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어/서프루어

루어의 색상이 낚시에 미치는 영향

루어낚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쓰는 부분의 하나는 아마도 루어의 색상일 것이다.

경력이 오랠수록 자신만이 선호하는 색상이 뚜렷하지만 이제 막 루어낚시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색깔을 선택하는 것도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또한 경험 많은 지인의 소개로 루어의 색상을 선택해도 전혀 성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아주 많다.

그렇다! 루어의 색상이 조과에 미치는 영향은 그때그때 달라진다는 것이 초보자들이 루어를 선택하는데 곤란을 겪게 되는 원인이다. 물때에 따라, 그날의 기상에 따라, 계절에 따라 혹은 낚시하는 포인트의 환경에 따라 동일한 색상의 루어를 사용하더라도 조과는 차이를 나타낸다.

그러면 초보자들은 어떤 색상의 루어를 선택해야 할까? 그 기준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지난번 “루어 색상(color) 선택의 기본”이란 글에서 일본의 논문을 인용하여 알아본 바가 있었다.

해당논문의 요지는 밝은 색깔의 루어는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고 포인트의 환경과 일기에 따라 주변환경의 색깔과 보색관계에 있는 색상의 루어를 선택하는 것이 무난하다는 것이었는데 오늘은 그 논문(Selectivity of Color of Lure by Japanese Sea Bass Lateolabrax japonicus under Different Background Colors)의 결과는 실제 효과가 있는지를 다른 논문과 비교하여 살펴봄으로써 검증(?)해보기로 하자.

오늘 살펴볼 논문은 2015년에 발표된 것으로 캐나다의 오피니콘 호수(Lake Opinicon)에서 8명의 낚시인들을 동원하여 6가지 색깔의 소프트 웜을 사용하여 낚시를 한 뒤, 웜의 색상과 조과의 관계 및 잡힌 배스의 크기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것이다.

오피니콘 호수(Lake Opinicon)에는 주로 큰입우럭(Micropterus salmoides)과 바위큰입우럭(Ambloplites rupestris)이 서식하고 있는데 낚시인들은 큰입우럭을 대상으로 호수의 수초지대에서 낚시를 했으며 사용한 웜은 모두 5인치 크기의 것이었다고 한다.

큰입우럭(Micropterus salmoides)

실험에 사용한 웜의 색상은 왼쪽부터 차례로 블랙(black), 블루(blue), 레드(red), 와스프(wasp), 오렌지(orange), 화이트(white) 색상인데 논문에 첨부된 사진이어서 실제의 색상과는 달리 보인다.

실험은 2014년 7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진행되었으며 낚시를 하는 동안의 수온은 26℃를 유지하였고 하나의 색깔로 20분간 낚시를 하면서 6가지 웜을 번갈아가며 순서를 정하지 않고 리프트 앤드 폴만 하는 것으로 통일하였다.

과연 실험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으며 루어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참고할 것은 무엇인지를 지금부터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아래의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실험기간 동안 잡힌 총 119마리의 큰입우럭은 특별한 색상에 조과가 높은 결과는 나타내지 않았다.

그림에 있는 막대의 가운데 검은 선은 웜의 색상에 따른 조과의 차이, 즉 하루에 잡힌 큰입우럭의 마릿수를 시간당으로 환산한 것으로 웜의 색상과 밝기가 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였으나 실험도중에 밝혀진 중요한 점은 모든 입질이 웜이 가라앉는 폴(fall) 동작 중에 있었다고 하는 사실이다.

이 결과 논문의 저자인 앤드류 모라가(Andrew Moraga)는 웜의 색상보다는 웜의 자연스런 움직임이 배스의 입질을 자극한 것이라는 추론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충분히 수긍이 가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는 달리 잡힌 배스들의 크기와 웜의 색상과의 관계는 분명한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오렌지와 흰색의 밝은 계열의 웜이 자연계열의 색상이나 어두운 계열의 색상에 비해서 훨씬 좋은 조과를 나타낸 것으로 관찰되었다.

물론 상기 논문의 실험결과는 배스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오피니콘 호수(Lake Opinicon)에 서식하는 갑각류를 먹이로 삼는 큰입우럭의 크기는 대체적으로 30㎝ 미만이고, 이보다 큰 개체들은 호수에 서식하는 황금잉어(golden shiner)를 먹이로 삼는다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황금잉어(golden shiner)

즉 웜의 색상이 자연계열이나 짙은 계열의 것은 갑각류의 색상과 비슷하고 큰 개체들이 주로 먹는 황금잉어의 경우에는 배의 색깔이 흰색이나 주황색을 띠고 있어서 밝은 계열 색상의 웜과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논문의 결과에 개인적으로 동감하는 이유는 “루어낚시의 기본 리트리브(단순감기)”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밝을 때 낚시하는 곳에 있는 베이트 피시들의 움직임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는 것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이제 초보자들이 루어의 색깔을 고를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요약해보면 경험이 많은 루어낚시인들과는 달리 환경과 기상 및 여건에 따라 채비의 운용을 달리하는 데 서툰 사람들로서는 밝은 색상이나 투명한 색상의 루어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는 것으로 축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덧붙이는 얘기는 “초보자가 알아두면 좋은 지그헤드리그의 핵심내용에서 지적했던 것과 같이 어떤 회사, 어떤 색상, 어떤 크기의 루어가 좋은지 알려고 하기보다는 채비가 바닥에 닿은 것을 파악하는 능력을 먼저 키움으로써 입질이 어느 수심에서 오는가를 판단하는 연습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인용한 논문의 제목: Does lure colour influence catch per unit effort, fish capture size and hooking injury in angled largemouth bass?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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