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노르망디의 또 다른 한국인들?

이미지출처: 다음 영화

 

2005년 SBS 스페셜 ‘노르망디의 코리안’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고 2011년에는 영화(마이웨이)로도 제작된 ‘양경종’의 인생역정을 두고 실존규명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그가 허구의 인물일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하고 있다.

일본군에서 소련군이 되었다가 마지막엔 독일군의 신분으로 노르망디에서 미군의 포로가 되었다는 한국인 ‘양경종’.

실존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독일군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인들은 그 외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합리적인 추론을 하게 만드는 역사적인 발자취를 한 번 따라가 보도록 하자.

 

1944년 6월 6일, 노르망디상륙작전으로 연합군의 포로가 된 독일군들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연합군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나치와는 종교적, 또는 이데올로기적으로 반대편에 있음이 마땅한 사람들이 나치를 위하여 싸웠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실존인물이 맞다고 가정하면 양경종과 같은 한국인들이 다수 독일군에 소속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서양의 연합군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일일 수밖에 없었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연합군들을 놀라게 만든 원인을 찾아보면 우리는 노르망디에서 포로가 된 한국인이 양경종 외에도 더 존재할 수 있다는 합리적인 추론을 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편에 서서 전쟁에 참가한 나라들 중에는 전쟁이 끝나면 독립을 쟁취하겠다는 뜻으로 가담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같은 나라들을 위시하여, 영국의 오랜 식민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영국군의 신분으로 독일군의 포로가 된 뒤에 별도의 군단(Indian Legion)이나 독일육군에 소속되어 전쟁에 참가한 인도인들도 있었다.

250만 명 이상이 2차대전에 참전한 것으로 알려진 인도 병사들 중 인도군단(Indian Legion)에 소속된 인원들이 모두 독일군의 포로였던 것은 아니고 인도의 독립을 위하여 자유의지로 가담한 숫자도 상당수에 달하였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편성된 독일군의 동부군단(Ostlegionen)에는 ‘제1 코사크 기병부대(1st Cossack Cavalry Division)’와 조지아인들로 구성된 ‘조지아 군단(The Georgian Legions)’과 양경종을 포함한 다수의 한국인들이 소속되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는 ‘투르키스탄 군단(Turkestan Legion)’이 포함되어 있었다.

‘투르키스탄 군단(Turkestan Legion)’이란 명칭은 구성원들이 대부분 튀르크 족 출신이었기 때문이었다.

튀르크어파를 모어로 하여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시베리아에서 발칸 반도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퍼져 거주하는 민족인 튀르크 족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을 보면 1937년 소련의 스탈린이 실시한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형성된 중앙아시아의 한인사회와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강제로 이주되어 중앙아시아에서 고난을 겪으며 정착하려고 노력하던 한인들은 전쟁과 함께 강제징집을 면치 못하고 독일과의 전쟁에 투입되어야만 했던 사실은 조금만 검색을 하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미확인 보도에 의하면 노르망디에서 포로가 되었던 양경종과 마찬가지로 독일군 복장을 한 동양인은 3명이 더 있었고 그들은 모두 ‘투르케스탄(Turkestan)’ 출신이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언어의 문제로 인해 정확한 신분을 알 수가 없었을 것으로 생각하면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투르키스탄 군단(Turkestan Legion)’의 사진은 더 많은 숫자의 한국인들이 소속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서양인들의 눈으로는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들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지만 우리는 한국인이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민족적인 동질감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말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음은 분명한데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아래의 사진 속에 있는 동양인들이 과연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투르키스탄 군단(Turkestan Legion)’은 1942년 5월, 처음으로 편성될 때에는 1개 대대 규모였으나 1943년에는 16개 대대 규모로 확대되어 병력만 16,000명에 달했다고 하며 독일 국방군 제162 보병사단에 소속되어 있었고 독일군과 견장만 다를 뿐 군복은 같았으며 오른쪽 팔에는 부대마크를 달고 있었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영국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소련으로 귀환한 포로들은 독일에 협력하였다는 이유로 강제수용소에 수감되어 비참한 생활을 해야 했기에 양경종이 미국행을 원했다는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도 설득력은 있어 보인다.

‘노르망디의 한국인’으로 알려진 양경종!

그러나 그 실체를 규명하지는 못하였고 일부 사실은 허구라고 알려지고 있다. 나라가 힘이 없어 타국을 떠돌 수밖에 없던 시절,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전쟁에 참가하고, 포로가 되었던 한국인들은 그 외에도 많이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들이 하나의 흥밋거리로만 여겨지고 쉽게 잊혀져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닐까?

나라 없이 떠돌며, 어쩔 수 없이 전쟁에 참전하여 죽어가거나 포로가 될 수밖에 없었던 재외동포들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낚만 지월

Recent Posts

무지개가 되어 잠들다.

무지개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노아의 방주’를 생각할 것이고 누군가는 LGBT(성소수자)를 생각할 수도…

19분 ago

로드의 상태에 따라 캐스팅 방법을 달리 하는 것이 좋다.

“고탄성의 카본 로드(낚싯대)를 사용하는 방법”이란 글에서 초심자들의 경우에는 팔의 힘만으로 던지는 경향이 많은데 캐스팅의 기본은…

44분 ago

루어로드(낚싯대)의 테이퍼

루어 로드가 휘어지는 것을 휨새라고 하며 그 휘는 지점에 어디인가에 따라서 몇 가지로 구분을 하고…

46분 ago

고탄성의 카본로드(낚싯대)를 사용하는 방법

카본, 즉 탄소섬유의 탄성이라는 것은 카본의 밀도 차이에 따라 고탄성과 저탄성으로 구분됩니다. 쉽게 말하면 고탄성은…

49분 ago

오드리 헵번이란 이름의 튤립이 있다.

1990년 네덜란드에서는 새로운 흰색의 튤립 품종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품종의 이름으로 네덜란드의 화훼구근정보센터(Flowerbulb Information Centre)에서는…

3시간 ago

군산 개야도 지역 갯바위 포인트(15개소)

군산시 옥도면 개야도의 주요 어종은 감성돔, 농어, 백조기, 부세 등이다. 루어낚시는 그럽웜, 메탈지그, 미노우 플러그,…

7시간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