세는 버터를 대신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공표를 하였는데 이때 응모하여 채택된 것이 이폴리트 메주 무리에(Hippolyte Mège-Mouriès)라는 화학자가 개발한 제품이었다.

이폴리트 메주 무리에(Hippolyte Mège-Mouriès)는 파리 근교의 뱅센(Vincennes)에 있던 나폴레옹 3세의 개인농장에서 1867년까지 가축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이 때문에 박문각에서 펴낸 ‘발명상식사전’이란 책은 마가린이 개발된 해를 1867년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나폴레옹 3세의 버터 대체품에 대한 공모가 있기 전에 이폴리트 메주 무리에(Hippolyte Mège-Mouriès)는 먹이가 부족하면 소의 체중과 우유의 생산량은 감소하지만 지방의 양은 크게 줄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지방으로부터 분리하는 연구를 거듭하여 결국 성공하게 되고 이것을 올레오마가린(Oleomargarine)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리고 1870년 나폴레옹 3세로부터 포상을 받은 무리에는 파리 근교의 푸아시(Poissy)에 세계최초의 마가린 공장을 세우고 생산에 들어갔으나 곧이어 일어난 보불전쟁(프로이센-프랑스 전쟁) 때문에 제대로 운영을 하지 못하고 네덜란드에 넘기게 된다.

이폴리트 메주 무리에(Hippolyte Mège-Mouriès)는 올레오마가린(Oleomargarine)을 마가린(Margarine)이라고 상표화한 다음 1869년 7월 15일 특허를 신청하여 1869년 10월 2일 프랑스에서 특허를 취득한 것을 필두로 영국, 오스트리아, 독일, 미국에서도 특허를 취득하게 된다.

그런데 많은 기사나 정보를 보면 이폴리트 메주 무리에(Hippolyte Mège-Mouriès)가 네덜란드의 유르겐스(Jurgens)에 특허를 판매하였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것은 틀린 것으로 이 부분을 조금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이폴리트 메주 무리에(Hippolyte Mège-Mouriès)는 프랑스를 비롯한 해외 여러 나라에서 특허를 출원하고 취득했으나 네덜란드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은 당시 네덜란드에는 특허에 관한 법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네덜란드는 1817년에 제정한 특허에 관한 법률을 1869년에 폐지했고 1910년에 새로운 특허법이 통과될 때까지는 특허를 신청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어느 누구에게도 특허를 줄 수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폴리트 메주 무리에(Hippolyte Mège-Mouriès)는 특허가 아닌 생산방법에 관한 노하우를 넘겨주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것이며 또 한 가지 오류는 유르겐스(Jurgens)에만 넘겼다고 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1871년 6만 프랑을 지불하고 마가린 제조법을 손에 넣었던 안톤 유르겐스(Antoon Jurgens) 외에도 비슷한 시기에 사이먼 반 덴 버그(Simon van den Bergh)란 사람도 제조법을 손에 넣어 공장을 짓고 마가린의 생산에 뛰어들었다.

원래 소기름으로 만들던 마가린은 높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식물성기름을 사용하여 제조하게 되었으나 1906년에 닥친 원자재의 위기로 힘들어졌고 결국 안툰 유르겐스(Antoon Jurgens)와 사이먼 반 덴 버그(Simon van den Bergh)는 1927년 11월, 두 개의 마가린 제조업체와 합병하여 마르하리너 위니(Margarine Unie)로 변신하게 된다.

마르하리너 위니(Margarine Unie)는 영어로 마가린 유니(Margarine Unie)로 발음하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회사인 유니레버(Unilever)의 전신이 되는 기업인데, 1929년 영국의 레버 브러더스(Lever Brothers)와 합병하면서 영어로 유니언(Union)을 뜻하는 네덜런드어 위니(Unie)에서 Uni를 따고 레버 브러더스(Lever Brothers)의 레버(Lever)를 붙여 탄생한 기업이 바로 유니레버(Unilever)인 것이다.

프랑스에서 개발되고 네덜란드에서 대량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던 마가린은 이후 유럽과 미국으로 퍼져나갔는데 1875년부터 마가린을 생산하기 시작했던 독일은 날로 소비가 증가하여 1차 대전 전까지 유럽 소비량의 1/3을 차지할 정도였다.

마가린의 숨은 이야기 중에는 고래와 2차 대전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식물성기름으로 제조하기 전까지 마가린의 제조에는 고래기름이 많이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할아버지 안툰 유르겐스(Antoon Jurgens)의 뒤를 이어 마가린제조업을 하고 있던 손자 안톤 유르겐스(Anton Jurgens)는 포경사업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었던 것 때문에 고래의 왕자로 불릴 정도였다.

그리고 2차 대전과 고래기름에 대한 이야기는 별도의 포스팅을 하겠지만 마가린을 만드는데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군수용품의 제조에 필요했던 고래 기름을 확보하기 위해 나치는 탐험대를 조직하여 남극으로 원정을 보냈는데 이것이 와전되어 나치독일이 U보트 비밀기지를 남극에 숨겨두었다는 가짜뉴스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나치의 남극조사선 슈바벤란트(Schwabenland)

 

한편 1871년 미국의 헨리 브래들리(Henry W. Bradley)가 식물성기름과 동물성 지방을 조합하여 마가린을 제조하는 방법의 특허를 취득하고, 1901년에는 독일의 빌헬름 노르만(Wilhelm Normann)에 지방에 수소를 추가하여 상온에서 고형화시키는 실험에 성공하고 특허를 받은 이후로 동물성 마가린은 1945년 이후로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이폴리트 메주 무리에(Hippolyte Mège-Mouriès)가 처음으로 제조에 성공하고 붙인 이름이었던 올레오마가린(Oleomargarine)을 영어로 검색하면 생뚱맞게도 마크 트웨인에 관한 얘기들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올레오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The Purloining of Prince Oleomargarine)이란 제목의 이 책은 마크 트웨인이 남긴 단 한 편의 동화로, 2011년 아모스 맥기씨가 감기에 걸린 날(A Sick Day for Amos McGee)이란 책으로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칼데콧 상(The Caldecott Medal)을 수상한 에린 스테드(Erin Stead)가 삽화를 그리고 그녀의 남편 필립 스테드(Philip Stead)가 미완성이었던 것을 2017년에 책으로 펴낸 것이다.

그러나 제목과는 달리 마가린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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