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대의 제작에 사용되고 있는 카본섬유는 프리프레그 형태의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s)으로 대부분 PAN계의 탄소섬유를 사용하는데 240GPa 정도의 인장탄성률을 가진 것을 일반탄성(standard modulus), 300GPa 정도의 인장탄성률을 가진 제품을 중탄성(intermediate modulus)이라 부르고 400GPa 정도의 인장탄성률을 가진 것을 고탄성(high modulus)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정확하지는 않으나 일본의 토레이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닌가 생각되는데 토레이의 홈페이지를 보면 범용 낚싯대는 강도가 높은 탄성계수 24~30tf/㎟의 카본으로 만들고 은어낚싯대나 계류낚싯대와 같은 것들은 탄성계수가 높은 40~65tf/㎟의 카본을 주로 사용하여 만든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고탄성의 경계가 정해졌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카본 낚싯대의 탄성을 표시하는 30t, 40t 등은 어떤 의미일까?
그런데 다른 제품들과는 달리 가격이 비싼 낚싯대들이라고 해도 제작에 사용된 소재를 정확히 밝히고 있는 곳은 없음을 알 수 있는데, 사용된 가이드와 릴시트는 어느 업체의 무슨 제품인지를 자랑스럽게 밝히면서도 정작 중요한 블랭크의 소재인 카본섬유에 대해서는 OO톤의 고탄성이라는 말로 얼버무리면서 현란한 포토샵의 기술을 동원하여 기술력이 대단하다는 것만을 내세우려고 하는 것일까?
동일한 톤수라고 하더라도 프리프레그(Pre-impregnated material)의 제작에 사용된 수지의 함침비율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고탄성이면서도 강한 낚싯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지의 함량이 낮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소비자들로서는 이런 사실을 확인할 길이 전혀 없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과연 고탄성인지 하는 점에 있어서도 의문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카본섬유를 사용해서 만드는 낚싯대는 동일한 프리프레그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제품의 설계에 따라 낚싯대의 물성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고, 인장탄성률이 높은 프리프레그를 이용하여 로드를 생산하는 기술은 설계뿐만이 아니라 공정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과 같은 낚시용품 생산기술이 앞선 나라들에서는 기술의 유출을 피하기 위해서 자국 내에서 생산을 하고 있는 것에서 보듯이 업체의 기술력에 따라서 동일한 소재를 사용해도 품질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비싸게는 백만 원이 넘는 제품을 구매하면서 로드의 제작에 사용된 원재료의 정보를 얻지 못한다는 것은 현시대와는 맞지 않는 소비자정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탄소섬유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하는 일본 토레이의 프리프레그를 보면서 과연 고탄성 로드는 어떤 특성을 가진 것인지를 한 번 생각해보기로 하자.
일본 토레이에서 생산하는 프리프레그 중에서 스포츠용품의 제작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열경화성 에폭시수지는 #2500인데 이를 사용하여 만드는 프리프레그는 아래와 같다.
품명 | 카본함량(%) | 수지함량(%) | 두께(㎜) | 카본원사 |
P3051S-5 | 63 | 37 | 0.06 | T700SC |
P3051S-7 | 63 | 37 | 0.08 | |
P8051S-5 | 63 | 37 | 0.06 | M30SC |
P8051S-7 | 63 | 37 | 0.08 | |
P10255F-10 | 76 | 24 | 0.08 | M35JB |
P10255F-12 | 76 | 24 | 0.10 | |
P10255F-115 | 76 | 24 | 0.12 | |
P9052F-7 | 67 | 33 | 0.07 | M40JB |
P9052F-10 | 67 | 33 | 0.09 | |
P9052F-12 | 67 | 33 | 0.11 | |
P9052F-15 | 67 | 33 | 0.13 | |
P9052F-17 | 67 | 33 | 0.16 | |
P6055F-11 | 76 | 24 | 0.08 | M46JB |
P6055F-13 | 76 | 24 | 0.10 | |
P6055F-16 | 76 | 24 | 0.12 | |
P11255F-11 | 76 | 24 | 0.08 | M50JB |
P11256F-11 | 80 | 20 | 0.07 | |
P11256F-13 | 80 | 20 | 0.09 | |
P11256F-16 | 80 | 20 | 0.11 | |
P12056F-13 | 80 | 20 | 0.09 | M55JB |
P12056F-16 | 80 | 20 | 0.11 | |
P13056F-13 | 80 | 20 | 0.09 | M60JB |
P13056F-16 | 80 | 20 | 0.11 | |
F6142-05K | 60 | 40 | 0.13 | T300 |
F6343B-05P | 56 | 44 | 0.24 | |
F6347B-05P | 56 | 44 | 0.24 |
토레이가 제공하는 프리프레그의 물성표에 나와 있는 카본원사를 보면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낚싯대가 고탄성인지, 고강도인지를 알 수 있는데 이런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고 단지 고탄성이라고만 표기하여 낚싯대를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위에서 보았던 토레이의 프리프레그 물성표에 나와 있는 카본원사만 따로 모아서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카본원사 | 인장탄성률(tf/㎟) | 인장강도(㎏f/㎟) | 밀도 |
T300 | 23.5 | 360 | 1.76 |
T700SC | 23.5 | 500 | 1.80 |
M30SC | 30.0 | 560 | 1.73 |
M35JB | 35 | 480 | 1.75 |
M40JB | 38.5 | 450 | 1.77 |
M46JB | 44.5 | 430 | 1.84 |
M50JB | 48.5 | 420 | 1.88 |
M55JB | 55 | 410 | 1.91 |
M60JB | 60 | 390 | 1.93 |
카본원사 | 토우사이즈 | 인장강도 | 인장탄성률 | 섬도(tex) | ||
MPa | tf/㎟ | GPa | tf/㎟ | |||
T300 | 1K | 3,530 | 0.36 | 230 | 23.5 | 66 |
3K | 3,530 | 0.36 | 230 | 23.5 | 198 | |
6K | 3,530 | 0.36 | 230 | 23.5 | 396 | |
12K | 3,530 | 0.36 | 230 | 23.5 | 800 | |
T700SC | 12K | 4,900 | 0.50 | 230 | 23.5 | 800 |
24K | 4,900 | 0.50 | 230 | 23.5 | 1,650 | |
M30SC | 18K | 5,490 | 0.56 | 294 | 30.0 | 760 |
M35JB | 6K | 4,510 | 0.46 | 343 | 35.0 | 225 |
12K | 4,700 | 0.48 | 343 | 35.0 | 450 | |
M40JB | 6K | 4,400 | 0.45 | 377 | 38.5 | 225 |
12K | 4,400 | 0.45 | 377 | 38.5 | 225 | |
M46JB | 6K | 4,200 | 0.43 | 436 | 44.5 | 223 |
12K | 4,200 | 0.43 | 436 | 44.5 | 445 | |
M50JB | 6K | 4,120 | 0.42 | 475 | 48.5 | 216 |
M60JB | 3K | 3,820 | 0.39 | 588 | 60.0 | 103 |
6K | 3,820 | 0.39 | 588 | 60.0 | 206 |
이상에서 살펴본 토레이의 카본원사와 프리프레그의 물성을 볼 때 토레이가 자사의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는 “탄성계수가 높은 40~65tf/㎟의 카본을 주로 사용하여 만든다.”는 고탄성 낚싯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M35JB의 카본원사를 사용하여 만든 P10255F-12 또는 P10255F-115 프리프레그를 이용하여 만든 낚싯대라야만 그나마 고탄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인 낚시인들이 고탄성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불합리한 점이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그리고 세계적으로는 토레이만 프리프레그를 생산하는 것도 아니며 아직 시장점유율 면에서는 낮기는 해도 한국카본도 원사를 수입하여 프리프레그를 제작하고 있고 토레이의 뒤를 이어서 세계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는 Besfight사는 토레이가 원사의 구분을 고강도(HT: High Tenacity), 중탄성(IM: Intermediate Modulus), 고탄성(HM: High Modulus)로 하고 있는 것에 비해서 고강도(HTA), 고고강도(UT), 중탄성(IM), 고탄성(HM), 초고탄성(UM)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어느 회사의 카본원사를 사용하여 만든 프리프레그인지에 따라서 같은 고탄성일지라도 인장강도와 탄성계수는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런 점에 있어서도 소비자들은 어느 업체의 카본을 원료로 사용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세계적으로 프리프레그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의 통계를 기준으로 일본의 Toray Industries Inc가 18%, 미국의 Cytec Industries Inc가 18%, 네덜란드의 Royal Tencate NV가 16%, 스위스의 Gurit Holdings AG가 12%를 점유하고 있고 미국의 Hexcel Corporation을 포함한 기타 기업들이 나머지를 점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프리프레그의 제조업체들만큼이나 낚싯대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카본의 원료나 사용기술들도 발전하고 있는데 국내 낚시용품시장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카본을 감는 방법에만 매몰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몇 년 전부터 일본의 다이와가 들고 나온 낚싯대의 끈기라는 개념은 한국어로는 완벽하게 뉘앙스를 전달하지 못하는 말인 점인(粘靭)이란 표현을 말하는데 단어의 의미만으로는 부드럽고 질기면서 끈기가 있는 낚싯대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의미전달에는 한계가 있다.
점인(粘靭) 블랭크라고 하는 것을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한계치까지 휘어진 로드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려는 반발력은 유지하면서도 라인의 텐션을 끝까지 잃지 않는 것으로 축약할 수 있는데 이론적으로는 길이가 긴 슬로우 테이퍼 유형의 저탄성 로드가 이런 특성을 가지는 것이지만 업체의 기술과 노하우로 고탄성의 패스트 테이퍼 유형의 로드에서도 이런 특성을 내도록 만든다고 하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카본원사의 토우사이즈가 지금보다는 큰 것을 사용하여 만든 블랭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카본의 필라멘트를 구성하는 원사의 수가 적은 것(토우 사이즈라고 하며 단위는 K)이 고른 열처리를 할 수 있어서 탄소섬유의 물성을 제대로 발휘한다는 이유로 주로 3K(3천 가닥)가 낚싯대의 제작에 많이 사용되었으나 이제는 기술의 발달로 이런 경계가 없어지고 있으며 토우 사이즈가 클수록 동일한 굵기의 장섬유사(Filament yarn)는 가닥이 많을수록 유연하다는 섬유의 성질을 이용하여 낚싯대의 제작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쉬운 예로 일본 토레이의 T700원사는 6K~24K까지 생산되고 있는데 이것과 토우 사이즈가 50K인 PX35를 비교하면 인장강도는 PX35가 4,137MPa로 T700보다는 15%가 낮으나 인장탄성률은 10%가 높은데, 차이가 나는 인장강도를 다이와가 말하고 있는 끈기라는 섬유의 유연한 성질로 보강하면 더 튼튼한 로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변해가는 낚싯대 제작기술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크게 바트와 몸통인 벨리, 그리고 초릿대로 나눌 수 있는 낚싯대의 부분 중에서 가장 강하게 제작되어야 하는 바트 부분은 프리프레그를 감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파이프를 뽑아내듯이 튜브 형태로 제작하는 CNT(카본 나노 튜브) 방식의 로드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으며 중복되는 얘기지만 이전까지의 낚싯대 제작은 주로 3K의 카본원사로 만든 프리프레그를 사용하여 제작하였으나 이제는 더 높은 토우사이즈를 가진 카본원사를 원료로 하는 쪽으로 추세가 변하고 있는 것 같다.
탄소섬유의 섬도가 커다는 것은 더 부드럽다는 것이기는 해도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가벼운 로드를 만들기 위해서 더 낮은 토우 사이즈의 카본을 사용해왔지만 위의 표에 있는 토레이의 M40JB 카본원사의 예에서 보듯이 6K와 12K의 각기 다른 필라멘트 수를 가진 원사로 만든 프리프레그라도 동일한 인장강도와 인장탄성률을 지니기에 더 유연하면서도 부러지기 어려운 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6K가 아닌 12K 원사로 만든 M40JB 프리프레그를 사용하여 로드를 생산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토레이의 홈페이지를 보면 새롭게 성능을 향상시킨 T1100G을 개발했다고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이것이 개발된 시기는 2014년이었다. T1100GB와 T1100GC란 카본원사는 인장탄성률이 30~33tf/㎟의 중탄성이지만 원사 한 가닥을 구성하는 필라멘트의 숫자인 토우 사이즈는 12K와 24K로 기존의 토우 사이즈보다는 훨씬 큰 데, 이것을 홍보하면서 했던 문구가 기억에 남아있다. 당시 토레이가 했던 말은 아이러니 하게도 “고탄성 카본 지상주의의 탈피”였다.
이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적으로 로드를 생산하는데 사용하는 카본원사의 토우 사이즈는 기존보다 큰 쪽으로 추세가 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런 기류가 전혀 감지되질 않는다.
이처럼 로드의 제작에 사용되는 프리프레그에 관한 정보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함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지만 정확한 정보를 모두 공개하는 것은 로드를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업체의 측면에서는 어려운 점이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최소한 의미도 모르면서 카본 99%를 사용하여 만들었다고 홍보하는 것과 같은 터무니없는 광고는 앞으로 자취를 감추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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