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대

낚싯대의 감도와 릴 시트의 스페이서(spacer)

낚싯대의 감도를 올리는 세 가지 요소는 블랭크, 가이드, 릴 시트이며 그나마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블랭크 및 가이드와는 달리 릴 시트에는 감도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육안으로 볼 수가 없는 빈 공간이 존재하는데 좋은 로드와 좋지 않은 저급한 로드의 차이는 이 빈 공간을 어떻게 처리했는가에 따라서도 감도의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릴 시트의 감도에 영향을 미치는 빈 공간이라고 하는 것은 스페이서(spacer)란 영어단어가 뜻하는 그대로 간격을 띄운다는 것인데 로드의 블랭크와 릴 시트의 지름의 차이로 인해서 생기는 공간을 말합니다.

특히 이 공간은 소리가 장애물에 부딪쳐서 반사하여 다시 들리는 현상을 말하는 반향(反響)이란 말을 빌어서 반향공간이라고도 부르고 있습니다. 물론 반향은 귀로 느끼는 것이고 로드의 감도는 손으로 느끼는 것이지만 로드에 전해지는 진동을 메아리처럼 느낄 수가 있다는 뜻으로 붙여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전의 포스팅 “농어로드의 릴시트와 아버(ARBOR) 이야기에서 릴 시트를 장착할 때 블랭크와 릴 시트의 지름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틈을 메우는데 사용하는 아버란 것에 대하여 잠깐 살펴본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로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경우에는 로드의 감도가 좋지 않으면 블랭크가 문제라고 흔히들 생각하기 쉬운데, 정작 손으로 전해지는 감도의 전달에 중요한 것은 블랭크에서 진동을 통해 그립으로 전해지는 것이 얼마나 증폭되는가 하는 것이 감도의 좋음과 나쁨을 결정하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다시 말해서 릴 시트와 그립이 결합되지 않는 블랭크만 가지고는 정확한 감도를 판단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릴 시트의 아버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상세하게 하고자 하는 이유는 그리 저렴하게 판매되지 않는 낚싯대들이 소비자가 신뢰할 만큼의 품질을 갖고 있는가 하는 점에서 의문이 드는 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본업체의 낚싯대 중에서 국내에서 많이 팔린 로드를 보면 블랭크의 팁에 하중이 가해지지 않도록 하고 살펴본 결과 대부분이 구부러진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으며, 인터넷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가 생산한 결코 저렴하지 않는 로드의 경우에는 릴 시트의 공간을 청테이프를 감아서 마감한 것을 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 일도 있었기에 제대로 된 로드의 생산을 촉구하는 뜻에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업체의 팁이 구부러진 제품

 

릴 시트의 공간을 메울 때 청테이프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없지만 그 가격대에 판매되는 낚싯대라면 보다 감도를 좋게 하는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마땅한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릴 시트의 틈새를 메우는 소재는 그 간격이 클 때는 주로 아버를 사용하는데 우레탄과 코르크로 된 두 종류의 아버가 현재 판매되고 있으며 코르크는 가공을 하기는 쉽지만 감도는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서 우레탄 아버를 채택한 로드가 더 좋은 감도를 보입니다.

 

이에 비하여 틈새가 작은 경우에는 실이나 스페이서 테이프를 사용하게 되는데 실을 감아서 작업을 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으면 작업하기가 쉽지는 않으나 감도와 밸런스가 좋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스페이서 테이프를 사용하는 것은 작업하기는 쉬우나 감도는 제일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청테이프를 소재로 사용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고, 그 정도의 가격에 판매하는 로드라면 더욱 감도를 좋게 하는 방향으로의 제작이 필요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낚싯대는 우리가 육안으로 살필 수 있는 부분도 있고 블랭크와 같이 육안으로 보인다고 해도 정확하게 판단하기가 어려운 것도 있으며 육안으로는 전혀 확인할 수 없는 부분들도 존재를 합니다.

따라서 생산하는 업체들은 소비자가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의 생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그보다도 앞서서 판매하는 가격대에 걸맞는 제품의 생산을 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최소한 비싼 돈 주고 쓰레기를 사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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