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 루어낚시에서 천벌누락이란 뭘까?

농어 루어낚시에서 천벌누락이란 뭘까?

 

농어루어에 대한 질문 중에서 가끔 받는 것이 “천벌누락에는 어떤 채비가 좋은가?”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 질문을 받고 “이런 것도 있었나?” “무슨 말이지?” 하고 궁금해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정말 사용해서는 안 되는 표현도 아닌, 사용할 수 없는 표현입니다.

이 말도 일본에서 시작된 것인데, 이것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농어루어에서 중요한 사항인 “매치 더 베이트(Match the bait)” 또는 “베이트 패턴”이라고도 부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네이버에 의하면 “매치 더 베이트란 것은 사용하는 루어의 크기와 모양, 색깔이 물고기의 실제 먹이와 비슷할수록 입질 확률이 높다.”고 하는 것으로 농어가 어떤 먹이를 먹고 있는가를 파악하여 섭취하는 먹잇감과 유사한 루어를 사용하여 농어를 잡을 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말합니다.

그리고 농어는 시기별로 다양한 먹잇감들을 섭취하는데 대개가 시기마다 개체수가 풍부한 베이트 피시들이 주요한 먹잇감이 됩니다.

봄철이면 곤쟁이를 비롯하여 지렁이와 숭어새끼 등을 먹이로 삼고 그 외에 전어, 정어리, 학꽁치 등 다양한 생물을 계절별로 섭취하면서 생활합니다.

이런 특정한 베이트 피시를 먹는 것을 “베이트 패턴”이라고 하며 전어를 먹을 때 공략하는 방법을 “전어 패턴”, 학꽁치를 먹을 때 공략하는 법을 “학꽁치 패턴”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런 베이트 패턴을 알면 1. 현재 시기의 농어가 어떤 장소에서 잡히는지를 알 수 있고, 2. 농어를 잡는 공략법을 알 수 있습니다.(루어의 선택과 액션의 방법)

그런데 유달리 “천벌누락” 또는 “천벌누락 패턴”이란 말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는데, “천벌(天罰)을 받을 명단에서 빠진 것이어서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것인지?”^^ 도대체 의미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일본어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며, 이렇게 해괴한 표현으로 불리게 된 이유는 정식으로 번역하지 않고 “번역기”를 사용한 것을 그대로 쓰게 되면서 비롯된 일입니다.

천벌누락이라고 번역기가 번역한 일본어는 “바치누케(バチ抜け)”라고 하는 것으로 벌이나 천벌을 뜻하는 바치(ばち)와 빠짐, 누락이란 뜻을 가진 명사 누케(ぬけ)의 합성어로 인식하고 번역한 결과로 나오게 된 표현입니다.

그런데 이런 잘못된 엉터리 표현을 일본어를 모르는 분들이 사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일본으로부터 낚시용품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업체에서도 번역기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대로 된 표현은 바치는 모래에 서식하는 갯지렁이와 참갯지렁이 등 모든 지렁이류를 총칭해서 부르는 표현이고 누케란 말은 지렁이가 산란을 위해 모래에서 기어 나와 수면을 떠다니는 것을 일본의 낚시인들끼리 “빠졌어?”라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게 되면서부터 붙게 되었는데, “천벌누락”이라고 하는 “바치누케(バチ抜け)”는 지렁이류의 산란을 나타내는 표현인 것입니다.

따라서 “천벌누락 패턴”이란 표현 대신에 “지렁이 패턴”이나 “지렁이 산란 패턴”으로 불러야 정확한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지렁이가 산란을 하는 시기의 농어낚시는 다른 때에 비해서 비교적 쉬운 지그헤드와 웜으로도 잡을 수가 있어서 입문자들에게는 아주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렁이의 산란은 바다에서는 목격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민물낚시를 즐겨 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은 보신 경험이 있는 분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겨울철에 산란을 하는 농어는 산란 후의 체력회복에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지렁이만큼 좋은 먹이는 없습니다. 산란기의 지렁이가 많이 모이는 장소로는 기수역과 강의 하구 부근인데 잡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고 평균적으로 2~3시간 정도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지렁이가 산란을 하는 날과 시간대는 보통 대조기와 중조기의 썰물 때가 많으며 빠르면 2월부터 시작하여 늦으면 5월이나 6월경에 끝나게 됩니다.

농어루어의 경험이 많지 않거나 바다의 조류에 대한 이해도가 적은 분들은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지렁이의 산란은 썰물 때가 많다는 말만 듣고 썰물 시간대에 공략하게 될 것인데, 이것은 잘못된 공략법이며 언제나 강조하는 조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게 되면 조과가 좋을 수 있다는 사실은 여기에서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정확한 시간대를 맞춘다면 가장 좋겠지만 일반인들이 대조기의 썰물을 정확히 맞추어 출조를 가는 것은 어려우므로 이런 때에는 차라리 밀물 시간대를 공략하는 편이 조과가 좋습니다.

그 이유는 겨울이나 이른 봄에는 강보다는 바다가 수온이 더 높으며 따뜻한 바닷물이 밀물에 의해서 하구로 유입되기 때문에 밀물을 타고 들어오는 베이트 피시도 있고, 산란을 하는 지렁이도 흘러 들어오게 되기 때문입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농어루어의 “베이트 패턴”을 소개할 때 언급하기로 하겠으며, 이상으로 오늘은 “천벌누락”이란 정체불명의 표현을 사용하게 된 유래와 올바른 표현은 “지렁이 산란”이라는 것과 이 시기의 농어루어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를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